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주의 첫근무날 일이었다.
그저께 밤에 작은 아이가 건네준 노랑 야광색 라인이 든 나이키 스니커(운동화)를 신고
출근을 하니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생전 그런 것을 신지 않는 사람이라 그렇다고
알린이 이야기 한다. 이제는 끄는 소리가 복도에서 나지 않겠다고 농담을 한다.
사람마다 걸음걸이가 달라 내가 걸어가는 소리가 특별해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라는 정월 초하루 아들이 사줬다며 다이몬드가 박힌 백금은 아니지만 백금처럼 보이는
우아한 귀걸이를 기분이 흐믓한지 나에게 빼서 보여주며 무척이나 행복해 한다. 아들 딸
둘을 낳아서 엄마인 노라가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일해 모두 빛 안지고 공부시켜 대학을
아들은 두번이나 졸업을 시키고 딸도 대학공부를 시켜 모두 자신들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자녀들로 착한 축에 들어간다. 한마디로 자수성가를 한 가난한 필립핀에서 건너와 자리를
잡고 사는 사람이다. 노랑 야광색 스니커 때문에 온종일 가십 거리가 생긴 것이었다.
알린이 하는 말이 너는 그런 것을 사지도 않고 사치도 않고 뭐를 사는 것이 없고 그저 싸구려
페이리스 운동화나 신고 다니는 구두쇠가 아니냐고 하며 농을 하며 오로지 저축만 하는
사람이 아니냐고 한다. 하여 예야 그렇게 근면검소하게 살지 않으면 내가 그많은 학비를
다 어떻게 그동안 현금으로 지불하고 학교를 다녔겠니 도와줄 사람도 없는 인생이었는데
그렇게라도 살았으니 내가 빛지지 않고 살았고 은퇴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였다.
좋은 것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고 놀러가는 것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겠니 이 세상에 유명한
곳이나 좋은 것은 누구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단다. 지난날 나에게 따듯한 손을 내밀어 준
분들은 다 살만한 삶과 교육정도가 아주 높은 분들 이어서 그분들 수준은 그만큰 높았단다.
그분들로 부터 보고 배운 것이 그동안 얼마나 되겠니. 하지만 나는 내 수준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동차도 현금주고 산 것이고 여차하면 살아갈 돈은 다 준비해놓고 있단다.
꼭 써야 할때는 아낌없이 쓰는 사람이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낭비나 슬데없는 짓 하며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허구헌날 너희들 처럼 소다나 생수 사마시고 그리고 다 마시지도
않고 여기 저기 놓고 다니고 하면 그 낭비가 얼마냐 그리고 외식이나 하고 언제 돈을 모아
평안한 노후를 보내겠니 늙을 수록 돈이 없으면 비참하다는 것은 너희들이 눈으로 보는 것이
있으니 더 잘알지 않겠니 하고 근면검소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하고 말을 끝냈다.
그러자 알린이 하는 말이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생활습관인데 너는 그런 것을
잘사지 않으니까 놀라워서 하는 말이라고 한다. 조카 아들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 것
이라고 하였다. 그런 조카 아들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또 한마디를 던진다. 평생을
바쳐 일군 살림을 몇해전에 윗분이 은퇴를 하시면서 전재산의 일부를 팔아서 두 단위의
억이 되는 돈을 한 서부 명문대학에 기부를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남은 인생 살아갈만큼의
은퇴연금과 재산을 남겨놓고 아주 평범한 차를 몰고 다니신다. 칠순을 넘기셨다. 지금도
그 학교에 가면 기부자 명단에 윗분 두 부부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사회에서 얻은 축복과
부를 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분들 이시다.
그분의 작은 처남은 한 수 더위다. 자수성가를 하여 대단한 부자로 백만장자가 되었다.
자신의 모교 미시건 대학 앤아버 명문주립대학교와 경영대학원으로 그 이름을 자랑하는
아이비리그 유펜의 와튼 경영대학원을 나와 실패와 성공을 반복 후 성공하여 모교는
물론 록휄러가 세운 뉴욕에 있는 리버사이드 교회 재단과 많은 곳에 수백만불을 기부하고
전 전해 모교 학부 졸업식 연사로 초청되어 졸업식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영광을 누린
한국인 이다. 물론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가시는 현주소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전후 각고 끝에 백인 양부의 도움으로 전문인이 되신 어머니와 같은
지금 팔순이 되신 누님의 초청으로 건너와 교육을 미국에서 맞추신 분이지만 얼마나
검소하시고 겸손하신지 만나보면 그분이 그렇게 대단한 백만장자요 유명인사라고는
생각하기 조차 어렵다. 졸업식 연설에서 나는 학부 때 우등생이 아니었고 한때 낙재도
하였었고 전후 가난하고 어려운 한국에서 건너온 사람으로 여러분들도 희망과 용기를
갖고 최선을 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졸업생들에게 하였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일화다. 가치있는 삶과 일상을 추구함은 소중하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얻고 쌓은 부를 어떻게 사용하는 가는
더 소중한 일이다. 월마트의 창설자 워렌 버휏 같은 사람을 보아도 그렇다. 인생은
유한하다. 우리는 영원히 이 지상에서 사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으로 누구든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무엇 보다 소중하다. 더 더욱이
정직과 성실과 선과 정의를 추구 가능한 직업이나 일이라면 그 직업이 무엇이 되었든
문제가 될 수가 없다.
어제는 부랴 부랴 아이들 저녁 준비 해놓고 출근길에 설렁탕을 주문하여 헨리 할아버지
거처에 도착해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대낮이라 없어 전화를 드리니 한기 때문에
평소에도 쓰고 다니시는 중절모를 쓰시고 내려 오셨기에 건네 드리고 따듯한 인사로
볼을 대드리고 그리고 돌아서 출근길에 올랐다. 하루 일이 맞추어갈 무렵 전화를
드리니 음성이 한결 맑아지셔서 감기드신 음성이 거의 다 사라져가고 있어 감사했다.
고맙다는 말씀을 몇 번을 하셨다. 그저 착하신 어른이시니 먹은 마음 없이 해드리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환경에서 지난 가을날 조우하게 되신 할아버지 교양과 품위가 있으시고
착하시며 아주 똑똑하시고 빈틈이 없으시다. 할아버지가 뉘신지 알 필요도 없는
일이며 할아버지 또한 내가 누구인지 모르시는 입장이다. 인간적인 조건 선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늙으면 외로운 것이 필연이다.
헨리 할아버지 또한 예외가 되실 수가 없다. 다만 아름다운 분이시니 자기 복은
자기가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할아버지가 근본적으로 올바르시고 착하시며
명석하시고 품위가 있으셔서 배려 해드리는 마음이라면 그 또한 할아버지 자신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노인 이시니 아름다운
마음으로 배려해드리고 싶다. 물론 어떤 조건도 없는 일이다. 서로 마음이 소통이
되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을 베풀어도 받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대문이다.
사람은 누구라도 근원적으로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다.
그리고 시인의 표현처럼 외로우니 사람이다.
배려가 사랑이라면 사랑 보다 더 따듯한 것이 있을까 싶다.
그것은 참다운 가치부여가 가능할 때 이야기가 되겠다.
사랑이란 이름이 다 사랑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자.....
배경음악은 라흐마니노프 / 엘레지풍 피아노 트리오 1번
Trio Elegiaque No.1 in G minor, Op. posth
Sergei Rachmaninov (1873∼1943)
- Borodin Trio -
Rostislav Dubinsky, Violin
Luba Edlina, Piano / Yuli Turovsky, Cello
Lento lugu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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