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며

붓꽃 에스프리 2013. 1. 3. 19:28

 

 

새해벽두부터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일찍 일어나 새로운 전문교육을 16주동안 받기 위하여

시험을 보러 갔다. 시험이라면 이제는 머리에서 쥐가 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한시간 동안

시험을 보고나니 사무실 앞에서 일하는 마고란 여성이 오후 1시반에 인터뷰가 있을 테니 다시

돌아오란다. 그러마 하고 사무실 건물을 나오니 차를 몰고 나가면 돌아 올때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냥 2시간반을 차안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건네준 모든

서류를 자세히 읽어 보았다.

 

얼마나 되었을까 시간이 되어 들어가 보니 이미 몇사람들이 와서 인터뷰 즉 면접시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 사람이 들어가더니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를 않는다.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할 것이 많은지 얼마 있으니 드디어 나왔다. 다들 들어가 면접시험을 보고 마지막으로

순서가 되었다. 들어가니 백발로 70대에 있을 법한 키가 훤칠한 백인 할아버지 박사님이

기다리고 있기에 정중히 인사를 건네니 너무 그러지 말라면서 정말 16주 동안 이 전문과정

교육을 받고 싶으냐고 다짐에 다짐을 대 여섯번을 하더니 자네는 교육과정을 이수할

자격이 오히려 넘친다며 그러면 되었으니 가란다. 밖을 나가니 사람들이 놀래 벌써

다 면접시험을 보았느냐며 놀란다. 그렇다고 하니 다시 놀란다.

 

서류를 받아서 싸인을 하고 교육받을 준비과정을 위한 수속을 맞추고 길을 나서니 오후

4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헨리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리니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몇번을 시도 끝에 6시가 다 되어서야 통화가 되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음성이

이상해진 것이 감기가 걸리신 것 같았다. 편찮으시면 약속은 다음으로 미루고 쉬시라고

하시니 아니라며 잠시 외출을 하자고 하신다.

 

할아버지를 모시러 갔다. 정중하게 차문을 열어드리고 안전벨트를 매드리고 출발을

하면서 음성을 듣고 손을 만져보니 감기가 단단히 드신 것이 하시는 말씀이 간밤은

너무나도 아파서 이대로 죽나 보다 하셨다 하신다. 아이구야 자식들이 몇씩 있으면

뭐하나 싶었다. 자식들 걱정할까 보아 틀림없이 할아버지는 전화를 하시지 않으셧을

것 같았다. 운전을 하다 말고 차를 돌리기로 하였다. 일단 할아버지를 우리 집으로

모시고 가서 두통과 열을 내리는 약을 드시게 하고 식당을 가도 가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자 순순히 응하신다.

 

집에 도착해 친구 딸이 캐리비언에 놀러 가서 선물로 사다준 커피 머그잔과 생수병과

약을 들고 나와 차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에게 드시게 하고 차를 움직여 가까운 중국

식당으로 모시고 갔다. 할아버지가 원하시는 메뉴가 다름이 아닌 짜장면 이었다.

삼선짜장면 삼선짬뽕을 주문해 각각 반으로 나눠 달라고 하였다. 하루종일 시험보고

돌아온 허기진 나는 맛나게 반반의 두 메뉴를 식사를 하였고 할아버지는 짜장면을

맛나게 드시고 끝내 짬뽕은 드시지를 못하셨다.

 

기침만 하시면 머리가 터지는 것처럼 아프셨다는 할아버지를 사시는 곳으로 모셔다

드리는 길에 기침약을 사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드럭 스토어에 들려 할아버지는

차안에 계시라고 말씀드리고 들어가 일일이 내용물을 급히 다 읽어보고 사들고

나와 어떻게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두통약과 다 드리고 거처에 모셔다 드리고

차문을 열고 부추겨 드리고 나니 감기 기운에 할아버지 순간 휘청하신다. 차라도

한잔 마시고 가야 하는데 내가 아파서 하시기에 걱정마시고 어서 올라가 약드시고

푹 주무시라고 말씀드리니 할아버지 들어가시지 않고 서계셔서 마음이 쓰였다.

 

아니 이를 어쩌지 하는 마음이 순간 들었다. 다가가 할아버지를 한번 따듯하게

안아드리고 들어가시라고 하고 발길을 돌려 운전대를 잡고 보니 차가 움직여

떠나는 순간까지 백미러로 보니 서계시다.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내가 왜 모르리

할아버지 오늘 제가 이렇게 해드리는 것은 그저 할아버지 복이지 다른 것은

없어요 하고 말씀을 드렸다. 할아버지가 나쁘신 분이면 이러겠느냐고 하였다

 

교양 있으시고 점잖으시고 착하시니 다 할아버지 복이 되는 것이지요 하고

말씀드리고 돌아와 한주만에 다시 두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니 방에 불은 훤하고

아이들은 다 나가 없더니 좀 있으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밑에 층에서

작은 아이가 반가운지 엉클 하고 큰소리로 부른다. 돌아와 보니 침대보를 다

사다가 갈아 놓고 꾸며 놓고 테이블을 사다 맞추고 하여 방마다 다 새로 정리를

하고 있었다.

 

작은 아이가 나이키 스니커를 내놓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우리 둘이 마련

했다며 신고 다니라고 하면서 아끼지 말라고 한다. 80불 정도 하는 것을 쎄일에

아이가 35불을 주고 사온 것이다. 얼마나 가벼운지 조금만 뛰어도 날아갈 것

처럼 느껴진다. 밤이 깊어 작은 아이는 출근을 위하여 굿나잇 인사를 하고 잠에

들고 조용히 작은 아이가 조립해준 테이블 앞에서 오랜만에 책을 읽노라니

헨리 할아버지 감기가 마음에 걸려오고 있었다.

 

내일은 주의 첫근무를 시작하여야 하고 2월부터는 새로운 교육을 16주간

받아야 하고 눈코 뜰새가 없을 듯 하다. 노력없이 세상에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어디 있으랴. 내일 아침에는 헨리 할아버지 컨디션이 얼마나 좋아

지셨는지 문안 전화를 한번 드려야 하겠다. 사랑은 배려가 아니던가.

아름다운 할아버지께서 좀더 건강하셔서 지금처럼 정갈하신 모습으로

사시면서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