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임현정 그녀의 연주 앞에서

붓꽃 에스프리 2018. 4. 2. 20:42


다 정성드려 써놓은 하루를 마감하는 글을 순간의 착각으로 멋도 모르고 스스로 삭제하고 말았다.
기운이 쏙 빠지는 일이다. 넋을 놓고 오늘 내 일상 가운데 희어로인 한국 출신으로 12세의 어린
나이에 홀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어린 소녀가 언어장벽과 인종차별을 넘어 유럽 무대를 장악하기
까지의 여정과 그녀의 음악에 대한 지성과 이지에 빛나는 학구열은 그녀의 음악이 되었다.

그녀의 성숙함과 강인함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깊은 인생에 관한 관조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그녀의 유창한 불어는 중학생으로 건너가 불어 어휘 하나 아는 것 없이 시작하여 지금은 마치 모국어
처럼 하는 불어로 하여금 갖고 있는 그녀의 영어 액센트는 불어 액센트가 배어 있는 영어 발음은
그녀만의 귀엽고 사랑스런 영어 발음으로 우리 미국 영어 액센트와 달리 저 멀리 영국 영어에 가깝다.

러시아 작곡가를 좋아 하고 러시아 출신의  그녀 스승 하여 그녀는 러시아어 까지 공부하여 자그마치
5개국어를 하는 뛰어난 언어능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당찬 그녀의 인생관과 한없이 겸손한 그녀의
자세와 연주자로서 끊임없이 작곡가에 대한 모든 것들을 찾아 읽고 연구하며 연주하는 지성적인
연주자 그리고 인생을 긍정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예술혼과 인생관이 가장 특별하고 인상 깊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점심때 아빠 한테 가서 아빠 점심 챙겨드리고 아빠 옆에서 오후 내내 앉아
있었다. 아빠 침대 옆에 앉아서 아빠 손도 잡아드리고 기저귀 갈아드리고 닦아드리고 면도 해드리고
안아도 드리고 뽀뽀 도장도 찍어드리고 함께 아빠 곁에서 있었다. 저녁을 챙겨드리고 서야 이제
새직장에서도 적응이 되어 가고 조금은 일이 돌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고 하여 친구는 30대에 나는
40대에 만나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를 챙겨주고 싶었다.

하여 친구 부부를 저녁식사에 초대하였지만 친구만 나와 따듯하고 맛나는 저녁을 대접했다.
그리고 찻집에서 친구는 뽕잎 차를 나는 모과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친구도 곧 머지않아
60이 되어간다. 친구는 노모님을 나는 아빠를 요양원에 모셔놓고 매일 들리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동병상련이다. 이제는 친구도 나도 늙어 가면서 말을 아끼고 살아야 마땅 하다고
했다. 늙어가면서 말이 많으면 젊은이들에게 주책떠는 늙은이에 잔소리 많이 하는 늙은이로
보이기 쉽상이고 주접스러워 추하다고 했다.

사람이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의도치 않게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디.
말의 실수는 도로 줏어 담을 수도 없는 일이다. 친구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거의 2년만에 다시 만나는 H J Lim/프랑스가 교육시킨 이제는 세게적인 한국출신의 여류
피아니스트가 들려주는 수없는 곡들을 하나 하나 차근 차근히 몇년만에 여유를 갖고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의 음악을 만나 그녀의 의도와 작곡가의 영혼을 만나 나누는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영적인
대화는 오랫만에 누리는 호사였다. 만난 친구는 은퇴하면 여행이나 다니며 즐기고 살라고 했지만
그것도 젊어서 힘 있고 패기가 넘칠 때 이야기지 늙어서 힘도 없어지고 쉽게 피로해질때는 여행도
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하여 은퇴하면 십수년 손을 놓고 있는 이젤과 캔버스 앞에 앉아서
붓을 들고 다시 취미로 했던 우리 서양화 회화를 미대에 진학해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남겨진 귀한 인생의 시간들을 집에서 뭉기적 거리면서 낭비하고 싶지 않다. 
손자 손녀 같은 어린학생들과 같이 같은 반에서 공부하며 스케치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싶다.
그리고 다 못들은 수없는 작곡가들의 내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 클래식을 즐기며 헨리 데이빗 
소로우나 모찰트나 톨스토이나 베토벤 같은 인물들의 서간문을 읽고 싶다. 빵과 밥만으로는
살수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이지와 지성애 대한 영적인 갈증은 내면의 충만을 위해 무척이나 소중하다고 나는 늘 살아
오면서 생각하는 바이다. 그리고 사람은 늙을 수록 입이 무거워야 하고 일상을 간단하고
소박하게 살아야 하고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해야만이 나중에 죽게 되더라도 남은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늙을 수록 사람은 내면도 일상도 삶도 깊어져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오랫만에 누리는 시간의 여백과 정신적인 내면의 호사 그리고 여류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들려주는 유창한 불어와 영어와 한국어로 이어지는 인터뷰들 그 내용들이 얼마나 진지하고
영양가가 높은지 모른다. 내 자신의 내면과 처세와 언행을 잘 다스리며 곱게 품격 있게
소박하게 늙어가는 늙은이가 되고 싶다. 이제 하루를 맞추고 여기서 멈추고 잠자리에 들련다.

어제 오늘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람되게 주어진 시간을 살았으니 되었다고 생각한다.
임현정의 거장 롸저 노링턴 경과의 인터뷰를 듣는 것만도 내면의 충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녀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아마존에 주문했으니 도착하면 하나 하나 차근 차근 만나보고
싶다. 당찬 그녀의 연주를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여정이다.


 

Inspiration - Sir Roger Norrington, in conversation with HJ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