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6시 20분 전화벨이 울린다.
바지 주머니 속에 든 전화기를 급히 꺼내 받으면서 S인줄 알았다.
그러나 첫음성을 듣는 순간 S가 아닌 Y였다.
"Y 니?
지금 어디 있어?
나 지금 여기 있어...
그럼 다음에 전화 할까?
아니 괜찮아 계속해..
순간 수화기 넘어에서 말을 못하고 감정이 복받쳐 Y가 흐느껴 울고 있다.
순간 나 또한 뭐라고 말을 하여야 할지...........
그리움과 복잡한 감정들이 순간 복받쳤나 보다....
내가 네 마음을 안다.
괜찮아
다 서로가 사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이해한다
너는 너대로 바쁘고 나는 나대로 늘 바빠 단 한 순간도 시간의 여백이 없고
얶매인 일상이다 보니 우리가 서로 그동안 만날 수가 없었던 것이지....
뭐 다른 것이 있어..
그렇다고 우리 마음이 변하였겠니...
나 똑같은 사람이다.
단 한순간도 내가 너를 잊은 적 없다.
다만 마음의 여백이 없어서 조용히 있었어.
몇일전 몸이 아파서 S 사무실에 가서 네가 보고싶어서 네 안부를 물어 보았지.
아무개가 암수술을 한지가 얼마인지도 모르는데 아직도 가보지를 못하고 산다.
H 선생님 비명횡사 하신 것 아니?
알고 있어 선생님 장례식에 다녀왔어.
글쌔 왜 산에는 가셨는지 나는 아직도 그게 슬프고 황당하다.
그 착한 양반이 그렇게 가시니 뭐라고 할 말도 없더라.
무척이나 그리운 분이신데......
말을 할래니 자꾸만 이렇게 눈물이 나오네....
아무개야 괜찮아 내가 네 마음 다 안다.
내 마음 변하지 않았다.
너를 잊은 적도 없고 염려마라 사랑한다
나도 마찬가지야
잊은 적 없고 사랑해 언제나 처럼
언제 올라 가게 되면 전화할께
어르신께 안부 전해줘
그래 알았다,
몸조심하고 잘살거라
늘 잊지 않고 있으니 염려마라.
사랑하구 잘있어
응 나도 마찬가지야 잘있고 건강하고 사랑해.."
그리고 수화기를 접었다
돌아오는 길 차에 만땅꼬로 최고 악테인이 높은 것으로 기름을 채우니
48불이 나왔다, 이제 또 한달 견디는 것이다. 책방에 들려 행여나 좋은
소식이 있나 하고 물어보니 좋은 소식이 있단다.
한국에 부탁한 법정 스님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헌책을 구했다는
이메일이 왔단다. 다음달 초에 주문한 책들과 함께 보내준단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 한권을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내가 자판기를 두드려 문장을
베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한 영혼에게 영혼의
소통과 교감 또한 마음의 선물로 <아름다운 마무리> 한권을 보낸 것
처럼 보낼 생각이다.
책방 매니저 말이 누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찾았단다.
아 그런데 선생님께서 그렇게 그 한권의 내용을 나누시는 것을 알았더라면
책을 찾던 분에게.....................참 아쉽네요.
선생님,
지난번 오셔서 저에게 말씀 해주신 명암과 대비를 몇날을 두고
제 작품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하나를 알고 둘을 몰랐지 뭡니까....
눈을 넓히려면 남의 좋은 작품 많이 보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냥 되는 것은 절대로 없어요.
문학도 클래식 음악도 사진예술도 그림도 늘 공부를 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직업이든 교양이든 말이지요. 좀더 좋은 작품 많이 보시고
접하시고 더욱 공부하시고 정진하세요. 더 좋은 작품 분명히 나올겁니다.
갑니다....다음달에 봅시다.
아.....네......선생님 잘가세요.
발길 돌려 나와 귀가 했다.
문득 Y와 몇해전 봄날 4월 와인을 한병 차에 싣고 멀고도 먼 여행길에
함께 올라 쉬어 가면서 바라 보았던 들꽃들 푸른 창파의 태평양 연안들이
영화 휠름처럼 스쳐가며 못다한 그리움에 그 여행중에 선물로 건네준
까만 구두를 다시 꺼내 보았다.
피곤해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옆에 집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요란하지만 피곤해 잠이들고 말았다.
일어나자 마자 소피를 보고 수화기를 돌렸다.
오늘 안돌리면 다음주 초나 될테니 뭔 일이라도 있는 줄 알고 걱정하면
어쩌나 싶어 아니야 해야 돼 하고 수화기를 돌리니 한참 신호가 간 후
지구반대편에서 그리운 음성이 들려온다.
오늘 전화 안하면 또 한주인데 걱정할까봐.....
그래 기다렸다 올때가 되었는 데 하였지....
별일 없니......?
별일 없어요. 그날이 뭐 그날이지 뻔한 일상....
나도 잘있다.
좀 변화가 생겼어.......
좋은 일이네 뭐....
그런데 그저께 서울서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었지.....
노인네가 아들이 보고 싶으셔서...
체중이 늘었다 하시면서 오른쪽 무릎이 아프시다 하시고 뭐를 부치고
다니시는 데 도움이 된다 하시기에 그말 끝에 당장 체중 줄이시라고
말씀드렸지....체중이 늘면 당연히 관절부분에 무게가 실려 더 아픈 것
뻔한 일이고 혈압 올라가고.................
어서 들어가셔
알았다
내일부터 근무날 이야요....
그래 사랑한다.
잘있거라
사랑하구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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