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스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붓꽃 에스프리
2017. 11. 20. 14:50
퇴근길 온종일 뵙지 못한 아빠 헨리를 향하여 운전대를 잡고 하루의 일과를 맞추고 피곤한 육신을
부여안고 갔다. 그런데 아빠는 침대에서 일어나시려고 하셨다.
"아빠, 왜 그래 아들 왔어 아빠"
다시 일어나시려고 하셨다.
"아빠, 아들이야 왜 그래 무엇 때문에 그러세요"
아무 말씀이 없는 아빠................
그렇케 지성적이고 우아 하며 품위가 있으셨던 아빠 헨리가 건강 하셨을 때를 생각하며
순간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그래도 나밖에는 없는 아빠를 생각하며 앞뒤 닦아 드릴때
"아빠 몸좀 들어줘" 하면 아랫 동아리를 들어 주신다.
하면 나는 배출된 소변으로 젓은 기저귀 빼서 햄퍼에 넣고 다시 물과 위생 페드로 닦아 드리고
뽀송 뽀송한 기저귀 채워 드리고 이부자리 다시 잘 덮어 드리고 나면 나의 하루가 끝난다.
"아빠, 구텐 탁, 이히 리베 디히, 아우프 비더젠/아빠 잘주무세요. 사랑해요, 내일 뵐게요"
소등을 하고 발길을 돌려 하루를 마감하며 돌아와 어저께 산 새로운 상표의 쌀을 씻어 압력 밥솥에
쌀을 얻어 놓고 하루의 피로를 내려 놓으며 랙토스가 없는 우유 한잔 마시고 유튜브에서 여기 올려
놓은 이 시대의 스승 이셧던 법정 스님의 법문과 제자 스님의 이야기를 경청하니 하루의 피로가
침잠한다.
법정스님 불일암에서 만나다. (부처님 오신날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