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독백 – 너도 가고 나도 가리라

붓꽃 에스프리 2009. 6. 29. 00:19

 

 

 

한 주를 마감하고 휴무 날 새벽 길을 달려간 길 그리고 볼일을 맞추고

돌아오는 길 무르익어가는 60대 초반 중턱을 넘어가고 있는 초로의

그분의 시 낭송이 흘러나온다.

 

한국어 라디오 방송에서 매주 수요일에 20분 동안 방송 하신다는

젊은 날 꽤나 바람처럼 끼가 넘치고도 남았을 정신과 전문의 이신

그분의 경상도 억양 가득한 시 낭송이 그저께 만났을 때 선물로

건네주신 CD에서 운전하는 동안 흘러나온다. 그 가운데 만주 조선족을

생각하며 시인 김사인이 썻다는 작품 <어린 누이에게>가 애잔한

진행자와 시 낭송을 하시는 그분의 멘트와 함께 흐르는 동안 잠시

흐름이 정지되는 듯한 이상을 느끼게 되었다. 아니 이게 왼 일 목이

메이셔서 낭송을 간신히 하시고 있지 않은 가 잠시 후 또 한 차례의

깊은 목이 메임을 만나게 되었다.

 

아니 이분이 왜 이러시나 얼마나 차가운 이성과 객관성을 갖고

인생을 관조하며 읊조리는 분이신데 이런 이제 이분도 늙어가고

있다는 의미인가 하는 순간 아………나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히고

있지 않은 가 넓고 조용한 거의 텅빈듯한 대로를 달려오는 동안

아니 이분이 왜 이리도 청취자를 울리지 하는 순간 왠지 모르는

애잔함으로 홀로 자신 또한 목놓아 대성통곡을 하며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부모와 자식, 부부, 인생의 지기란 인연으로 만나서도

죽음이란 별리 영원의 길을 각기 다른 운명 앞에 떠나가야 하는

필연을 생각하며 그 애잔함은 영혼 깊은 곳에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우리 모두 살아가노라면 겪어야 하는 만남과 이별의

진실은 깊은 침묵과도 같은 차가운 아픔이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없는 내면의 애잔한 생에 대한 깊은 연민과

관조는 잔잔한 영혼의 깊은 바닥에 쌓여있는 생에 대한 자각과 의식이란

이름 위에 사랑하는 혈연과 주변의 인연들과 함께 걸어가는 생의 여로

그 열정과 젊음의 패기와 중년의 무르익어감과 장년기의 원숙과 겸허한

자기성찰이란 노상 위에서 우리 모두 받아드려야 하며 인정하여야 하는

생의 완숙과 필연의 生老病死(생노병사) 그 완성의 마침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늙어가는 모습과 죽음을 향하여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 가는

연민으로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모습은 때론 형언키 어려운 아픔과

깊은 슬픔과 고뇌의 실루엣으로 석양빛 노을만큼이나 애잔하다.

 

벌써 6월도 흐르는 강물처럼 다 갔고 7월이 다가오고 있다.

새해벽두가 어제 같은데 벌써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급류만큼이나 빠른

세월 앞에 때로는 허무감을 느낀다고 모두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마다

이구동성이다. 가는 세월을 어떻게 잡을 수가 있겠는가. 문득 선물 받은

시낭송 CD에 담긴 용혜원 시인의 시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긴 여운을 가슴에 담아본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그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다. <매기의 추억> 노래가 담고 있는 그

애잔한 사랑과 별리의 이야기처럼 마이클 잭슨도 안타깝게 고귀한 생을

마감하지 않았던가. 그가 공인으로서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고 힘들었을까

헤아려본다. 누구의 인생이든 삶과 존재는 고귀하다.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 용혜원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누구든이 아니라

마음이 통하고

눈길이 통하고

언어가 통하는 사람과

잠시만이라도 같이 있고 싶습니다

 

살아감이 괴로울 때는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생깁니다

 

살아감이 지루할 때면

보고픈 사람이 있으면 용기가 생깁니다

 

그리도 사람은 많은데

모두 다 바라보면

멋쩍은 모습으로 떠나가고

때론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외면합니다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친구라 불러도 좋고

사랑하는 이라 불러도 좋을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