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마치고 돌아오니 문득 최헌이란 가수가 별세를 하였다는 비보가 온라인에 올라왔다.
작고한 분이 함경도 태생인지도 기사를 읽고서 처음 알았다.
문득 이북이 고향이란 그 하나에 왠지 모르는 쓸쓸함이 엄습하였다.
분단의 슬픔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 민족이 아니던가.
연예인으로는 참 성실하게 살아온 드문 사람 가운데 한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아직도 한참 더 살아야 할 나이에 식도암이란 병명으로 생을 마감한 참 성실한 사람
그가 자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말이 건강들 하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렇다.
건강을 잃으면 세상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을 하면 무엇할 까 싶다.
문득 그의 죽음 앞에 지나간 모국에서의 유년시절이 그리웠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과 모국이다.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떠나온 모국 이제 서양인이 되어 살아온 세월도 너무나도
많은 세월이 흘러 모국은 너무나도 먼 이역으로 내 영혼 한 가운데 다가온다.
피부치 하나 없는 낯선 땅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언어와 문화도 낯선 땅이 되고 말았다.
아오모리를 상징하는 에도 시대의 히로사끼 성채
봄날의 히로사끼 성
히로사끼 성
겨울 석양속에 히로사끼 성
아오모리만에서 바라본 아오모리 시 전경
아오모리의 새로 건축한 역사 건물
아오모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동북쪽으로 날아가야 하는 위도가 북한 청진 정도 되는 곳이다.
간밤은 멀리 일본 동북지방 즉 도호쿠에 있는 북해도로 가는 길목의 항구도시
아오모리 일본에서도 사과명산지로 유명한 곳에 계시는 벗님께서 귀히 안부전화를 주셨다.
사람사는 곳은 어느 곳이고 정도의 차이뿐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피부와 언어가 다를 지라도 아니면 국적이 다르고 인종이 달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정을 주고 더불어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이야기를 하였었다.
한국인 이라고 한국인을 진정 애틋하고 진심으로 소통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 어느 것 보다 도 큰 착각이라고 말을 하고 싶다.
내 자신 일생동안 살아온 경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명백하게 이야기를 하여주고 있다.
국적과 언어도 다른 이방인이 베풀어주는 진심어린 사랑이 더 크고 더 한결 같고
결코 변함없는 경우는 얼마던지 주변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의 정과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요점이다.
자신이 낳지도 않은 한국인으로 태어난 한 영혼을 거두어 주신 우리 파파가 내개
일생동안 베풀어주신 절대적인 사랑을 생각하여도 그렇다. 정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른다. 혼신을 다 바쳐서 사랑하는 마음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진정
한 인간의 심연으로 부터 생성되는 일이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조건없이 또한
아낌없이 주고 나누고 싶은 마음 따듯한 손길로 잡아주고 붙들어 주고 싶은 마음
그 모든 것을 어떻게 필설로 다 할 수 있을까 싶다.
거의 반세기를 친조카처럼 생각하시며 아껴주시는 우리 엉클 하곱도 구소련 연방인
터어키 옆에 나라 초기 기독교도의 한 민족인 아르메니아 공화국에서 오신 분이시다.
마치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인 숙적이듯이 터어키 정부가 대학살을 벌렸던 역사적인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민족 아르메니아 인 이시다. 단 한순간도 그분들도 나도
서로를 잊어본적이 없다. 서로 이웃으로 살다가 서로 멀리 떨어져 산지도 10년이
넘어가도 우리는 서로를 결코 잊어본적이 없다. 매년 어김없이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에는
꼭 안부를 전해드리면 언제고 시간이 나면 기다리고 있으니 오라는 전갈이다.
외지에서 살아가는 동안에 친부모 형제도 아닌 남남끼리 정이 들어 피부와 인종과
국적을 넘어 진심어린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
칭구의 일본에 계신 지인들을 생각하여도 그렇고 아오모리에 계신 벗님의 자녀분의
양부모님 두분을 생각하여도 인간의 참된 사랑이 얼마나 위대하고 축복인지는
간단히 몇줄의 필설로 설명이 가능한 일이 절대 그리고 결코 아니다. 겪어보지
않고는 그 애절하고 절실한 심연의 승화된 높고 깊은 사랑을 표현할 길이 없다.
참된 인간의 사랑은 위대한 정신적인 유산이다.
세상은 넓고 가볼만한 곳 또한 그 끝이 없다.
모두가 건강이 허락될 때만의 이야기요 열심히 젊어서 피땀흘린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의 진실이다. 북해도로 가는 길목 청정해역으로 해산물이 풍족한
항구도시 아오모리의 에스프리 위에 모찰트의 피아노 소나타 5번 전곡을 굴다의
연주에 실어본다. Piano Sonata No.5 in G major, K.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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