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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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독백

붓꽃독백 - 내님은 가시고 살아간다는 것

붓꽃 에스프리 2010. 3. 14. 03:04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지난 2 -3주였다. 동료의 배우자가 간암 투병을 한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싶을 때 불길한 예감의 소식이 들려왔다. 다름아닌 심한

전신황달로 투병중인 배우자가 병원에 입원을 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몇 가지 검사가 끝났는데 암이 재발된 것은 아닌데 수술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 소식에 우리는 그만한 상식은 있는 사람들이라 아니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만 그럴 리가 하는 마음이 앞섰다. 아니나 다를까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어 재발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몇 일 후 수술이 끝나고 회복 중에 있었던 환자에게 돌발적인 위급

상황이 다가왔다. 다름아닌 심한 중풍이 와서 언어장애는 물론 출혈을

하고 혼수상태에 빠져 급히 중환자실로 옮기고 결국 수혈을 몇 번을

반복하는 가운데 최종결단의 날이 오고야 말았다. 산소호홉기를

제거하는데 동료는 동의하였고 얼마 후 한 인연이 또 다른 한 인연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온 세월을 뒤로하고 환자는 한 많은 생을

마감하였다.

 

두 사람 사이에 하나 있는 자식이 아들이다. 주변에서 모두가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본 것은 과연 멀리 부모 곁을 떠나간 단 하나의

자식에게 과연 연락이 닿고 그 자식이 아버지 죽음의 침상으로

달려오는가 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들은 소식이 없어 안타까워들 하고

있었다. 근무를 하다 말고 모두들 잠시 참석한 입관예배 장소에

도착해 예배를 맞추고 가신 분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순서가

왔을 때 그 옆에 예배순서를 집도하신 작고하신 분이 다니시던

교회의 목사님이 서계시고 옆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한없는 슬픔에

몸조차 가누기 힘들어 하는 동료가 서있었고 참석한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는 차례에 모두들 가볍게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고 위로를

하는  순서에서 빈 옆자리를 바라보면서 모두들 할말들을 잃고 묵묵히

출구를 통하여서 주차장으로 나왔다.

 

입원하였던 병원의 담당자가 타지에 사는 아들에게 위급상황에 대한

전화를 하였지만 수화기를 들자마자 대화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상대는 수 차례 끊어버리고 말았다는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였다.

이 진실 앞에서 모두들 가슴을 에이는 아픔에 할말들을 잃고

한숨을 쉬며 가신 분도 혈육 한 점 없는 타국이요 동료도 혈육

한 점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타국에서 인생유전이란 사실

앞에들 걱정을 땅이 꺼지게들 하고 있었다.

 

일찍 조실부모를 하고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고 살아본 세월의

경험이 많지 않은 동료는 열 살이나 위인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였고 나이 많은 아버지는 하나 있는 아들에게 늘 잔소리를

하였고 성격이 강직하나 모난 어머니는 일상의 스트레스로 곁을

떠나간 아들에게 자주 매를 들었던 지난날 어린 소년의 청소년기

이었고 그는 떠나면서 아버지가 죽어도 자신은 찾아오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떠난 대로 그 자리에 오지 않았다. 결국 부모와

연을 끊고 말은 것이다. 이토록 피눈물 나는 한 가정의 슬픈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사랑이 없는 인연과

관계의 종말은 비극적인 아픔과 상처로 점철되어 모두에게 상처로

남고 만다.

 

그리고 돌아온 시간 앞에 또 하나의 별 이 시대의 위대한 스승

한 분이신 법정 스님께서 우리 모두의 곁을 홀연히 떠나셨다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입적 소식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종파를

떠나서 한 시대의 위대한 정신 영적인 스승의 입적 소식 앞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는 불면의 밤은 이틀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일생 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이 영혼의 안내자요 스승으로 가슴에 담고

살아온 분이 있었다면 한국인으로서는 시대의 등불로 자리를 지키고

계셨던 고 스테파노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 스님과 이해인 수녀님

이셨었고 현재진행형이며 비폭력정신의 원초적인 정신적 지도자요

미국의 위대한 역사적인 인물로 시인 에머슨의 절친한 벗으로서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와 우정을 나누었고 그 정신은 인도 독립과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에게 그리고 다시 1960년대의 마틴 루터킹

목사에게 계승되는 위대한 사상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와 마더 테레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신 내님 법정 스님께서 가장 아끼셨던 사상가가 있었다면 단연

그것은 명저 <시민불복종과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될 것이다. 직접 몸소 월든 호수를 찾아가 방문을 하시기도 하셨던

자연을 누구보다 사랑하셨던 분이시다. 어제는 휴무라 볼일이 있어

외출을 하였다. 돌아오는 길 매달 한번씩 들리는 내 영혼의 안식처

한국어 서점을 들렸다, 귀엽고 사랑스런 딸을 둔 아빠인 꼬랑지

머리를 하고 있는 매니저와 늘 만나면 서로가 주고받는 것처럼 짧은

허락된 시간의 여백에서 우리는 입적하신 법정 스님이란 위대한

정신적인 영혼의 스승의 빈자를 놓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

 

꼬랑지머리 매니저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장영희 교수, 김수환

추기경님과 법정 스님의 발자취를 더는 이제 우리가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법정스님의 저서가 자리하고 있던 서가는 텅 비어

있었고 그 자리에는 대문자로 된 공고문이 법정 스님의 저서를 찾는

분들을 위하여서 유통이 불가능하다고 게시되어 있었다. 그와 잠시

대화를 주고 받는 순간에도 중 장년의 그분의 정신을 아끼는 분들이

종파를 넘어서 끊임없이 찾아와 구해달라고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주소를 남겨 놓고 간 메시지들이 수북하게 쌓이고 있었다.

