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가을 휴가 나흘째

붓꽃 에스프리 2023. 10. 8. 14:38
 
 
 
 

지금은 수요일 밤 10시 40분이다. 아직도 실내 거실은 온종일 햇살이 들어 살짝 덥다.

시작했다 하면 세월이란 것이 날아가는 느낌으로 와닿는 요즘이다. 오늘이 벌써 10월

초닷새니 말을 다 했다 싶은 느낌이다. 단풍과 수확의 계절의 시작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여기 미국도 단풍 최고 12대 관광지를 온라인 뉴스에서 소개하고 있는 계절이 되었다.

10월의 시카고는 노란색으로 전 도시가 새로운 계절의 옷을 입는 계절이다. 그런가 하면

토론토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나이애거러 폭포 가는 길목의 포도주 생산지나 주변의 경관도

빼놓을 수 없는 계절이다. 그중에 백미는 단연 캐나다 쪽에서 바라 보는 나이애거러 폭포다.

미국 서부 북부 캘리포어니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1번 태평양 고속도로나 오리건주의 해안가나

시애틀이 있는 워싱턴 해안가와 산악지대 정경들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단풍하면 미시간주나

뉴잉글랜드 지방이나 중부 가까운 로키산맥이 지나가는 콜로라도 주나 동부 버어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산악지대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주말 근무를 하는 동안에 잠시 옆 부서를 가니 제나가 열심히 버마 출신으로 싱가포르에서

대학교를 나온 에이프릴이 백김치를 만들어 먹고 싶어 담그는 법을 묻고 있었나 보다. 순간

내가 지나가니 바로 여기 전문가가 왔다며 너스레를 떤다. 한국 김치를 너무나도 좋아해

정기적으로 마켓에서 구입해 먹는다고 한다.

그러기에 "예야 김치도 수십 가지고 전문가들에 의하면 몇백 종류가 된다고 하더라." 매운 음식

못 먹는 사람한테는 백김치도 맛나 그런데 김치는 빨간 배추김치든 백김치든 결코 같은 맛으로

나올 수는 없어. 왜냐면 사람마다 각자 사용하는 양념의 용량과 재료의 정도의 차이가 있어

그만큼 맛도 다양하단다.

그건 그렇고 너 내일 근무하니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알았어. 그럼 내가 내일 백김치 내가

담근 것 하고 우리 아이가 담아다 준 것 하고 보통 빨간 고춧가루 양념 들어간 막김치 거의 2개월

전에 담근 냉장고 안에서 딱 적당히 익혀진 것 좀 갖다 줄게 하니 좋아 죽는 단다.

퇴근하고 돌아와 백김치를 작은 플라스틱 용기 두 개에 나누어 담아 에이프릴 것을 준비하고

하나는 담아 제나를 주려고 준비했다. 다음으로 막김치를 다시 이삼일 정도 먹을 수 있는 양만큼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냄새나지 말라고 비닐봉지에 담아 꼭꼭 싸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길에 비닐봉지에 다시 싸서 냄새나지 말라고 꽁꽁 묶었다. 출근해 에이프릴

하고 제나에게 백김치와 막김치를 건네주고 근무를 사흘간 맞추고 화요일부터 휴가를 시작했다.

첫날 어저께는 샤워하고 저녁 늦게서야 잠자리에 누울 수가 있었다.

 
 
벌써 오늘이 10월 5일 목요일이다. 어저께부터 조금씩 다시 더워져 오늘은 섭씨 32도다. 실내에
 
있다가 휴가 기간 중에 몇 달 만에 다시 김치를 담가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꾸물거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걸어가도 되는 거리를 짐을 생각해 차를 몰고 갔다. 배추 중간 사이즈
 
4 포기 그리고 작은 것 한 포기 모두 합쳐 다섯 포기를 사고 작은 무 3개를 샀다. 온종일 집안에
 
있다 나가니 온 세상이 불바다처럼 더웠다.

한 번쯤 더운 날씨가 지나가야 여름이 가는 것인데 이상하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목요일부터

시작해서 주말까지 30도 34도를 오르내리는 더위다. 마켓을 다녀와 즉시 배추를 칼질해 절이기

시작을 했다.

