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하루

그저께 어떻게 근무를 했는지 싶다. 매달 들려오는 사망 소식에 아팠던 기억들을 다시 두들겨
깨우는 느낌에 우울하고 슬픈 마음과 허허로운 들판에 지평선을 바라보며 홀로 서있는 느낌이다.
사람이 출생하여 한 세상 살다는 그 여정을 누가 어찌 예측을 할 수 있으랴 싶다. 부모가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사시다 가신 그 길을 이 지구촌에 모든 인류는 다시 그 길을 걸어 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저께 근무 중에 제넷으로 부터 메시지가 날아왔다. 월요일 운전하기 힘들면 나 하고 남편이
운전하고 가서 독일서 온 S 언니네로 가서 너를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서로의 실수든 아니든
부부가 헤어지고 홀로 두 아들 기르고 고생만 하다 병고로 칠순에 세상을 떠난 독일서 온 E를
생각하면 그녀의 마지막 길에 참석하고 싶은 것은 진심이었다. 이참에 가서 제넷 부부와 S와
함께 몇 년인지 기억도 안 나는 오래전에 만난 것을 생각하면 제넷도 그렇게 생각을 했다 하고
나도 그런 마음이었다.
장례식은 11시 그러고 나면 12시가 될 것이고 나는 한 달간 복용한 혈압약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주치의를 2시에 만나야 하고 해서 어저께 퇴근하고 돌아아 샤워를 하고
텍스트를 보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시간이 엇갈려 가고 싶지만 사정상 E의 장례식에
참석을 할 수 없노라고 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부대끼었다. 다른 경우도 아니고 영원한
이별을 한 그 자리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힘들게 했다. 아니 죄스러웠다.
어느 시점이 되니 아버님 월요일 오후 2시 예약된 것 잊지 마시라며 전화가 왔다. 그녀는
한국말을 하고 나는 영어를 하고 그 시간 지키겠노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오랫동안 찾았던
영국 국영방송 BBC에서 방영한 <South Korea with Alexander Amstrong>을 보고
싶었다. 이 프로를 그저께 발견하게 되어 다운로드해놓고 있었다. 드라마 시리즈를
보듯 나는 쉬지도 않고 거의 2시간 동안 시청을 했었다. 나로서는 대만족이었다.
내가 고등학교 과정을 맞출 즈음에 태어난 알렉산더 암스트롱은 올해 나이 53세로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교 내의 명문 단과대학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한 영문과 출신으로 영국의
배우이자 코미디언 이자 다재다능한 연예인으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국경 사이에 있는
잉글랜드 동북부 출신이다. 그런 그가 소개하는 세계의 파워 하우스 한국을 3편에 걸쳐
소개하는 서울부터 부산까지 그리고 한국의 하와이 제주도 섬까지 다룬 다큐멘터리다

직장에 백인 친구 브렛의 필리핀 출신 부인이 한국인 친구와 함께 한국을 여행 중이라고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저 멀리 우뚝 선 건물 보나 마나 롯데 타워 건물이었다. 아 저거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 롯데 타워야 백 층도 넘어 했다. 이 가을날 제주도 또한 방문한다고 다음에는
브렛 제가 가고 싶다고 한다. 여행하기에 안전한 나라라 걱정할 필요 없어 거기는 유럽 남미가
아니라서 소매치기 걱정하지 않아도 돼 했다
소매치기 도둑놈들 우글거리는 바르셀로나 파리 로마 같은 데가 아니야. 화장실도 깨끗하고
업무 중간에 커피콩을 갈아 커피를 내리려고 하니 브렛이 다가와 50/50 우유가 있으니 필요한
만큼 가져가라고 해서 8명 근무자가 마실 커피에 넣을 양만큼의 우유를 종이컵 두 개에 담고
나머지 커튼 우유는 돌려주었다. 브렛은 백인치고는 보기 드문 사람이다. 자기 업무에 명료하고
아는 것도 많고 경험도 많고 군 생활도 하고 모든 것에는 절 도와 절제가 있는 사람이다. 나이도
지긋하게 먹어 중년이다. 빠릿빠릿하고 아무리 힘든 일을 배당받아도 군소리 없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참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커피를 내리면 꼭 나는 한 잔을 브렛에게 항상 건네준다. 그 떼 막무가내에 미국 생활과는 먼
아주 중국적인 고집과 아집으로 남의 말을 귓전으로 듣는 50 중반의 싱이 다가오더니 턱 냉동
치킨 큰 봉지 하나를 냉장고에서 꺼내더니 마이크로 오븐에 데우고 싶어 하더니 자기 업무가
바빠 가버렸다. 가면서 도와달라 해 세상에 몇 개도 아니고 엄청 많은 양을 에어 후라 이서에
요리를 해야 되는 것을 마이크로 오븐에 해달리니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다섯 여섯 차례를 냉동 음식 요리 메뉴를 눌러 30분도 넘게 소스를 뿌려 데워야 했다. 그리고
뒤적여야 하고 융통성 없고 생각이 모자라는 고집불통의 일방통행의 성격의 중국 동북부
우리 조선족들 사는 근처 출신으로 중국어 악센트가 너무 강해 그의 영어는 때로는 짜증 난다.
그 강한 악센트로 때론 사람들을 오해시켜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다.
그렇게 몇십 분을 소비하고 요리를 해놓았으면 빈말이라도 먹을 사람도 아니지만 와서 먹어보라고
한마디를 하면 좋으련만 테이블은 엉망진창을 만들어 놓고 저만 먹고 가버려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
리코 출신의 신데렐라가 내가 어지른 것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고 돌아갔다. 내 성격을 아는 그녀가
어지르면 내가 야단을 치기 때문이었다.

근본적으로 싱은 나뿐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성격이 고집불통이고 융통성이 없고
공산국가 중공 출신이라 우리와 같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사람과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에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단점이다. 방탄조끼를 입고 근무를 하지 않나 여하튼 우리 같이
미국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은 사람과는 달리 우리들 시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자주 한다.
나쁘게 말을 하면 팔불출이다. 그것을 누가 말리랴 싶다.
먹다 남은 치킨 버리면 안 되니 다시 봉지에 넣어 내일 다시 네가 근무할 것이니 냉장고에 넣었다가
내일 다시 데워 먹고 사람들 보기 전에 테이블 정리하고 치우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퇴근시간이 다 되어 일이 벌어졌다. W가 사망하고 말았다. 모니터에 심장이 멋 어버렸다. 왜 하필이면
막 퇴근하려는 바로 이 시간이야 하고 말았다.
서류 정리하고 남들 보다 늦게 퇴근하고 어저께 하루 쉬게 되었다. 오늘 내일 다시 근무해 주고
월요일부터 4일간 휴무다. 휴무 기간에 주치의 만나 혈압약 평가하고 매년 하는 시력검사하고
보험이 허락하니 새 안경 맞추고 이발사가 은퇴해 문제니 새로 발견해 이발을 하고 세차도 오랜만에
하려고 계획 중이다.
곧 월말 무정한 세월 걸어가는 것도 아닌 10월이 날아가고 있다. 그러면 곧 11월 그러다 보면 12월
제발 세월이 늦게 갔으면 좋겠다. 맛나는 커피를 내려 우리 동료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착한 브렛도 주책바가지 옹고집 못 말리는 중공 출신 중국인 싱에게도 하는 짓은 미워도
다시 한번 따듯한 커피 한 잔을 건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