 

어느 한 분은 출근하고 나니 부인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법정 스님의

입적소식을 전하고 온종일 그 상실감과 슬픔에 온종일 울고 또 울어

눈 가장자리가 퉁퉁 부었다며 간곡히 단 한 권의 저서라도 구해달라고

통사정을 하여서 그 부인을 위하여 남은 단 한 권의 저서와 더불어

이해인 수녀님의 추모사를 프린트 하여서 건네주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하여주었다. 한가지 발견한 사실은 가신 님의 저서를 찾는 분들은

비록 자신들이 그 저서를 구할 수 없다 하여도 유언을 따라서

절판되어야 마땅하다고 한마디씩 모두들 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꼬랑지머리 매니저는 범우사로 샘터로 교보문고로 여기저기 온종일

국제전화에 홱스를 넣어보지만 한결 같은 답은 현재로서는 구할 길이

없다고 하며 찾아오는 분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여줄 뿐 이었다.

그렇다 범우사 에서도 입적하시기 전에 만부를 출판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출판 전에 입적을 하셨고 유언으로 절판을 하여달라고

하셨기에 윤전기를 중단하고 말았다고 뉴스는 전해지고 있다. 수십억의

인세를 모두 사회로 환원하시고 무소유로 마지막 한 순간까지도 평소의

그 모습 그대로 님은 단아 하시고도 소박하며 기품 있으시게 자연과

영원의 우주로 다음 생을 기약하시고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다.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 앞에 이해인 수녀님의 저서들이 또 다른

한 자리를 지키며 투병하고 계신 수녀님의 문학정신과 시 혼과

맑고 고운 그분의 높고 숭고한 수도자로서의 위대한 정신 앞에

이 혼탁하고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 앞에 마지막 촛불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들을 엿볼 수가 있었다.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위대한

스승들은 하루 아침에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들어 내놓지 않는다.

 

마더 테레사,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 달라이라마 모두 일생을

바쳐서 갈고 닦아 위대한 시대정신과 휴머니즘을 우리에게 전하여

줄 수 있었던 것이며 철저한 자기성찰과 절제와 청빈한 삶을 통한

수도생활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정신을 우리 모두에게 영혼의 양식으로

전하여 줄 수 있었고 가능한 일이었다. 모든 것은 다 헛되고 헛되다.

순간 법정 스님께서 입적하시기 전에 주만한 분량의 그분의 저서들이

구해져 보내온다는 메세지가 꼬랑지머리 매니저에게 들어오고

있었다. 몇 분들이나 보내져 오는 저서의 축복을 받을지...

 

오로지 위대한 삶의 가치와 시각과 몸소 살아온 향기로만 이야기

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위대한 정신을 깨닫고 그

향기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지켜나가는데 밑거름으로 기여할

때다.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인간다운 도덕기준과

윤리와 가치관과 시각과 삶의 발자취로 처음도 마지막도 절대겸손으로

자신의 주변과 이웃에게 덕이 되는 소박하나 질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으로 깨어 날 수 있으며 지구는

자자손손 존재 가능할 것이다. 고도로 발달된 현대문명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우리 스스로 영혼 위에 상처를 입히고 아파하며 도덕과

윤리의 파괴와 부재 앞에서 위로 받기를 원하는가?

 

애비란 넘이 제가 낳은 두 딸을 강간하고 열여덟 번이나 임신시켜

낙태를 시키질 않나 또 한 넘도 딸을 강간하여 임신을 시키고 낳아서

두번이나 아이를 살인을 하고 근친상간을 하는 반인륜적인 끔찍한

짐승보다도 못한 저주스런 시대상 앞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어나는 끔찍한 일이며 이번의 이 사건은

모국에서 일어난 현실이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요 처음도

마지막도 모두가 죄악 중에 가장 큰 죄악의 하나 일뿐이며 영원히

저주받아야 마땅한 부도덕한 일이다. 이런 끔찍한 절망의 시대의

편린 앞에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가신 이 시대의 진정한 한 구도자요

스승을 잃음을 깊이 애도한다.

 

과연 살아가면서 <만나서 행복 했고 고마웠다>라고 생의 마지막

한 마디를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하고 이 지상의 여정을 맞추고

몇 사람이나 떠나 갈 수가 있을 까? 법정 스님께서 사랑하는 세속의

제자인 아들 같은 류시화 시인에게 죽음의 침상에서 전갈하셨다는

류시화 시인의 추모 사와 이해인 수녀님의 추모사를 읽고 얼마나

속으로 가신 내님을 생각하며 울고 또 울며 못내 절실한 그리움 앞에서

얼마나 많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는 지난 사흘간이다.

 

비록 내님의 육신은 이제 우리 곁을 영원히 한줌의 재가 되어

떠나셨지만 그분의 위대하고 숭고하며 고귀한 정신만은 우리 영혼

한 가운데 살아서 숨쉬고 있으며 영혼의 양식으로 남아 있씀에

더없이 감사하다. 이제 우리는 누구를 존경하고 살아가야 할지

텅 빈 마음 위에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뿌연 안개만이 서성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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