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독백 - 황무지

붓꽃 에스프리 2009. 4. 1. 05:42

Interior of the Painter's House, rue Carcel, 1881 - Paul Gauguin

 

아니 벌써 3월의 마지막 날이다.
어찌 이리도 세월이 빨리도 흘러가는지 때론 그것이 사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허망함에 속절없이 빠지고 만다, 연 초록으로
물든 가로수들 4월 하면 왜 문득 시인 티 에스 엘리엇이 생각이 날까.
그의 세기적인 명시 <황무지>에 근거를 두고 잔인한 달로 상징되는
4월 우리들의 선조들이 피를 흘린 4.19 그날의 함성이 다시 들려오는
듯 하다.

 

4월 꽃이 만개하는 계절이 아니던가.
수선화를 시작으로 튤립까지 여기 저기 각종 아름다운 꽃들이
봄의 향연을 우리들 앞에 펼쳐주는 계절의 애잔함이 있는 4월
연 초록과 노랑색과 분홍빛으로 가득한 달 이다. 수선화하면
어찌 우리가 영국의 위대한 자연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를
떠올리지 않으랴.

 

어찌 이리도 세월은 빨리 흘러가는지 연초다 싶었 것만 벌써
모국은 4월 초하루요 우리 동네는 3월의 마지막 날이다.
가로수도 이제는 연 초록의 새옷으로 치장을 하기 시작하였다.

 

머지않아 또 시간이 저만치 흘러간다 싶을 때면 눈부신 보라 빛의
자카란다 꽃이 피어나리라 멀리 남반부 남아프리카에도 피어나는
꽃 자카란다 어제는 디지털 신문을 읽다 보니 대만에서 늙고
병든 노모가 어려서 신체장애자로 태어나 왼손이 없는 딸과
멀리 배를 타고 해외로 노동으로 돈을 벌러 다니던 남편을
버리고 떠나간 여성이 늙고 병들어 자기 몸을 건사할 수
없다며 딸에게 의탁을 하고 싶다고 요청하였으나 거절을 당하자
법원에 제소를 하였다는 기가 콱 막히는 이야기를 접하였다.

 

이 기사를 접하고 마음속으로 되 뇌인 첫마디가 아 어찌 저럴 수가
있나 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탈을 썻다고 다 인간이 아니란
생각을 금할 수가 없었다. 토막 기사만을 근거로 한다면 어찌
천륜인 신체장애자 자식을 버리고 자신만의 이기적인 행복을 찾아
떠나가서 30년 세월을 살다가 이제 심장병이 들어서야
버리고 간 자식에게 자신을 부양하라고 법원에 제소를 할 수
있단 말인 가.

 

왼쪽 손이 없는 딸은 그동안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딸이 한말은 요양원에 계신 80이 넘은 아버지를 돌보는
것 조차 자신은 힘에 부쳐서 어느 날 갑자기 앞에 나타난 이름하여
어머니란 여성을 부양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인면수심의
인간의 파렴치함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부모라고 다 부모일까?
자식이라고 다 자식일까? 피로 맺어진 천륜이야 부정할 길이
없겠지만 이성적으로 바라볼 때 결코 아니란 생각이 앞선다.

 

세상에는 부모가 아닌 악마도 수 없으며 자식이 아닌 패륜아와
악마 또한 수 없다. 자식인 딸을 지하에 감금하고 20년도 넘는
세월 강간을 하는 것도 모자라 자식을 몇 명이나 낳아 한 명은
죽었다는 히틀러가 출생한 나라 오스트리아의 끔찍한 이야기
하며 오늘도 부모를 학대하여 거리로 내모는 패륜의 자식들은
세계 도처에 널렸다. 한국어 디지털 신문에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소히 배웠다는 자식들이 늙은 부모를 해외 멀리는 캐나다와
필립핀으로 데리고 가서 유기한 사건들이나 거리로 내몬 어머니가
아들 집에 오니 문전 박대하여 다시 아들이 내모니 차마 옆에 있던
며느리도 사람인지라 어쩌지 못해 이름과 주소를 종이에 써서 시어머니
허리춤에 넣어주었던 기사하며 이 모두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끔찍한
악의 이야기들 이다.

