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불볕 더위에 골이 띵하고 지끈거릴 정도였다.
주말이나 되어야 더위가 수그러든다고 하더니 급기야 기온이 많이 내려가 밤에는
지낼 만 하여졌다. 퇴근후 어제 오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세인의 관심 속에
있는 보스턴 대학교 의과대학생인 필립 마코프의 살인사건이다. 이 기사의
귀추가 주목되어 보스턴 글로브에 들어가서 기사를 읽노라니 우리 같은 사람은
그런 것이 있는 지도 모르는 요상한 성 매매를 하는 사이트에 이 학생이 접속하여
살인과 폭력을 행사하였다는 내용으로 이제 약관 22세의 명문의대생의 이중적인
삶을 조명하고 있는 기사였다.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하는 가슴 아프고
슬픈 살인사건이었다.
살인자로 지목되어 검찰에 송치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이 의대생의 할아버지는
변호사에 아버지는 치과의사이며 어머니는 카지노에 근무를 하고 있는 견고한
중산층의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하여 명석한 두뇌로 우등졸업까지 한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으로 하루 아침에 살인자로 전락하여 세인의 주목거리가 되고 있다.
놀랄 일이다. 이제 나이 약관 꽃다운 청춘 22세에 앞날이 구 만리 같은 데 말이다.
왜 그리고 무엇이 약혼자까지 있어서 곧 결혼을 계획한 이 꽃다운 청춘을 살인자로
만들었을 까가 궁금하였다면 동시에 가정환경과 부모님들의 직업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 까 하는 질문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있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출생하고 성장하여 머지않아 그 누구보다 사회적으로 견고한
배경을 갖고 살아갈 미래가 약속된 현실 앞에 어쩌다가 이 한 젊음이 악의
나락에 빠졌을 까 싶었다. 그리고 뉴욕 타임스를 들춰보니 아 이런 이번에는
아프카니스탄에서 악명을 떨쳤던 탈레반들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턱밑 지방도시 자동차로 한 시간 내지 두 시간 정도의 요충지까지 점령해 들어와
있다는 소식과 더불어서 핵무기를 갖고 있는 현 파키스탄 정부의 무기력함으로
우리 미국행정부가 큰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문제는 알카에다 조직들이
탈레반과 더불어서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손아귀에 넣게 되는 경우 미국과
서방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잠시 눈을 돌려보니 이게 왼 일 빈센트 밴 고흐전이 독일국경 근처에
위치한 스위스의 북부 대도시 바젤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유서 깊은
Kunstmuseum에서 빈센트 밴 고흐 풍경화 70점을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개인 소장 자들로부터 빌려다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는 가슴 설레는
기사가 있었다. 빈센트 밴 고흐 그 이름 하나에 얼마나 많은 지구촌의
그의 예술혼을 사랑하는 영혼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뇌리에는 현대미술관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곳을 따지라면
절대 다수가 강대국의 미술관을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비엔나 미술관이 1781년, 루부르 미술관이 1793년, 대영박물관이
1755년에 설립된 것을 감안하여도 1662년에 출판없자요 법학자인 아머바흐라가
가문 3대가 수집한 회화 49점과, 드로잉 1,866점, 판화 3881을 시당국에
기증 함으로서 설립된 Kunstmuseum Basel은 그 역사가 가장 오래 되었다.
아주 오래 전에 우리 도시에 수십 점의 빈샌트 밴 고흐의 작품전이 왔었지만
당장에 휴가를 내어 비행기 트랩에 올라 바젤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눈을 돌려 어떤 한국어 기사를 보니 생소한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다름 아닌 어린 두 아들과 딸을 데리고 한국에서 10년 정도
요식업을 하던 사람이 아이들 교육이란 목적으로 세계에서 수학능력과
문장독해력이 가장 뛰어난 나라 북구라파의 오지 휜랜드에 가서 살고
있다는 놀라운 기사였다. 4월 27일자 주간 타임지에 의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수학능력과 문장독해력에서 종합 2위에 들어가는 대단한 나라이다.
수학능력 3위는 네델란드 4위 스위스 5위 캐나다 미국 25위 독해력에서는 3위
캐나다 4위 호주 5위 뉴질랜드 스위스 11위 미국 15위권에 랭크 되고 있다.
