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결정적인 시험이 끝난 지가 이제 사흘째 되었다.
아직도 머리가 띵하고 맑지가 않아 집중이 잘 안되어 손을 놓고 있다.
피곤해 잠시 카우치/소파에 누웠다.
다시 일어나 아래의 인용된 목로주점 아우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혼자 마음으로 ‘그래도 나는 이제 잊혀지고 싶다’고 독백을 하였다.
“누구엔가 이름조차 불려지지 않고 생애를 마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새벽 길을 걸으며 나무와 풀,
그리고 꽃들에게 나직하게라도 이름을 불러주기로 했다.
특히 한해살이 풀이나 꽃은 더욱 잊지 않고 이름을 불러 주기로 했다.
그것이 이지상을 잠시나마 아름답고 상쾌하게 꾸며준 수고의 최소한 답례라고 생각했다.
분꽃, 개쉬땅 나무, 장대여뀌, 그령, 각시취, 자주꽃방망이,..
이렇게 호명하는 내 입에 조용히 고이는 푸른색의 맛.
빙그레 미소 짓는 작은 꽃 얼굴들”
맞다.
누군가에게 이름 조차 한번 불려지지 않고 한 생애를 맞추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지난 과거로부터 잊혀지고 싶다.
그 모든 스쳐간 인연들 그리고 발생하였던 모든 작고 큰 일들
그 모든 과거의 잔영에서 그저 무심코 모두 잊혀지고 싶다.
이팔청춘도 아닌데 이쯤 살아온 생의 언덕에서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을 잊고 살아온 세월이 아득하고
세상에 대한 모든 욕심과 기대를 버리고 살아온 소박한 삶이 아득하지 않은가?.
파란 하늘에 물들을 수 있고
들꽃 한 송이에 감동하고
스쳐가는 바람결에 귀 기울여 바람의 이야기도 듣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 가슴에 담고
그리워 할 수 있는 진정한 그리움 하나 영혼 깊은 곳에 있으면 되었지
더 무엇을 바랜단 말인가
남은 인생은 내게 주어진 축복 아름다운 인연들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진정성 있는 작고 소박한 일상으로 채우고 싶다.
가끔은 세상을 바라보노라면 구역질이 날 정도다.
듣도 보도 못한 시골의사 박경철이란 젊은 놈이 누구인지 뭐 하는 인간인지 몰라도
안철수란 사람을 포옹하고 그가 서울시장출마를 안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였다
하여 눈물을 만인 앞에서 짜고 가관도 아니다. 그렇게도 인물이 없는 것일까?
그런가 하면 온라인 상에서 조회수 160만인가 넘었다는 어느 인간이 전처가
재결합을 원하지 않는 다고 자기 부모님 집에서 부모님 앞에서 칼로 일곱 번이나
찔러서 살인을 하고 사라졌다 한다. 이 잡놈 또한 인권변호사를 자칭하는 사기를
쳤다 한다. 세상에는 그뿐이랴 비일비재한 것이 사람이 아닌 소이 자칭 잘난
년 놈들이 그 얼마나 많던가? 구역질이 날 정도다.
자칭 시인이라고 글마다 제가 저를 시인이라 부르고 달고 다니는 인간부터
자칭 제가 저를 사진작가요 무슨 사진작가협회 회원이라면서 떠벌리는 인간
사진이 뭐 예쁘기만 하면 작품으로 착각을 하는 지 그저 평범한 카메라 앵글에
담긴 보통사진에 불과한 것 거저 주어도 쓰레기통에 처넣을 것들을 갖고 꼴 갖잖은
자만과 허세를 부리지 않나 세상에는 별별 인간들이 다 있다.
물론 진정성 있는 글을 쓰는 작가내지는 시인도
작품성 있는 사진을 작품화 하는 사진작가도 극 소수 만날 수 있었지만
다 어쩌면 그렇게도 잘났는지 세상에 자칭 못났다는 사람을 만나 본적이 없다.
난척하고 교만하고 꼴 갖잖은 년 놈이 아닌 자칭 나는 바보라고 하는 인간다운
향기 나는 사람을 이 험한 세상에서 진정 만나보고 싶다.
겸손의 미덕을 알고 인간다운 삶의 가치관과 진정성 있는 인간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아는 사람다운 사람이라면 적어도 척을 할 리도 만무하다.
별것도 아닌 인간들이 눈꼴사납게 잘 난척하는 데는 구토증을 느낄 정도다.
아무리 잘난 인간도 아니 사람도 죽을 때는 다 어디서 어떻게 죽느냐 정도의
차이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즉 잘난 인간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죽을 때는 다 동등하게 똥 오줌 기저귀에
지리고 죽는다. 그뿐이랴 때로는 욕창에 그 처절한 비인간적인 고통의 터널을
지나가며 투병을 하면서 죽음을 맞이하여야 하는 것이 삶의 진실이다.
그 누구도 미래를 장담 못한다.
더 더욱이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늙을 것인가는 단언을 할 수 없으며
치매에 걸리지 말라는 법도 없고 노망 떨지 말라는 법도 없다.
세상에서 늙는 것과 평안하게 죽음이란 축복을 받는 것만큼 어렵고도
힘든 일이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흔히들 말을 하지 않던가 죽는
복도 타고나야 한다고 다 거저 하는 말들이 아님을 인생의 이 시점에서
깨닫고도 몇 번을 깨닫는 일이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인간이다.
잘났어도 잘 알아도 그저 겸손한 처세와 언행이 바라보기에 아름답다.
척하는 것만큼 교만하고 안하무인이 없다면 얼굴이 빤히 처다 보이는
일이다. 눈 가리고 아옹이 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참된 삶의 진실이다.
처음도 마지막도 겸손의 미덕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 아름답다.
부질없는 인연들로부터 이제는 잊혀지고 싶다.
이제는 남은 인생 다만 조용히 소박하고 단아하게 사랑하는 극소수의
참된 인연들과 이지와 지성을 함께 나누고 함께 하며 사랑과 위로와
기쁨이 되어주는 그리고 되는 삶을 세상에 없는 듯이 묵묵히 살고 싶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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