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조성진과 정경화 그 심연의 에스프리

붓꽃 에스프리 2018. 1. 29. 02:59




TV예술무대 송년특집 조성진 & 정경화


우연히 이 아침에 제 54회 국제 파가니니 바이올린 경연대회 우승자인 양인모의 연주를 만나고
찾아가며 즐기다 만난 이 연주 그저 가슴이 먹먹할뿐 다른 표현이 힘들다.

조성진의 차분하고 빛나는 연주와 더불어 세월의 연륜을 느끼기에 충분한 정경화의 연주는
그녀가 젊어서 우리 도시에 와서 온 열정으로 연주하던 그밤을 잊을 수가 없다.

하여 지금은 50이 가까워 오는 부인암 전문외과 의사인 조카 아들이 막 중학교를 졸업하고
명문 공립 고등학교에 입학 시험보고 들어간 축하로 일주일 내내 카쎄트 테입을 녹음해서
각분야 별로 클래식 음악을 그 아이의 지성을 위하여서 만들어 주며 명문학교에서 지속적으로
교육을 바라던 때가 생각난다. 그래서 인가 지금도 만나면 그 조카 아들은 늘 말을 한다. 자기는
정경화의 연주를 가장 즐겨 듣는 다고 그것으로 내가 그 아이에게 만들어 주었던 클래식 카셋
테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후 그아이는 우리 서부의 손꼽히는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하바드에 가서 작은 동양
아이가 수석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고 지금은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의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그 자애로움을 자랑한다. 아이가 하바드에서 수련을 할때 그 아이의 아버지
형님은 부부가 발렌타인 날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와 그 다음 새벽 심장마비로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고 이 동생 손을 잡고 주루룩 한줄기 눈물을 흘리셨고 보스턴에서 날아오던 조카
아들 아이를 공항에서 데리고 오던 시간에 운명 하셨었다. 아이와 병실에 도착해 마지막
굿바이 키쓰를 형님의 이마에 해드린 것이 전부였었다.

하여 나는 발렌렌타인 날이 다가오면 매년 우울과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아이는 딸 하나에 아들 하나 그리고 그 아이 동생은 마취과 전문의사가 되어서
아들 둘을 낳고 평안히 잘살아간다. 아이들은 지난해 봄 어머니인 형수님을 췌장암으로
잃어서 이제는 양부모님이 안계시다. 형수님은 자식들 이외에 그 어느 남은 형제 조카들도
병상에 얼굴과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세상을 떠나셨다.

이런 인생의 연유로 정경화의 연주무대는 그리고 그녀의 음악은 우리 가정에 두 세대를 거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정경화의 음악 인생과 더불어 나도 조카 아들도 세월을 함께 하고
지금 여기 까지 살아왔다. 정경화의 바크/바흐 무반주 연주 CD를 아마존에서 구입한지도
몇달전 지난 어느 가을날 이었다. 바로 그곡을 TV 예술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다. 특별히
지나온 인생길을 생각하면서 감회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