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세면부터 먼저 했다. 4시간이나 걸리는 먼 도시에서 피터가 오늘 부인이 한국에 계신 친정 부모가 병환 중이라 살아생전에 뵙고 여행을 함께 하고 싶어 한국을 가느라고 공항에 데려다주고 이틀을 우리
도시에서 머물다 간다고 어저께 전화가 왔었다, 하여 몇 년 만인지도 모르는 세월을 보내고 이 아침 만나기로 하고 타운에 있는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고 비 내리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한참 지나서 도착했다.
몇 년 만에 보는 피터의 모습을 보니 기쁨과 애잔함이 교차했다. 얼굴도 늙었고 정수리에 머리카락도 많이 빠졌고 주름살이
얼굴에 보이고 무정한 세월이 원망스러웠다. 착석을 하고 아침식사를 주문하고 있는 동안 한동안 혼자 있어야 하니 제발
한번 기차를 타고 오라고 해서 그러마 했다. 우리 둘 다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해
보통 김치 같지 않고 식당의 김치를 맛보고는 너무 매워 두 번 다시 젓가락을 대지
않았다. 매운 음식은 피터에게도 나에게도 너무나도 괴롭다.
이제는 장거리 운전이 젊어서 와 달리 늙으니 싫어져 피터 부부를 만나러 몇 년을
못 갔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2주간 휴가를 시작하니 제발 기차를 타고 오라고 해서 다음 주 토요일 기차로 가겠노라 했다
.그러면 피터가 기차역으로 데리러 나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고 피터는 호텔로 돌아갔고 나는 오늘 남은 3일
근무 중에 첫날이라 쉬었다가 출근을 해야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작품 <Killers of the Flower Moon>는 한국에서 10월 19일에 개봉한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올 연말에는 볼만한 영화들이 무더기로 개봉된다. 한국 영화로는 <노량:죽음의 바다>가 있다. 그리고 현재 개봉
중인 평점 7.4의 <.1947 보스턴>은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인 이야기로 현재 상영 중이다.

올가을과 초겨울 12월에 개봉되는 좋은 영화들이 넘치고 넘친다. 위에 영화들도 좋은 호평을 받은 영화들이다.
그중에서도 오른쪽의 <Io Capitano>는 베니스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다.

우연히 만나게 된 지나간 세월 속의 드라마 <심야 식당>은 한중일 3개국에서 리메이크 되어 상영된 드라마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이 드라마를 알게 되었다. 중국 편은 40편으로 되어 있고 일본 편은 시즌 1의
경우 10편으로 되어 있으며 한국의 경우도 40편에 속한다. 특히 한국 편과 중국 편을 보고 싶다.

