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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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임종

붓꽃 에스프리 2012. 11. 23. 11:28

 

 

 

 

어제 아침 큰 아이가 병상 곁에서 24시간 머물고 잠을 자고 하던 나에게 찾아와 출근을 하여야

하느냐고 물었다. 걱정 말고 출근하고 만약에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할테니 그런줄 알라고 하였다.

월요일 부터 시작한 증상이 악화 되어가고 있씀을 인지 할 수가 있었다.

 

작은 아이도 한주를 쉬기로 하고 있었기에 둘이서 병상을 지키고 있었다.

잠시 작은 아이가 외출을 한 동안 혈중 산소를 조사 해보니 산소 함량이 떨어지고 있씀을

알 수가 있었고 그 결과 손톱 밑이 점차적으로 파래지고 있었다. 급히 직장에 있는 큰 아이에게

전화로 서두르지 말고 돌아오라고 연락을 하였다. 작은 아이와 병상을 지키고 있는 동안

시간이 흐를 수록 혈중 산소가 점차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큰 아이가 임종을 못할까 보아

가슴을 졸이고 있는 동안에 다행이 도착하였고 기다리고 있던 다른 가족들이 도착하였다.

 

구노의 <아베 마리아>를 임종을 맞이 하며 잔잔히 흐르게 하고 각 방문의 창문을 조금 틈을

내어 열어 놓고 각방에 불을 켜놓았다. 우리 미국인들의 관습에서 영혼이 천상으로 떠나는

데 길을 열어주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병상에 환자는 기독교도 였지만 캐톨릭

교도인 도착한 다른 가족이 캐톨릭 식으로 기도문을 올리고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바치는

동안 우리 모두는 큰 아이의 고교시절 둘도 없는 친구와 더불어 임종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지막 숨결이 멈추고 내가 먼저 그리고 큰 아이와 작은 아이 순서대로 앞 이마와 양볼에

이 지상에서 사랑의 마지막 굿바이 키쓰로 임종을 맞았다.

 

작은 아이는 오른손을 잡고 나는 왼손을 잡고 성경 위에 잡은 손을 언져 놓고 몰아 쉬는 숨결을

지켜보며 매 순간 순간 박동이 늦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마지막 숨결을 확인 후 관계 기관에

연락을 취하고 장의사에 연락을 취하고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동안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아주 친한 친구들이 1시간이나 되는 먼 거리 다른 도시에서 달려왔다. 장의사에서 시신을

모셔 간 후 아이들의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큰 아이의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은 14년만에 만나는 일이 되었다. 벌써 애 아빠가 되어 있었고

머리도 많이 빠져 세월이 참 많이 갔다 싶었다. 이방인인 이 친구는 자기 삼촌이 암으로

지난 5개월전 2년간의 투병 끝에 죽은 이야기와 더불어 얼마나 힘든 시간을 주변 사람들이

보냈으며 사촌 형제들이 자신들의 아버지에게 얼마나 불효 하였었는지 이야기를 하였다.

 

작은 아이는 이제 26세 그 아이의 학교 절친은 34세로 한국에서 쌓아 올린 사회 기반을

모두 버리고  단 하나의 사랑을 위하여서 7년전에 건너온 애기 아빠다. 그럼에도 영어를

참 잘한다 싶었다. 마음이 열린 사람이라 연령의 차이를 따지지 않고 인생의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참 진실한 친구로 막내 동생 같은 작은 아이와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세상은

참 아름다운 영혼을 소유한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추수감사절이 바로 턱밑에 와 있어 새벽 1시가 되어 아주 먼길을 다시 돌아갔다.

고인이 떠난 빈 침대 위에 평소 사용하였던 성경을 놓고 이부자리를 개어 올려 놓았다.

비로서 자정이 넘어 추수감사절이 되어 우리는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이토록 참담한 추수감사절이 인생에서 또 있을 까.........

우리 미국인들 가정 가정 모두 사랑하는 이웃들과 친구들이나 친지들과 함께 정과 사랑을

나누고 일년동안 살아 온 모든 것과 과정을 감사하는 날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조용히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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