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봄은 멀었지만 봄이 기다려진다.
베토벤의 크로이쩌 소나타를 휴무 첫날 이렇게 듣고 있노라니 마음이 평안해진다.
모든 스트레스에서 도피처라고 하면 말이 될까 싶다.
일상에 지치고 때론 힘든 내면적인 문제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역할을 하는
안락의자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앤 소피 뮤터의 바이올린 선율과 환상으로
어우러지는 램버트 오키스의 감칠맛 나는 깔끔한 피아노 반주는 한없이 감미롭다.
마치 따듯한 봄날 수선화가 피어나는 들판 언덕 위에 피어 오르는 아지랭이 같다.
Beethoven - Violin.Sonata.No.9.Op.47.kreutzer.
Anne-Sophie Mutter - Violin
Lambert.Orkis - Piano
40은 넘었을 사내가 갑자기 샤워장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닫아 아니 어디다 소변을 하는 생각이 스쳤다.
롸저를 불렀다. 가서 문을 두들겨 보라고 하였다. 행여 소변을 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냐 아냐
화장실이 옆에 있는 데 그럴리가 없지 하는 동안에 롸저가 문을 두드리고 안에 누가 있느냐고 하니
그렇다고 답을 한다.
얼마후 사내가 눈이 시뻘거재서 나오고 있었다.
순간 아차 싶었다. 사내는 차오르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샤워실로 뛰어 들어가 흐느껴 울고 있었던
것이었다. 얼굴이 붉었다. 슬픔을 술에 기대고 있었던 것이다. 사내는 90이 넘은 아버지를 아빠라
부르면서 눈물을 쏫고 있었다. 귀에 스쳐가는 어휘 아빠.......................아빠...................
아버지가 아닌 아빠...............
어떤 백발의 칠순이 곧 목전에 다가오는 사내는 90이 다 되어가는 노친네를 엄마라 부르지를 않나......
모두가 너무나도 낯선 언어들 이었다.
S는 입안으로 자꾸만 아빠...........아.......................빠 하고 자신도 되뇌어 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낯선 언어 아빠 순간 왠지 원인 모를 슬픔이 저 깊은 곳에서 차올라 오고 있었다.
아빠와 엄마가 없는 자식들은 그 어느 누구도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설령 사생아 일지라도 씨를 뿌려 놓은 애비란 사내놈이 있을 테니 말이다.
아빠를 눈이 시뻘개지도록 울면서 바라보는 사내는 쓸쓸한 뒷모습을 남기면서 저멀리 긴 복도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아빠와 이별을 준비하면서...........
아빠 아빠 엄마 엄마라고 부르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무슨 낙서를 이리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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