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etrich Fischer-Dieskau
휴무 그러나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시민의 의무인 연중행사 세금보고를 맞추고 나니 하루 해가 다 갔다. 어찌나 피곤한지 모든 일을 옆으로 제쳐놓고 저녁을 맞추고 그대로 침대에 피곤한 몸을 안겨주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 까 일어나니 아직도 밤은 익어가고 있는 경계선에 걸쳐 있다. 잠시 다 식은 차가운 커피를 마시고 나니 문득 귀가 심심하여 가끔 들리는 어느 블로그에 가서 최신 한국어 발라드 음악을 열어 듣노라니 갑자기 가사와 멜로디에 식상해져 안식보다는 정신을 어지럽힌다는 생각에 멈추면서 시선을 돌려 나의 오솔길로 돌아와 파일을 열어 잠시 두리 번 거리니 시야에 슈베르트의 연가 ‘An Die Musik’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던가. 바로 이것이다 싶었다. 이제는 세월의 성상 앞에 20세기를 풍미한 독일이 배출한 세상이 다 아는 이제는 그도 늙어버린 휘셔 디스카우가 불러주는 차분하고 평안을 안겨주는 영혼의 산소와 같고 양식이 되기에 충분하고 넘치는 맑고 고운 하얀 눈이 창 밖으로는 곱게 쌓여있는 자작나무 숲이나 소나무 숲이 보이는 어느 산골 작은 오두막집 창가에 앉아 있는 느낌이 영혼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이래서 좋은 음악은 영혼의 종합비타민과 양식이 되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리라……....영혼 깊은 곳에 이 깊은 고요와 안온함과 평온함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그럴듯하게 화려한 저택이나 식당 창가나 그 어느 곳에 있어야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닌 누구든지 누릴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영혼의 호사가 아닌가 싶다. 1925년 5월 28일 바리톤 Albert Dietrich Fischer-Dieskau는 베를린에서 태어났고 2차 대전에 징병되어 이태리 전선에 투입되어 그는 미국 군측의 포로로 잡혀 이태리 포로수용소에서 독일인 전쟁포로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하나의 방편으로 그는 전쟁포로 생활 가운데서도 게을리 하지 않고 끊임없이 리드를 부른다.
![]() Badenweiler 그의 나이 약관 16세부터 그는 이미 성악 공부를 시작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이태리 포로수용소에서 귀국하자마자 프랑스 국경에서 10km 스위스 바젤에서 28km 거리에 위치한 남부 독일의 아름다운 휴양지 Badenweiler에서 리허설 없이 대타로 무대에 올라가 브람스의 독일 진혼곡 레퀴임으로 꿈 같은 데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맞추고 1947년 가을 그 유명한 심포니 게반트하우스의 도시 라이프치히에서 그의 첫 생애 공연을 가졌다. 그의 세 아들도 아버지의 뒤를 따라서 예술의 길을 걸어가 큰 아들은 무대 디자이너로 둘째는 지휘자로 막내는 첼리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주변에 왜 그렇게도 암으로 투병하거나 죽는 사람들이나 치매로 기억상실증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거나 정신병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지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축복이요 감사의 조건이라면 아주 사소한 작은 것에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더 절실하게 가슴 깊이 느끼며 절감할 수가 없다. 새해가 된지도 몇 일 안된 것 같은데 벌써 모국은 1월의 끝자락이요 우리는 내일이며 곧 2월이 턱을 치받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유수 같은 세월 앞에 서서 허망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면 그런 소리를 주변인물들로부터 요즘 부쩍 더 많이 듣게 된다. 그래서 일까 법정스님의 신간 “아름다운 마무리’ 산문이 더 가까이 가슴에 다가오는 이 겨울이다. 살아가는 살림도 그 찌꺼기들도 마음도 모두 하나 하나씩 비우고 또 비워야 할 때가 되어가고 있다 싶다. 비로소 비울 때만이 새로운 정신과 일상 삶의 언저리도 정리가 되고 격렬한 젊고 발랄한 20대 보다는 잔잔하나 크지는 않아도 작고 잔잔한 또 다른 삶의 향기로 일상이나 남은 삶을 채워가고 비워가고를 반복하며 우리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지 않을 까 싶은 요즘이다. 들려오는 소식은 끝 모르는 감원선풍이요 주변에 계신 분들의 아들 딸 사위 며느리들이 최악의 경우 직장을 잃고 교직에서도 학급 반을 합치고 교사를 줄이고 감원시킴으로 인하여 집으로 할 수 없이 부모님과 합치고 살러 들 온다는 이야기에 월가의 시기와 때를 망각한 얼간이들의 국민 세금으로 각자 뜯어먹기 식으로 보너스를 챙겼다 하여 대통령이 나서서 혹평을 하고 상원의원들이 격분하여 지금이 어느 때인데 경거망동을 하느냐고 열변을 토하고 법을 제정하자 하고 세상이 너무나도 어지럽다. 혈기왕성한 젊은 날 20대 보다는 극단의 이기심과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좀더 참고 인내 할 줄 알며 마음 한 자락이라도 좀더 따듯하고 좀더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살아가는 지혜가 되리라 생각한다. 자기 사랑은 자기가 받는 다는 말도 있듯이 개 개인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진솔함과 따듯한 격려와 위로가 이렇게 어려운 세계적인 경제공황을 헤쳐가는데 근면 검소함과 더불어서 지혜와 힘이 됨은 물론이요 원동력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이런 때 슈베르트의 연가 ‘An Die Musik’은 영혼의 쉼터요 위로요 목마름에 청량제가 아닐 수가 없다. 모든 분들의 평안과 안식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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