어저께는 아이들 부부가 다녀갔다. 정말 오랜만에 아이들 부부와 함께 외식을 하게 되었다. 딤섬 런치를 먹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반 시간을 운전하고 가야 하기에 타운에 나가 중국집을 갔다. 아이들 부부가 주문한 음식은
군만두 즉 볶음 만두와 짬뽕 탕수육과 새우볶음밥과 짜장면을 주문했다. 나야 소식을 하니 짜장면 섞어 세 개로
나누어 요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외식을 하면 참 돈이 아까운 경우의 사람이다.
군만두도 하나도 다 못 먹고 반으로 끝 그리고 짜장면도 작은 한 공기 정도로 끝이었다. 아이들이야 젊고 속도
좋으니 문제가 될 일은 없지만 나란 사람은 매운 음식도 기름진 음식도 먹지 못해 참 어려운 사람이다. 빵이나
파스타 같은 담백한 음식이나 소박한 한식을 먹어야 속이 편한 사람이라 어데를 가든 그 점이 가장 힘든 일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중식 가격은 다 만 원이 넘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양은 미국의 경우 한국 중식 양의 1배
반이나 두 배는 되는 양으로 많다. 나 같은 소식을 하는 사람은 보통 짜장면 한 그릇도 너무 많다. 어저께 아이들
부부와 함께한 점심 식사 가격에 팁까지 도합 $99을 지불해 주었다. 지네들이 산다고 하는 것 그만두라고 하고
어른인 내가 내주었다. 두 아이들 다 전문직에 종사해 다들 좋은 보수를 받고 있어도 경력 수십 년 차인 나보다는
적다.
며느리 아이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나보다는 지출이 많다. 나야 지출이래야 자동차 기름값 한 달에 두 번 100불
조금 넘는 정도에 식료품 값 $ 400 - $600 그리고 전기 가스비 2개월에 20불 내지는 10불, 전화 사용료 $70, 인터넷
사용료 $35 밖에 없고 건강보험과 은퇴연금은 2주마다 지불되는 주급에서 자동이체 되기에 웬만한 소소한 것은
함께 외출하면 내가 지불하는 편이다.
그리고 항상 저축하고 살기에 큰 주택과 다세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아이들이 토지세 같은 목돈을 내개 될 때
일부는 선물로 매년 한 번 정도는 도와주는 편이다. 아이들이 착하고 독립적이라 도와달라고 하지 않지만 능력이
되니 아직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편이다. 내가 능력이 되어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들과 외식을 맞추고 마켓을 아이들 부부가 들리고 싶다 해서 들리니 내 눈에는 보이지 않던 냉동
김밥이 아이들 눈에 띄어 집어 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젊은 샤핑 갱들이 너도나도 몇 개씩을 집어 드는 것을
보고 요즘 트레이드 조에서 김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못해 미 전국적으로 품절되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국에서 수입이 된다고 하는 뉴스가 올라오더니 사실이구나 싶었다.
김밥 두 줄이면 보통 7불 내지는 8불에 세금까지 하면 8불 내지는 10불이 된다. 그러나 냉동 김밥은 2분 마이크로
오븐에서 데우면 되고 한 줄에 3불 좀 넘는다. 그리고 유효기간의 경우 위에 올려진 사진 속 하단을 보면 2025년
7월 까지다. 요즘은 한류의 시대라 격세지감을 느낀다.
어느 사이에 10월이다. 그리고 곧 다음 달이면 추수감사절이다. 아마도 한국의 추석이 며칠 전이었는지 추석
메시지가 한국에서 어린 시절 친구 할배들로부터 메시지가 날아왔다. 빵과 보편적인 서양 음식들과 한정식이
가장 속이 편하다. 맵고 짜고 기름지고 튀긴 음식들은 감당이 안 되는 음식들이다. 사흘만 근무하면 15일간
올해 4차 가을 휴가에 들어간다. 다음 달 11월 그리고 12월 올 한 해도 다 간다 싶다.

강인한 여인 피터의 부인 50대 말의 D가 지난봄 끝자락에 보통 4주 내지 5주 걸리는 도보 거리 성요셉 순례길을
단 26일에 맞추고 돌아왔다고 오늘 아침에 피터가 말을 하면서 다음에는 지네들 부부하고 나 하고 셋이서 함께
가고 싶다고 부인 D가 이야기를 하였다고 해서 그러마 했다. 그런데 내가 은퇴하면 먼저 혼자서 완주하고 나서
돌아오면 더 늙기 전에 함께 가자고 했다. 피터도 이제 육순을 넘었다.
작은 키의 강인한 여인 홀로 남프랑스에서 스페인 서부 끝까지 26일을 도보로 완주를 하였다니 얼마나 강인한가
싶다. 그녀에게는 전 남편으로부터 딸이 둘이 있고 평생을 독신으로 살던 피터는 그녀를 만나 부부가 되어 행복하게
그녀의 두 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인생에 정도란 것이 있을까 싶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이고 정의롭고 준법정신이 강하고 타인에게 누가 되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조건은
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사람들 개개인의 인생관과 인생 경험과 성장과정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도 다르기에 함부로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일로 생각한다. 이제 해도 짧아지고
곧 다음 달이면 썸머타임도 끝나고 시간을 다시 재조정해야 된다. 그렇게 이 한 해도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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