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Cezanne
5월도 월말을 향하여서 질주하고 있다.
어찌 그렇게도 시간이 유성처럼 빨리 흘러가는지 때론 경끼하듯이
놀라울 때도 있다. 가는 세월을 그 누가 붙잡을 수가 있으랴 마음은
아직도 이팔청춘이라며 8순과 90을 넘기신 어른들의 말씀이다.
그럴까 싶다. 아저씨 아줌마 소리가 싫고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가 싫다고
60을 넘기신 분이 말씀을 하신다. 그거야 자신의 부정 법 일뿐 어데
세월이란 성상이 그렇던가?
당연히 아들 딸이 결혼을 하여서 가정을 이루고 손주 보았으면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것이 자신의
손주들로부터 듣는 것과 타인이 호칭하는 것에 커다란 차이를
두고 있다. 그것 자체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싶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고 자기부정을 한다고 가능한 일인가?
세월에 순응하며 그 순리에 따라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고 서양처럼 이름은 부르라고 만들어
놓았다는 개념으로 상대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문화도 아니라면 때론
한국인들을 만나면 참으로 호칭에 난감할 때가 많다.
서양문화에서야 상대를 누구 씨라고 성씨를 호칭하여 부르는 존칭이나
예법 보다 역으로 상대의 훨스트 네임을 호칭함은 상당히 가까움을 의미할
때가 절대 다수이다. 문화적인 차이요 소산이라면 한국문화는 유교문화에
기초하고 있어 호칭문화와 인사 법이나 감정 표현에 있어서 상당히
다르다.
어제는 이런 글을 어느 글방에서 읽은 적이 있다.
글을 쓴 분의 친구이야기였다.
친구분이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아파트까지 사주었단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아들 집이라고 가니 며느리가 혼 이불 같은 것 하나
시어머니를 주고는 응접실에서 자라고 하였단다. 그런데 얼마 후 이
시어머니가 사돈을 만나니 사위가 소파에서 자고 자기는 침대에서 딸
하고 잠을 자는 바람에 얼마나 미안하였는지 모른다는 말을 하더란다.
그 말을 들은 시어머니가 화가 나는 것을 참기가 어려웠다고 한단다.
자기가 사준 아들 집에서 그런 대접을 받다니 얼마나 부화가 치밀었겠나
하는 글이었다.
참으로 우리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내 부모가 소중하면 상대편의 부모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지?
그리고 내 자식이 소중하면 상대편의 자식도 내 자식만큼이나 소중하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지 그리고 자녀들 집에 가서라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왜 생각지 않는 지가 의아스럽다. 환경이 다른 곳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만나서 이루어 가는 가정의 틀이 하나로 융화되고
배려하며 사랑하고 살기에는 많은 세월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인격적인
존중이 얼마나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다만 가풍과 양육시킨 부모들의 가치관과 시각에 많이 좌우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공주병과 왕자 병에 마마보이로 마마 걸로 파파 걸로 파파 보이로
양육시켜 상대에 대한 배려나 사랑하는 마음은 없고 오로지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발상과 가치관에서 문제는 돌출되지 않나 싶다.
문제는 우리 모두가 영원히 젊을 것으로 착각내지는 착시현상에 빠져
산다는 것이다. 서로가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나 일방적으로 한쪽이
그러는 것이나 오십 보 백 보의 차이다.
근본적인 사고의 틀과 가치관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옳고 그름과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미풍양속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어떤 것이 인간적이며 인간다운 행동이며 참사랑이며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한 명철하고 덕망스러운 사고와 이해의 결여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향기 나는 꽃 보다 더 아름다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이 지상의
여정을 맞추는 그날까지 가장 아름다운 가치관의 확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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