전쟁도 이별도 정말 싫다.. 금요일 초저녁 4시 45분 유튜브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시청하면서 왜 이토록 눈물이 나나 싶다. 전후 세 살 때 고향을 떠났던 아이 그리고

그 아이가 지금 먼 이역에서 칠순의 노인이 되어 초로의 삶 앞에 서있다는 사실 그 가운데 동질감을

느끼면서 느끼는 전후 우리 모두 한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처절한 가난과 보릿고개를

회상하며 울컥하는 마음이 강물이 되어 가슴 깊이 넘쳐흐른다.

한국에서 거주 3년 후 전쟁의 위험을 피해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우크라이나 시골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서 몰도바로 가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가 3년 만에 가족을 만난 우크라이나 출신의

젊은 여성의 이야기 그녀가 보여준 전쟁 속에 시골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가족들의 화장실은 60년대

70년대 한국의 화장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럼에도 생존해야 하는 현실 앞에 서있는 인종과 국경을

넘어선 생존이란 냉정한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다..

이 글을 며칠 동안 쓰고 있다. 몇 줄 쓰다 더위에 지처 자판기를 홀로 두고 쉰지 며칠이다. 수요일에

담근 김치는 세 병 중에 포기김치 제일 왼쪽 병은 만들자 마자 냉장고에 넣었다. 다음은 가운데

백김치와 오른쪽에 막김치는 하룻밤을 밖에 두었다 다음날 낯에 맛을 보니 맛이 들어감을 혀끝에서

느낄 수 있어 더 익으면 안 되기에 막김치는 냉장고에 넣었다.

그리고 백김치는 이틀이 지나 맛을 보니 익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부엌 바닥을 보니 이게 웬일

익어 국물이 넘쳐흘러 구석에 있는 골판지 상자 바닥을 적시고 말았다. 결국 먼저 담근 백김치 국물이

있던 작은 병으로 윗부분 백김치를 조금 덜어 내고 새로 담근 큰 백김치는 꾹 눌러보니 국물이 병

밖으로 흘러넘쳐 국물이 김치를 덮지를 못하고 있었지만 이미 맛깔스럽고 시원하게 맛이든 맛이 변하는

것이 싫어 국물을 새로 만들어 더하지는 않았다.

김치 맛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내가 원하는 깔끔하고 시원하고 상큼하며 살짝 새콤함에 가까운

맛이 좋았다. 국물이 짙은 느낌을 주는 김치보다는 담백한듯 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국물을 그냥

마셔도 되는 그런 김치를 선호한다. 지나치게 짜지도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고 달지도 않은 김치

그러나 자연적으로 발효된 시원하고 깔끔한 김치만으로도 오랜만에 충분히 행복하다.

오늘 피터를 만나러 가려고 하던 계획을 다음 주 토요일로 미루었다. 와이어리스 프린터가 잘 되다

어느 날 갑자기 포맷을 하고 난 후 말썽을 부렸다. 그동안 딱히 프린터를 사용할 일이 없어 미루다가

손을 보려니 인내를 요구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추위보다 더위를 못 견디는 나는 결국 모든 것을

손에서 내려놓고 말았다.

아침결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된 10년 전 프로<막걸리 한 잔으로 지친 하루를 떠나보낼 수 있는

곳 '전주 막걸리 골목' 72시간|KBS 20140126>을 시청하게 되었다. 하나같이 다 사연을 갖고 있는

개 개인의 인생사 왜 어떻게 막걸리 집을 하게 되었는지 하는 것이었다.

힘든 세월을 살아온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 이야기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겪어온 가난과 배우자들의

사업 실패로 인한 빛 더미 위에서 살아내야만 했던 세월 그러면서도 자식들을 대학교육까지 시킨

엄마들 이야기다. 아들이 사귀던 여성이 남자 친구의 엄마가 막걸리 집을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아들 곁을 떠나 홀로 사는 아들의 안타까운 사연 물론 10년 전 방송이니 아들도 지금쯤 누군가를

만나 가정을 꾸리지 않았을까 싶다.

 

 우연히 온라인 어느 한국어 신문에서 모스크바 인문대학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한국 문화에

심취되어 지금은 모스크바에서 잘나가는 거리에 <예브리나>란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안드레이

나움치크란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그는 러시아 사람이기에 자유자재로 남북한을

넘나들며 한국 음식을 배웠다고 한다.

바로 그런 그가 <김치>란 요리책을 발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조사해

보니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는 책이었다. 대략 유로 달러로 20불 정도 하는 한국 요리책이다.

어떤 요리와 어떤 김치를 소개하고 있는지 참 궁금했다. 북한 김치와 남한 김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도 궁금했다.

