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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임종 그 골고다로 가는 길

붓꽃 에스프리 2012. 11. 22. 07:37

나는 길이요 생명이니라...........

 

 

사진 출처 - 내 인생의 지기 칭구 진경산수



11월 18일 일요일 주일날이 이 지상에서 사랑하는 모든 혈육들에게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한 날이다.

그리고 다음날 부터 병상에 환자는 반 무의식 상태에 들어갔다. 무의식 상태에서도 가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음성과 이야기를 알아 듣고 눈을 게슴추레 떠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조차도 할 수가 없는

상태에 들어가 있다. 점차적으로 임종을 향하여 가고 있씀을 인지할 수 있다.

 

이 보다 더 가슴 아프고 비통하고 슬픈 목격이 인생에서 있을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하나 하나 빼놓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슬픈 운명

이 보다 더 참혹한 일은 이 세상에서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불치병으로 생을 마감하여야

하는 과정이 죽음에 이르는 길 가운데서 가장 우리 모두의 가슴과 영혼을 송두리채 무너트린다.

 

의사처방과 지시대로 통증을 완화해주는 약을 시간에 맞춰 투여하고 옆에서 24시간 지켜보는

과정 참담함에 차라리 마음이 차분해진다. 모든 것을 받아드리고 인식하며 함께 마지막 숨결

까지 손잡고 걸어가는 길 그 경계선에서 우리는 천상에 계신 절대자의 품안에 안겨주어야 한다.

 

이 참담함은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냉엄한 현실이란 사실을 우리 모두 살아 있는 자는 깊이

인식하여야 한다. 나 아니면 너, 나 아니면 당신, 그대 아니면 나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아니면 걸어 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그런 고난의 길이다.

 

나흘밤을 병상 곁에서 밤을 지새우며 보내고 있다.

꼬박 꼬박 시간 맞추어 투약하고 큰 아이는 등 떠밀어 출근시키고 작은 아이는 아예 한주를

쉬고 나는 아예 3주를 병가를 내고 우리 셋은 이렇게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임종을

준비하며 병상을 지키고 있다. 누구의 고통이 더 크고 작다고 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는

가슴이 산산조각이 난 상태에 있다. 더 더욱이 작은 아이와 가장 걱정하는 것은 큰 아이가

너무나도 충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어서 누구 보다 나를 고민하게 만들어 기도중이다.

 

큰 아이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 해달라고 간절히 간절히 지극히 높으신 분에게 기도로 간구중이다.

엄마가 죽으면 가장 엄마가 보고 싶을 것 같아 미치겠다는 아이 충격에 혈압이 높아지고 있어

나를 무척이나 고민하게 만든다. 이제 아이들이 고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고아가 된 내가

이제 이 두 아이들을 데리고 남은 인생을 또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다. 뒤란 정원에 연분홍

장미가 슬프도록 아름답게 피어 있다

 

이 고난을 이기고 우리는 굳굳이 살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충격에서 우리가 벗어나려면 많은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3개월 사이에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한 사람도 아닌 두 사람을

영원한 이별을 하고 떠나 보내야 하는 기구한 운명 앞에서 그 어떤 할말도 없으며 어떤

말도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다만 묵묵히 임종을 기다리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다가오는 영원한 이별의 순간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독하게 하는 것 이외는 답이 없다.

 

우리들의 슬픔을 어찌 다 말과 글로 표현이 가능하겠는가 싶다.

두 아이의 슬픔을 헤아리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이를 악물고 참고 또 참는다.

나의 슬픔을 헤아릴 염두 조차 지금은 낼 수가 없다. 아이들은 사랑하는 엄마를 영원히

이별을 하여야 한다. 이 기구한 운명 이토록 가혹하고 인생이 잔인할 수 있다는 현실이

비통할뿐이다. 골고다로 가는 길이 이토록 가혹할까 싶다.

 

하나님,

우리 하나님.............

우리 모두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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