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을 꼬박 새운 밤과 낮..........
하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이 이리도 힘이 들다.
지그마치 보고서 숙제를 네편이나 작성하여야 하였던 간밤과 아침내내...
그리고 거울을 바라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부시시하고 얼굴은 부숙 부숙하고 거지도 이런 상거지가 없다.
세면을 하고 머리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깔끔하게 빗고 보니
조금 사람같아 보일지라도 그래도 이건 아니다
사람같지가 않다.
완전히 홈리스 같다.
집을 나서 운전대를 잡고 보니 전 전 주는 완전히 초겨울의 날씨로 추워서 죽겠더니
훈풍이 불어오고 따듯한 것이 아닌 더위를 느낄 정도의 더운 날씨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오늘은 왜 이렇게 덥냐고 한다.
그런데 주루룩 얼굴들을 바라보니 모두들 부숙 부숙하고 부시시하고
피곤이 찌든 얼굴에 건조한 피부가 눈에 띄게 보일 정도다.
암.....직장다니면서 학교 다니고 살림들 하고 어디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던가....
몸은 하나에 두 세 사람 몫을 살아가야 하니 다들 지치고 지친 얼굴들로 시간만
나면 쉬는 날은 가사 돌보며 세탁하고 그리고 눈을 감고 피곤해 자는 얼굴들.....
그런데 나이가 제일 젊은 k가 불면증으로 한밤 자지도 못하였다며 피곤헤 죽겠단다.
헉.......뭐라고?
이팔청춘인 네가 힘들어 죽겠다면 나머지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냐?
요거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아....ㅇ
아이구야 저도 이제 삼십이 되어간다니까요.
아직고 한참 좋은 때 인줄 알고 살아라
아직도 멀었다.
네가 우리만큼 세월을 살아보아라 그때는 또 이 보다 더할테니까.....
그래도 다 살아가는 것이란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고 별것 아니다.
아 그런데 못보던 너는 누구니?
어디 있다가 왔니?
알야.....알야.....오잉.....그건 또 어느 나라 이름이니?
동구권에서 왔니?
아니 나 프랑스 사람이야.....뭐라꼬?
빨레부 후랑세( 불어 하니)?
위(응).........
꼬망딸레부?
사바 비엥.....잠시 불어가 오고 가고...
한참 시간이 지났을까.......
알야 물어볼게 있어...
뭔데?
요거이 어케 읽고 제대로 정확하게 발음을 하냐?
Etretat...........요거이 말야
모파상 하고 훌로베르와 클로드 모네가 놀던
니네 나라 노르망디 지방에 작은 해안 마을 이름이야..
잘 모르겠어...우리 남편 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아..
뭐라구...........?
니가 요걸 읽어 보라니까.......
니가 어케 읽나 보게시리.....
에뜨레따니 아니면 에트레타 이니....에트라타가 맞아.....
아 그래서 내가 그걸 너 같은 프랑스 사람한테 꼭 물어 보고 싶었어.
나는 에트라타 하고 읽는 데 어떤 사람들은 에뜨레따라고 읽더라구....
그래 엄청 헷갈리더라구.....고마워....
그리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모두들 늘어져 허리가 아파 죽는 다고 난리들 이었다.
아 오늘은 좀 조금 일찍 가자고 하자...
주말이기도 한데......요러고들 있지 않은가........
헉 누구 맘대로 ㅋㅋㅋㅋ
내가 윌리엄스 박사님 한테 물어볼게...
예들아......안되고 30분 더 있다가 가야 한단다.
얄짜 없단다..
어이구 죽겠네 15분 일찍 가나 뭐가 달라.....
흥......고거이 니들 생각이고,,,,,
그런데 이 아저씨가 어디 갔지......하고 나서니
저쪽에서 걸어온다.
그래 예들아 이제 가자.....
아 그런데 왜 이렇게 오늘은 덥냐?
그걸 우리가 어케 알아요....우리도 덥고 피곤하고 죽을 맛인데요.
그리고 어둠이 내리는 길을 달려 돌아와 곧장 샤워를 하니
너무 피곤도 하고 속이 헛헛하고...
피곤에 지쳐서 모두들 먹는 타령을 하던 방금전 학교에서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벨기에 맥주를 마시고 싶다 부터 시작하여서 다양하고 모두들 맥주 타령들 이다.
아서 참아라 다들 할 공부가 태산인데 뭔소리를 ...
시원한 맥주 생각이 모두들 간절하단다....나도 동감인데 참아야지...
참을 忍자 세번 되뇌고 돌아온 길 그리고 지금 이순간 밤도 깊었다.
한 주가 눈깜빡하는 사이에 지나가고
내일부터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밖에는 밤하늘 아래 훈풍이 온몸을 휘감으면서 스쳐간다.
오늘 같이 피곤하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보고 싶은 날은
흑인들이 애절하게 불러주는 리듬 앤 불루스가 더 잘 어울리는 밤이다.
특별히 O. V. Wright 의 음성으로 듣는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가
안성맞춤인 주말 밤이다...
때론 엄마 없는 아이처럼 느껴져요..
때론 엄마 없는 아이처럼 느껴져요
때론 엄마 없는 아이처럼 느껴져요.
집에서도 먼곳....
여기 세상밖은 너무나도 외롭고 차가워요.......
요로콤 롸이트는 흑인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애절하게 가슴을 후벼파고
들면서 불러준다...그래 맘이 무척이나 그리운 밤이지....함께 앉아서 저녁을
먹던 테이블도 이제는 혼자 놀고 있고 맘이 누워 주무시던 침대도 비어 있고
맘이 입으시던 모든 옷들도 그대로 옷장에 걸려 있고......
그리고 이어지는 본조비가 불러주는 할렐루야의 피부 밑으로 파고드는
감성의 파문들 그리고 우리 뫼닮 선생님 한테 딱 어울리는 레너드 코헨 할아버지가
불러주는 바리톤 같은 할렐루야 음유시인 다운 영혼이 흐느끼며 흐르는 강물.....
아냐 ......
꿩대신 닭이라고...신선한 하와이 코나 모카 커피를 내려서 마시자..
작심하고 한 잔을 내려 살짝 마시는 우유 넣고 마시니 으악.....요거이 뭐야
넘 향기가 좋고 맛이 혀끝을 유혹하며 스쳐간다. 베이글 빵에 크림 치즈 하고
랑데뷰를 시키고..
간밤 내 님과 수화기를 잡고 지구끝에서 지구끝으로 잠시 영혼의 교감을
하던 시간들이 감미로운 추억과 위로로 스쳐간다. 밤 깊이 불어오는
훈풍이 봄날을 더 애상의 산책로로 손을 다정하게도 잡고 걸어간다.
창문 밖에는 나의 둥이와 뫼닮 선생님과 매스터 선생님도 일목 선생님도
내님과 벗님들도 바라 볼 수 있는 달은 휘엉청 밝고 밤이 깊었다.
우리 뫼닮 선생님께서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선생님, 저 여기 있어요 하고 시공간을 뛰어 넘어 말씀을 드리니
개얀타 나 혼자도 잘논다 걱정 말거래이 하시며 벡만불 짜리 살인 미소를
슬쩍 씨익 보여주시면서 나 간다 나중에 보자 하신다.....
그 사이에 모노로그는 백지에 이렇게 자리를 펴고 있었다.
5주후면 이 긴여정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그리고 잠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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