 

아둔한 인간들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분별력이 없는 것이요 도덕불감증 중증환자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보도 듣고 배운 대로 언행과 처신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식에게 모범이 되지 못하는 부모가 효를 받는 일은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란 지론을 펴고 싶다.

 

누구나 다 늙고 병들어야 주어진 한 생애를 마감할 수 있다.
그 과정을 실수로 스쳐가는 인생은 단 한 명도 이 지상에는 없고
에누리 없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가 행한 대로 대우를 받으며
효를 행하며 아는 부모 밑에 효자가 있다고 믿고 싶다. 

 

늙는 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요 인생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힘에 부치는 기력과 쇠퇴하는 기억력이나
일상을 생각한다면 생각에 따라서는 한편 슬프거나 허망하게
충분히 느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말처럼
모든 영광도 부도 권력도 한갖 부질없는 일임을 한 순간에
가슴 깊이 고요하게 느낄 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일상과 한 생애를 최선을 다 하여서
각자 자기가 서있는 자리에서 살아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최선은 언제나 아름답다. 대한민국 휘겨 스케이팅의
꽃 중에 꽃 김연아양을 보아도 최선은 아름답다. 처음에
그녀는 일본 소녀 아사다의 빛에 가리어 언제나 뒷켠이었다.
허나 그녀의 어머니와 그녀와 뛰어난 지도자의 혼연일체는
그녀를 세계정상 위에 올려놓는 개가를 올렸다. 태극기를
등에 대고 경기장을 한 바퀴 휑하니 돈 그녀의 행위는
세계 속에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있어서
계산이 어려운 일이다.

 

충효사상이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아니올시다 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곳이나 선한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
보다 더 많기에 오늘도 세상은 유지되는 것이요 움직여지는
것이다. 때론 주변에서 우리를 깊은 감동에 빠트리는 지고한
사랑과 효와 배려하는 마음을 목격할 수 있다. 

 

충효사상은 살아 있어야 마땅하고 그래야만이 세상은 아름답다.
사랑과 배려는 베푸는 손이 아름답다면 또한 베푸는 사랑을
아름답고 순수하게 또한 가치 있게 받아 줄줄 아는 손길과
마음이 있어야 아름답다. 늙음을 존중할 줄 아는 마음과
손길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적이고 인간적인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 더없이 소중하다.

 

어른도 어른다워야 어른 대접과 존경을 받을 것이요.
부모도 부모다운 처신과 자리를 지킬 때만이 자식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얻게 될 것이다. 자식 또한 역으로 매한가지 이다.
자식다운 모습을 지킬 줄 알고 처신할 때만이 부모님의 사랑과
애정 어린 따듯한 관심아래 주어진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벌써 잔인한 달 4월 이다. 모두들 평안하시고 행복하시며 강건하세요.

 

The Makings of a Bouquet, 1880 - Paul Gauguin

 


꽃잠 – 이병일

 

봄 山(산)에 꽃 보러 간다.
연초록이 눈을 콕콕 찌른다.
네 몸이 팔짝 뛰고 뒤로 자빠질 것만 같아.
진달래꽃 정령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꽃잎 속에 나보다 먼저 꽃구경 나온 벌 나비가
한가로이 가부좌 틀고 있다.

 

하루를 공친다.
公山(공산)에 들어설 때까지,
저렇게 꽃잠에 취해 魂(혼)을 도둑맞은 사람도 있겠다.
천지간에 온갖 화관들이 현현하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정상에 오른 나는 절로 무릎을 친다,
꽃구경이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금방 꽃빛 마신 나는 마냥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