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한 주의 끝자락이다.
시간에 쫓기는 나날과 수면부족에 더불어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 끝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시간에 쫓겨 자판기를 전과 같이 자주 사용하는
것도 아니 것만 손가락 끝이 갑자기 예민하여졌고 감각에 이상이 와
신경이 쓰인다. 많은 일을 하여야 하는 손이 이상이 와 아틀리에 에서
붓이나 연필을 잡기가 어려운가 하면 직장에서 근무 중에는 서류작성도
약간은 힘겹다, 그럼으로 마음은 있어도 글을 쓸 수가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왜 이리도 속을 썩이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요즘은 많은지;
모르겠다.
아마존 닷컴에 주문한 책 가운데서 빈센트 밴 고흐와 톨스토이의
서간문과 슈바이처 박사의 <생의 외경>은 아무런 문제없이 도착하였것만
파블로 네루다의 명시선 20편이든 책은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 왼 일인가
하고 보니 배달이 안 된다고 반송이 되었다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는가 하면 사흘 전부터 HP 데스크 탑 컴퓨러가 평소에는 켜졌는지
조차도 모르게 조용한 것이 약간의 소음이 들려와 어제는 오랜만에 작심을
하고 컴퓨러를 열고 먼지를 털어내고 나니 어 이를 어쩌나 화면 색상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컨츠롤 패널을 열고 조절하여도 영 아니올시다 이었다.
뇌리에 스쳐가는 것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에어 스프레이가 분사가 되는 동안 미쳐 증발하지 못하고
액체화 된 상태에서 부속품에 남게 된 것이 원인인 것이다. 아침이 되어도
마찬가지여서 할 수없이 들고 샀던 곳을 가니 수리하는 부서와 같이
경기불황으로 문을 닫아버렸다. 어디를 가야 하나 하고 생각하니
자동차 오일을 갈아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20년 단골인 수리점을
찾아가 여름도 다가오고 하여서 미리 종합검사를 하니 아직도 새것이나
다름없는 주행거리이지만 산지도 4년이 넘어가니 벨트도 살짝 금이 생기고
하여서 자잘한 것과 더불어 수리를 부탁하고 다시 주인의 건네준 차를
대신 운전하고 타운으로 나가니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휴무날 날씨는 덥고 보고 싶고 그리운
평소 아버지 같이 가깝게 지내시는 어른의 사무실을 찾아가니 진료를
하고 계셨다. 반가워 하시면서 커피를 한 잔 마시자고 하신다. 그리운
사람을 보았으니 되었다 하고 컴퓨러를 끌고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곳을
가니 이게 왼 일 더운 날씨 덕을 볼 줄이야 컴퓨러에 쌓인 먼지를
청소하면서 사용한 스프레이가 미쳐 증발하지 못한 액체가 마르면서
정상복구가 된 것이었다.
돌아와 부랴 부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아틀리에로 향하였다.
담장 넘어 공동묘지에 말없는 영혼들의 비석들과 고목들과 쓰러질듯한
담장들이 차분하게 가슴에 다가온다. 우리 모두가 안착할 영원한 곳
죽음 그 너머 문득 마이클 잭슨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한 생애를
살다가 갔나 하는 생각에 머물면서 죽은 그에게 다시금 깊은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범이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반면에
유명세란 또 다른 구속은 한 인간을 얼마나 외롭게 하였나 하는
생각이었다. 아틀리에를 나오니 어둠이 내리는 거리 위에 석양빛이
물들고 있었다.
소포가 도착하여보니 그리운 영혼으로부터 귀하고도 귀한 마음과
사랑이란 손길이 담긴 화구가 도착하였다. 예술이란 치열하고도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이며 고독과 외로움과의 또 다른 싸움임을
각인시켜준 그리운 영혼으로부터 <Only For You>란 문구가 담긴
카드와 함께 그렇게 그리움과 격려와 사랑의 손길이 도착하였다.
진정 외롭고 고독한 길 아마도 그것이 순수문학과 순수예술이란
이름일 것이다. 배부른 돼지는 결코 순수예술을 할 수 없다.
그래도 어제 휴무날 약간의 독서라도 할 수 있었고 리스트와
모찰트와 브람스를 만날 시간의 여백이 있었으니 다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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