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첫근무를 맞추고 퇴근하니 간밤에는 어찌나 피곤한지 아무 것도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근무중 하지 않던 실수도 하니 제롬이 놀래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기가막히다는 표정으로
마음이 어디 가 있느냐고 하며 노우 카멘트라고 하던 날 그대로 샤워후 침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멀리 있는 귀한 벗으로 부터 소중한 날을 기억하며 커피를 부쳤노라고 따듯한
축복의 말과 더불어 소식이 왔다. 내님은 메세지를 남기시고...
살아가는 동안 문화의 정서상 각기 다르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에서는 소중한 날...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진정 사랑하는 사람 그 귀한 인연을 가슴에 담고 기억하여주는
깊은 배려와 관심과 사랑을 전하여주는 날 그저께는 하고프 아저씨 내외분으로 부터
따듯한 소식과 더불어 그리운 너를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시간이 허락되면
부디 방문하라는 글과 더불어 도착하였다. 그 모든 사랑과 그리움 앞에 눈물이 앞선다.
매년 세사람 그날이 오면 하늘이 무너져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피부색갈도 다른 동생을
아들을 조카를 일생을 두고 빠짐없이 한결 같은 마음으로 기억하여주는 모두가 인종도
다른 내지체와 같은 영혼들 세사람 지금까지 이 먼길을 함께 걸어왔다.
지난날을 뒤돌아 보며 바로 그날 나는 먼저 그 모든 사랑의 손길을 이 한없이 가난한
영혼에게 허락하신 지극히 높으신 그분께 이 아침 감사의 기도를 마음으로 바친다.
조용히 단아한 마음으로 내 영혼이 곤고하고 지치고 힘들고 고독할 때 한결 같은
영혼의 색감과 향기와 격조로 곁에서 시공간을 초월하여서 함께 하며 감싸 안아주고
손잡아주고 격려하여준 손길들을 기억한다. 차라리 눈물겹다. 모두가 간절히 그립다.
오늘 따라 두통에다 온몸이 아프다......
이 아침은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3번 <베르테르> 전곡으로 내 모든 마음을 대신하고
싶다. 그립다 한없이 내 모든 사랑들이 인연들이 이 아침에........
그럼에도 이 아침 존재 앞에 감사하다
사랑하는 나의 엉클 하고프 아저씨 내외분을 기억하고 싶다.
내 인생의 영웅 나의 파파를 기억하고 싶다.
자신의 형제를 한국전쟁에서 상실한 죠지와 윌버 형님들을
기억하여 드리고 싶다.
기도 -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심신이 너무나도 곤고하여 라이프치히 저 연초록의 숲으로 가고 싶다 이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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