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돌아오는 길

붓꽃 에스프리 2011. 3. 7. 06:34

 

Saint-Saens - Piano Trio No. 1 in F major, Op. 18

1악장 Allegro vivace

-The Florestan Trio -

 

                                       Piz Bernina - The North Ridge, Swirzerland

 

 

늘 근무하던 대로 하지를 않고 지난 1년 교육과정으로 밀리는 주변의 일들과

학교와 직장과 13역을 하려니 늘 그렇듯이 항상 시간에 쫓기는 자신이다.

생각지 못하게 아주 늦게 퇴근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보통 우유와 매운

음식에는 앨러지가 있는 못난 사람이기에 랙토스 없는 우유 두 카튼, 순수

오렌지 주스 두병, 아침으로 먹는 잉글리쉬 머휜 빵, 베이글 빵, 파스타

국수와 딸기와 불루베리 잼, 치즈, 소스와 채소 몇 가지 마켓에서 들고

돌아와 그대로 녹초가 되고 말았다.

 

모든 것을 다 옆으로 밀어놓고 불루베리 케익과 적포도주 한 잔 마시고

그대로 침대로 들어가 자고 말았다. 잠자리도 사나워 어딘가를 갔는데

악한 무리들이 동네로 온다 하여 어느 해군장교와 나는 사잇길로 피신하여

기차역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해군장교를 지나가던 어느 여인이

어서 보았다는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고 가니 해군장교가 그 길로 그녀를

쫓아가 악한들을 피신하던 중 나는 혼자 남게 되면서 잠이 깨고 그야말로

개꿈을 꾸고 말았다.

 

주말 창 밖은 햇살이 눈이 부시다.

직장 가는 길목에 서있는 고풍스런 성공회 건물 앞 포플러 나뭇가지에도

어제 보니 연 초록의 새순이 빠꼼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지 않은가.

정녕 봄이 오고 있씀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일 주일 내내 책과 씨름하고

직장에 돌아가면 늘 새로운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밑에 직원들이 엉뚱한 짓을 할 때는

난감할 때가 많다. 그래도 도닥이며 준엄하게 꾸짖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 직장이다. 세상일이란 모두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기에 때론

엄격한 잣대의 규칙과 규정이 필요하다면 한편 또한 유두리도 필요하다.

 

세월이 가면 누구나 가는 것이 인생의 완성인 죽음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는 영원한 길이다.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죽음도

아름답다. 고통 없이 편안하게 잠자듯이 죽음의 길에 이를 수 있다면

그 또한 대단한 인생의 축복으로 간주하고 싶다.

 

축복이란 틀에 박힌 물질의 축복이나 권력이나 명예가 높은 것이 아닌

아주 소박 한데서 찾아 볼 수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따듯한 한 잔의

커피를 내려 마시고 마주하는 클래식 소품의 선율이 안겨주는 여유도

아주 작지만 존재 앞에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청량제로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축복이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 먹기에 달렸고 가치관과 시각의

기준에 달려 있다.

 

소박한 것에서 단아하나 깊고 품위 넘치는 아름다운 행복의 추구가

의미에 있어서 충만함 그 자체다. 화려한 사치와 오성 호텔이 아니다.

된장찌개 지져서 먹는 소박한 밥상도 행복이다. 또한 영혼이 맑고

순결하고 순수한 사람을 만나 하나의 인연을 아름답게 서로 쌓아

올리는 것도 생애 큰 감동이며 기쁨이요 행복이다.

 

자신에게 절실한 그리움을 안겨주는 대상이 있씀도 축복이다.

그리고 늘 한결 같은 마음과 시각과 가슴으로 바라보며 때론 준엄한

인생의 고언을 하여주는 누군가 있씀도 쓰지만 약이다.

 

자신이 먹는 음식과 식단이 그대로 자신의 건강지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건강한 식단과 식생활 습관도

소중한 우리 모두의 건강지표다. 건강하여야 우정과 사랑도 나눌

수 있다. 봄이 오고 있다. 기지개를 활짝 펼 때다.

 

작은 일상과 소박하고 청빈하며 가난한 영혼의 삶에도 내적인

품위와 좋은 매너와 에티켓와 언행이 일치함이 함께 할 때

더욱 빛난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의 명시 <초원의 빛>

계절이 서서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Splendor in the Grass - William Wordsworth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

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
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
Out of human suffering;

In the faith that looks through death,
In years that bring the philosophic mind.

 

 

초원의 빛 - 윌리엄 워즈워드


한때 그리도 빛나던 영광이
나에게서 영원히 사라졌어라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그 시간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결코 슬퍼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속에 간직된 오묘한 힘을 찾으리라

지금껏 그리고 영원히 존재할
본래의 공감 속에서
인간의 고뇌로부터 나오는
고통을 덜어주는 생각 속에서
죽음을 꿰 뚫는 신앙 속에서
초월적 마음을 가져오는 세월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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