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간의 말이 소음으로 전락한 것은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말을 안해서 후회되는
일보다는 말을 해버렸기 때문에 후회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 산에는 꽃이 피네 94 페이지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이다. 우리들은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 있지만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늘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똑 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판단할 수 없고 심판할 수가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것은 어떤 낡은 자로써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 또는 며칠 전의 낡은 자로써 현재의 그 사람을 재려고 하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의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비난은 늘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비난은 늘 잘못된 것이기
일쑤이다.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는 이미 딴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다.
말로 비난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리 안에서 사랑의 능력이 자란다.
이 사랑의 능력을 통해 생명과 행복의 싹이 움트게 된다. – 산에는 꽃이 피네 95 페이지
세계의 지성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내적 변화만이 그릇된
가치의식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산에는 꽃이 피네 96 페이지
내적 변화는 생활의 질서에서 얻어진다.
우리는 될 수 있는 한 적게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욱 적을수록 더욱 귀하다. 더욱 사랑할 수 있다.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 우리에게는 모자라는 것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갖고자 하는 희망이 있다. - 산에는 꽃이 피네 97 페이지
송어
먼 곳에서 가슴 따듯한 글을 받고 요즘 계절변화로 인해 살금 살금 다가오는
앨러지 증상의 초기인지 골이 띵하고 안개 낀 것 같은 느낌과 더불어 육신조차
요즘은 휴식을 요구하는 작은 아우성이 들려오던 차 인생의 지표 같은 님은 홀연히
떠나시고 가슴은 텅 빈 들녘 같아 깊은 침묵과 고독으로 밀어내는 정황 속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워 시원한 물로 세면을 하고 정신을 차린 후 간밤에
내려서 마시던 다 식어 차가운 그대의 손 같은 배넬라 향이 배어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창문에 미니 블라인드를 반쯤 여니 창밖에는 금빛 햇살이 눈이
부시다. 아……존재의 찬란함이여 하는 생의 찬미가 저절로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리고 문득 디지털 신문을 여니 뭐 슈베르트의 숭어가 일재의 잔재라나 뭐라나
그래서 이제는 송어라고 한다는 소식이다. 송어 송어를 몇 번 되뇌어본다.
아냐 이럴 것이 아니라 차라리 오늘은 송어 연가와 피아노 오중주로 하루를
맞이함이 어떨까 싶은 생각에 길을 나서 아마데우스 사중주단이 연주하는 곡으로
출발을 하였다. 잠시 후 예프게니 키신의 열정 어리고 통통 튀는 연주로 다음은
사색적이며 따듯함이 배어나는 화가 같은 모습의 동구 체코 출신의 앨후렛 브렌델의
연주에 이어 독일의 예리하고 차가운 듯한 이지와 지성미로 무장한 완벽주의에
가까운 세기의 바리톤 디트리히 휘셔 디스카우로 다음은 신세대 영국 런던 출신의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의 청명한 가을날 같은 맑고 따듯한 감성이 넘치는 연주로
요즘 몇 일 사이 여기 저기 주변에서 암 투병 끝에 생을 마감하고 떠나는 누구
아버지와 누구 엄마등으로 얼룩진 일상의 캔버스 위에 침묵이란 마침표를 찍고
길을 나섰다.
먼저 은행에 들려 현재 세계 클래식 계에 떠오르는 큰 별로 자타가 공인하는
열정과 에너지로 뭉쳐진 대단한 신예 지휘자로 채 30도 안 되는 나이에
로스앤젤레스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몇 달 전에 취임한 베네주엘라 출신으로
볼리바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던 구스타보 두다멜의 지휘로 도이치
그라모폰과 녹음한 말러 교향곡 5번을 손님과 상담중인 루이스의 책상 위에
실례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우정으로 살짝 테이블 옆에 내려놓고 나와
우체국으로 직행한 후 볼일을 보고 나니 전화벨이 울리며 갑자기 고열과
구토가 동반되어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만사를 제치고 달려가니
이런 장난이 아니게 오한과 열로 불덩어리가 되고 말았다. 물수건과
얼음찜질에 약을 주입하고 한참 법석을 피우고 나서야 잠이 들고 열은
서서히 내리기 시작함을 피부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도 힘겹고 어려운 것이라면 늙음이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힘겨운 과정일 때가 다반사다.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람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거나 지독한 고통의 과정을 거쳐서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흔히 통속적으로 우리는 축복하면 좋은 것만 생각하고
떠올린다. 허나 인생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마지막 축복이 있다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고통 받지 않고 평안하게 잠자듯이 죽을 수 있는 그
축복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그래서 필요하다.
진정한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닌 행함이며 진실된 아끼는 마음과 깊은
배려를 동반하는 희생을 의미한다. 하고 싶으면 하고 마음 내키지 않으면
그만두고 하는 것이 아닌 한결 같은 진심 어린 따듯한 마음의 배려와 보살핌
이다. 孝도 다를 바가 없다. 진정한 희생적인 따듯한 가슴에서 옹달샘
물처럼 솟아나는 따듯한 배려의 사랑이다. 밤이 깊어 랩탑을 들고 달려가
몇 페이지의 수필을 마주하고 발길을 돌릴 때는 이미 새벽 5시가 다가오는
시간 위에 거리는 텅 비어 어둠과 정적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랑하라 그리고 인간답게 살아가자 즉 감정에 치우쳐서 할말 안 할말과
육두문자 같은 자신의 인격에 누가되는 언어배설을 함부로 하지 말 것이며
깊어질 필요가 있다. 깊어질수록 인간의 향기는 아름답다. 사용하는 언어
하나 어휘 하나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인격을 나타낸다는
사실이다. 봄날이 아니라 초여름 같은 날씨는 따듯함을 너머 약간 덥다.
이제 봄은 정녕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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