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독백

어찌 이 아침에

붓꽃 에스프리 2023. 10. 22. 03:50

휴가를 맞추고 돌아간 직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근무를 했다. 그랬더니 중국서 이민 온 50대 중반의 직장에

미운 오리 한 명이 다가와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한 마디 툭 던지고 지나갔다. 그래 말을 하기를 휴가 후유증에

있다고 했다 그립고 보고 싶고 평생지기 둘도 없는 친구와 이별을 하고 온 후라 아직 조금 힘든 시간이라 했다. 그리고

커피콩을 갈아 커피를 내린 후 다들 한 잔씩 보통 우유 부어 마시라고 하곤 나는 다시 업무에 매달려 조용히 하루

근무를 맞추고 퇴근을 했다.

그리고 돌아온 집 기분이 그저 멍했다. 그런데 샤워를 하고 나와 좀 쉬었다 잠을 자려고 하는 차에 텍스트가 제넷으로

부터 날아왔다. 독일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건너온 E가 지난주 금요일 사망했다고 다음 주 월요일 장례식인데 올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 퇴근시간하고 가까워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먼 거리라 꼭 참석하겠다고는 확언은 할 수 없다고 했다.

30년 전 전 전 직장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E가 심장으로 고생 고생하고 이혼 하고 세상 풍파 다 겪고는 결국 병을

이기지 못하고 칠순에 먼 길을 떠났다는 소식이 이 아침에 전해져 왔다. 도무지 할 말이 없다. 리아 시어머니는 멀쩡하니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하다 하루 만에 사망해 지금 난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이란 출신으로 오래전에

환자 대장검사하다 실수로 대장에 구멍을 내어 복막염으로 만들어 죽음에 이르게 한 의사였다.

왜 많고 많은 의사 가운데 그놈이냐고 했다. 살러 들어간 병원 수술 중 실수로 대동맥을 터쳐 대출혈이 되어 수혈을 하고

들어간 지 48시간도 안 되어 리아  시어머니가 사망을 한 것이다. 이런 청천벽력 같은 일이 있을까 싶다. 의료사고 이니

의료사고 전문 유대인 변호사를 고용해 이란 출신 의사란 자를 고소하라고 직장에서 다들 한목소리를 내는 사단이

벌어졌다.

내일모레 시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해야 되는 리아는 우울에 빠져버렸다. 떳떳하면 담당의 행위를 한 이란 출신 그 인간이

왜 직접 가족에게 사망 경위 이야기를 못하고 다른 의사 시켜 너희 남편 가족하고 이야기를 해야 되냐고 했다.그것부터가

옳지 않다고 했다. 이 아침 들려오는 소식들에 할 말도 없고 그저 멍한 느낌이다. 무정한 세월 무정한 인생 사다. 건강보다

무엇이 더 소중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