온라인을 뒤져보니 북한은 모든 재료가 부족하고 해서 남한처럼 풍부한 양념으로 만드는 김치와

달리 간단하고 맛이 심심하다고 한다. 백김치는 아니어도 고춧가루도 부족하고 양념도 부족하기에

고춧가루도 양념도 아주 작게 들어간 그런 김치라고 한다. 북한 음식에 관한 전문 요리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우리 한국인들에게 그리고 그 자손들에게 국내외를 막론하고 김치는 곧 우리 한민족의 영혼의 음식이

아니지 않은가. 러시아에서 몇 대를 살았던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미 아르헨티나 브라질이나

유럽 같은 나라에 살아도 김치는 꼭 상에 올라오는 음식이 아닌가. 그리고 된장 고추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들이다.

우리 어려서만 해도 김치나 된장은 냄새에 다른 인종들 특히나 백인들은 질색하던 혐오 음식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류와 코로나 영향으로 유튜브와 각종 소셜미디어와 세계적인 OTT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 애플이나 파라마운트 같은 곳을 통해 K-드라마, K-영화를 통해 소개되는 수없는 한식들로 하여금

파리, 뉴욕이나 러시아에서도 트렌디한 음식으로 모르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 취급당하는 시대에 있다.

더 나아가서 한식은 건강식으로 인식되어 있어 지금은 일식이나 중식의 인기를 넘어 인도 같은 인구

14억의 나라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 영자신문을 보면 한류가 자주 소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치나 각종 음식 요리에 요즘은 툭하면 설탕을 넣는 것에 질색이다.

지나친 설탕과 소금 소비는 건강의 적이다. 또한 미원 같은 것을 요리에서 사용하는 것은 절대 반대다.

자연친화적인 요리법이나 음식이 좋다. 설탕대신 과일이나 양파 또는 꿀 같은 것으로 단맛을 내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막김치나 포기김치를 담글 때는 양파와 사과를 사용하고 백김치는 배와 양파를

설탕 대용으로 사용한다.

 
 
 
 
 

유튜브에서 어느 젊은 한일 부부가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서울에서 위에 매콤한 아귀찜을 주문해서

한국서 살다 동경으로 가서 살고 있는 데 한국정부 초청으로 잠시 왔다가 그리운 한국음식 중에서도

젊은 부부가 아구찜 위에 낙지와 갑오징어를 더해 주문을 한 음식이다.

부부가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밥 한 공기에 사리를 주문했다. 사리가 국수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다.

속이 튼튼해 무엇이든지 먹어도 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남들이 마음대로 자유롭게 먹고 즐길수 있는

음식들 가운데 많은 음식들을 먹고살지 못하는 체질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이보다 더 힘들고 불행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속된 표현으로 많은 것들이 그림의 떡이다. 아구찜이란 것은 평생에 단 한 번 먹어본 경험이 있다.

아직도 좋은 맛으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늙어서 신진대사가 젊어서 와 달라 감당이

안 되는 매운 음식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고 사는 것만큼 불행한 일 또한

일상에서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서 절제를 요구하는 일상이 때론 아쉽다.

그리고 이 부부가 광장시장에서 먹은 육회와 산낙지 탕탕이라 부르는 것을 먹으면서 맛있다를 연발하는

일본인 부인 그리고 그녀가 가장 좋아 하는 간장게장 그리고 그 게장에 밥을 비벼 먹으며 행복하다는

멘트가 특별했다. 7년 전인가 아빠 헨리가 돌아가시고 한국을 방문해 처음 맛을 본 간장 게장 나는 딱

한 번 맛을 보고 그대로 손을 떼고 먹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은 얼마나 맛나게 드시던지 그리고 맛나다고 간장 게장 예찬을 하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매운 양념게장은 맛나게 느껴지는 것이다.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면서

그래도 양념게장은 지금도 맛나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오늘은 골도 아프고 속도 좋지 않아 온종일 일부러 굶었다. 밤이 깊어서야

자연나라 냉동 김밥 하나를 마이크로 오븐에 데워 요기를 했다, 이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어

휴식을 취해야 되겠다. 어제 오늘 다시 발등이 살짝 부어오르고 있다. 또다시 복용 중인 새 혈압약에

부작용이 오고 있는 것 같다. 2주 후 복용 중인 새 혈압약에 대한 평가를 주치의로부터 받아야 한다.

먼저 은퇴한 주치의가 그립다. 벌써 10월 7일 밤 10시 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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