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 첫날 일기변화로 친구 J가 기침을 하고 힘들어 하더니 남의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온종일 골이 지끈거리고 바튼 기침이 나고 목이 간지럽고 죽을 맛이다.
아파도 아파 할 수도 없는 처지이니 그래도 살아야지 하고 말았다.
호박 반토막 남은 것은 그동안 바쁘게 사는 일상이다 보니 잘못하면 썩힐 것 같아
문득 생각도 나고 남은 호박과 김치와 양파 썰어 넣고 고추장 풀고 계란 깨넣고
비도 오는 날도 아닌데 저녁나절 외출직전 후다닥 부침개를 만들고 말았다.
살다보면 어느날은 한국분들이 외국을 여행중에 김치나 고추장이 먹고 싶어 죽을 것 같듯이
어느날은 빵에 후추냄새가 나는 샌드위치용 패스츠라미나 햄등을 넣고 한입을 물고 한잔의
커피나 우유를 마시고 싶어져 미칠 것 같은 날이 있다. 한국분들이 생각하면 저 맛없는
차갑고 뻣뻣한 빵음식을 뭔맛으로 먹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 그저께는 차가운 빵으로 패스츠라미 샌드위치를 만들었 요기를 하고 나니 아이구야
이맛 이제 살것 같다 하면서 하와이산 커피를 한잔 내려서 슈베르트 곡과 함께 음미하니
그저 뭔가 헛헛함을 더는 느끼지 않아 마음이 평안하였다. 오랜 생활습관이 이렇게 무섭다.
서양사람으로 산 세월이 모국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던 시절의 몇곱이다 보니 입맛은 물론
생활습관과 가치관 그리고 시각도 모두 변하여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지난 5 - 6년은 한국 음식문화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시도와 실패를 반복해가며 터득한 한국음식 맛내기 어린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 맛을 기억하면서 고수들의 이야기를 국제전화로 귀담아 듣고 적어 두었다가
시도해보고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나만의 손맛이 담긴 포기김치,
막김치, 깍두기, 총각김치는 물론 부침개나 각종 한국음식을 이 서양 사람 구미에 맞게
짜지 않고 지나치게 맵지 않고 정갈하고 깔끔한 맛을 내게 되었다. 그래 아는 분들에게
마음의 선물로 주면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하다며 아깝다고 마신다.
1.5세로 이제 중년기를 넘어가는 나에게 한국 음식문화를 전해줄 사람이 없다.
중년기를 향해가는 2세들은 서양음식으로 상을 차리는 형편이고 3세들은 아예 서양사람이다.
2세는 겨우 인사나 한 두마디 한국어로 할 줄 알고 3세는 한국말을 아예 못하는 현실이다.
자기들 아빠 엄마가 영어를 모국어로 태어난 사람들 이기에 더욱이 그렇다. 때론 나도
무척이나 헷갈린다. 온종일 영어로 직장생활을 하고 퇴근해서 여기 블로그나 들어와야
모국어 한국어를 사용하게 된다.
하여 가장 힘든 것이 띄어쓰기와 어순이다.
나도 모르게 한국어 문장에서 부사 형용사를 뒤죽 박죽 앞뒤로 뒤섞어 자판기 두드리고
다시 읽어 보아도 스스로도 이상하다. 하여 서너번을 수정하고 하여야 한다. 때론 어떤
새로운 요즘의 어휘는 아예 뭔소린지 읽기는 해도 뜻을 모르겠다. 어떤 때는 뭔가를
한국분들이 물을 때는 차라리 영어로 설명을 하는 것이 더 쉬울 때가 많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어휘가 생각이 안나기도 하고 뭐라고 설명을 할지 모를 때가 가장 힘들다.
매주 내 어른하고 전화로 소식을 주고 받다가도 때론 말이 막히고 어휘를 몰라 설명을
하지를 못하고 만다. 그런 때는 미치고 팔짝 뛸일이다. 그런데 얄궂게도 얼마 있다가
불현듯이 그 하고 싶었던 말이나 어휘가 생각이 나는 것이다. 이미 때는 늦으리다.
여기다가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하게 되면 그야말로 가관치도 않다.
이말을 하다가 저말을 하고 한국사람을 만나서 엉뚱하게 말을 하다 말고 스페인어로
쏼라 대는 해프닝을 벌린다던지 다문화속에서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세계적인 지도출판사가 2012년 개정판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 하였다고 한다.
하여 오늘 한국어 온라인 매체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래 나는 양평근처 서울부터 울산 부산
후쿠오카, 히로사끼, 아오모리 하꼬다데 북해도 삿포로를 붉을 펜으로 표시를 하였다. 블로그 이웃
되시는 벗님과 관계되는 도시들 이기 때문이다. 독도도 타케시마 라고 함께 병기한 것이 육안으로
여기서도 보인다. 대마도가 지도로 보아도 한국에 더 가깝고 제주도 보다 더 가까운데 어떻게
일본 땅이란 것인지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생각하면 억울하다. 국력이 강하면 한국 것인데 싶다.
일기변화 일교차가 심한 우리 지방이라 밤이면 요즘도 16도다.
그러니 매일 바튼 기침에 골이 지끈거리고 컨디션이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 두사람이 기침을 하고 죽을 맛이래야지 싶은 나날이다. 너무 골이 아파 약은 그렇고 커피를
따듯하게 내려 설탕은 사용을 하지 않으니 크림대신 우유를 부어 마시고 목을 축이고 있다.
기침이 나고 목이 탁하고 골이 지끈거린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살아야 하는 인생이다.
쓰러질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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