그런 노키아의 나라에 한국인 가족이 외롭게 살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호기심에 휜랜드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호수의 나라 수오미가 아니던가. 숲과 호수로 국토의 전반이 뒤덮이고
한국만큼이나 외세에 짓밟힌 고난의 역사를 갖고 겨우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나라 1년의 절반이상을 눈으로 덥혀서 사는 동토의 땅 문득
스캇 선생님의 귀한 스칸디나비아 3국 여행기가 생각났다. 젊은 이들보다
더 젊은 패기와 용기와 탐험정신으로 무장하신 마음의 한 영원한 청춘을
떠올리며 아 대단하시다라는 말이 절로 입안에서 감도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게 왼 일 나는 그 휜랜드 오지 중에 오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에 잠기고 말았다. 남들이 자주 가는 곳이 아닌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고적한 오지 오로지 산과 숲과 나무와 야생화와 야생동물들과
바람과 별과 바람소리만이 창조주와 속삭이는 그런 오지의 어느 작은
숙소가 있는 곳으로 이 정글 같은 현대문명 찌꺼기의 언저리에서 멀리
멀리 떠나 있고 싶다는 생각에 머물렀다. 미국의 위대한 사상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의 정신이 아직도 숨쉬고 있을 것 같은 그런 영혼의
오지 하나쯤 스칸디나비아 숲과 호숫가 어느 오지에 있지 않을 까…
망상이어도 좋다. 꿈을 먹고 사는 것이 인간이기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의 유산 페루의 마추 픽추 잉카 문명
하늘가에 있는 나라 아시아에 티베트가 있다면 유럽에는 스위스가 있고
남미에는 볼리비아나 페루의 마추 픽추가 있지 않을 까? 대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부질없는 지극히 미세한 입자와 같은 존재인가 한 생애를
맞추고 영원으로 떠나면 그뿐 인 것을 대자연 앞에 얼마나 우리는 겸허
하여야 한단 말인가? 그래야 비로소 자신이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으며
무엇을 위하여서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가치관으로 한 생애를 살아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존재의식에 대한 충만과 기쁨과 환희를 가슴에
담을 수 있으며 진정한 영혼의 안식과 위안을 얻고 한 생애를 가치 있게
마감할 수 있을 까?
새해에 들어 3개월 만에 그리운 진정 내 인생에서 가장 절실하게
그리운 영혼에게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아다지오 2악장을 들으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오래 만에 수화기를 들었다. 벨이 수 차례 울리고서야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이게 대체 얼마만이며 정말 오랜만이란
말이 첫마디였다. 이쪽에서 답은 간단했다.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그리움으로 생각하고 있노라 였다. 그쪽도 같은
답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오늘만은 꼭 그 무소식이 희소식
임을 확인하고 싶었다. 마지막 몸조심하라는 말과 사랑한다는 한마디
말을 서로가 내려놓고 나서 수화기를 내려 놓으니 이게 왼 일
아,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었다. 울컥 아다지오 위에 눈물이 솟구친다.
그래도 꾸욱 꾸욱 가슴 저 밑으로 해일 같은 그리움을 눌러 내렸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더 늙고 병들어 몸을 쓸 수 없기 전에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 위하여 우리 모두 연관이 있는 런던에서 만나
도버 해협 밑으로 기차를 타고 칸티넨탈 유럽으로 함께 건너가 베니스와
그리스로 내려가 돌아 오기로 하고 서로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내려 놓았다.
앞으로 우리 생애에 몇 번 더 우리가 함께 시간을 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서로를 영원히 가슴에 묻고 한 생애를 어느 날 평안 속에
마감하고 이 지상의 여정을 맞출 수 있을 까. 귀한 인연으로
한 생애를 영적으로 함께하고 사랑하였고 할 수 있었기에 진정
고마웠고 행복하였노라고 진심 어린 말을 할 수 있을 까.
'붓꽃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붓꽃독백 – 어머니란 이름 앞에 서서 (0) | 2009.05.09 |
---|---|
붓꽃독백 - 오월의 첫날에 - 길 (0) | 2009.05.02 |
붓꽃독백 –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라단조 작품 40 위에서 (0) | 2009.04.20 |
붓꽃독백 - 행복에는 순위가 없다 (0) | 2009.04.14 |
붓꽃독백 - 슈바빙에 흐르는 칸딘스키 에스프리 (0) | 2009.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