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아 나 어떻해

붓꽃 에스프리 2013. 6. 18. 13:27

 

 

오늘은 현장 교육의 최종 필기 시험을  맞추고 니콜과 셔윈은 내일 있을 국가고사

때문에 하루를 맞추자 마자 급히 자리를 비우고 떠났다. 나는 고속도로를 달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간밤 시험공부로 2시간만 잠을 잤다.

집으로 들어서자 마자 작은 아이로 부터 곧 오겠다고 전화가 왔다.

 

어저께가 아버지 날 이라고 드니가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였었다.

작은 아이에게 너희 두 사람 5월과 6월에 졸업하고 근무 때문에 저녁도 사주지도

못하였는 데 오늘은 너희들 마음으로 아버지날 기념은 충분하니 엉클이 대신

저녁을 사줄테니 먹고 싶은 음식을 먹되 가고 싶은 식당으로 값은 생각말고

가라고 하였다. 가다 어느 중간 지점에서 길가에 주차를 하였다.

 

회를 먹고 싶다며 별 네개 받은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라고 하였다. 평소에도 손님으로 바글 바글 하여 앉을 자리도 없는 집이라고 한다.

여하튼 우리 미국 태생의 작은 아이가 어찌된 일인지 한국 음식을 나 보다 더 잘알아

나는 알지도 못하는 한국 요리들을 서슴없이 국순당 막걸리와 함께 주문한다.

 

더 기가 막힌 일은 멍게 까지 알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맛 가운데 하나가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 하는 멍게다.

그 알카리성 높은 이상한 맛이 지독히 싫다.

 

저녁을 맞추고 돌아와 작은 아이에게 전화기 배러리 충전하는 선을 건네주고 내일

찾으러 간다고 하고 들어와 생각하니 아뿔싸 어제는 미쳐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이

생각나 그 자리서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소중하고 소중한 지난 가을 돌아 가신

노모님의 생전 모습이 담긴 귀한 사진 몇장이 어제 전화기를 세탁기에 넣고 빠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는 통에 모두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쏟아지는 눈물과 절망감을 감당 할 수 없어 아버지 헨리와 이야기를 나누다 말고

나는 벙어리가 되어 잠시 수화기를 들고 있다 뜨거운 눈물을 쏫고 통곡을 하고 말았다.

내가 캔버스에 유화로 옮겨 그리려던 어머님의 손과 발을 찍은 사진들은 물론 소중한

또 다른 노모님 맘의 사진들을 영구히 잊어버리는 비극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세상 어디에 가서 그 고귀하고 성스런 노모님의 손과 발과 평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구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렇게 슬픈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 회한의

상처와 아픔과 절망을 어찌 살아 숨쉬는 남은 일생동안 감당 할 수 있단 말인가.

 

아....................... 미처버릴 것만 같은 일이다.

어쩌다 이렇게 돌이 킬 수 없는 실수를 하여 이 지상에서는 두번 다시 구할 수 없는

귀한 돌아가신 노모님의 모습이 담긴 귀한 자료가 되는 사진들을 잃어 버렸단 말인가.

어쩌다 이런 어이없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였단 말인가 죽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