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영원이란 과거형 이었다면 초 여름날의 햇살이 눈이 부신
창 밖 정경은 현재형으로 헤이즐넛 향기 은은한 한 잔의 이 아침
모닝 커피잔 위에 살포시 다가온다. 치열하였던 지난 5주간 연일
수면부족으로 그리운 것은 실컷 한번 잠을 자는 것이 소원이었던
피로에 지쳐있던 시간들 이었다. 어제는 그 치열함에 마침표를
찍고 나니 문득 3층 건물에서 내려다보는 시야로 들어오는 햇살이
달리 보인다. 모든 상념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며 울컥 눈가에
안개가 내린다.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으며 남은 날들은 얼마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길인가
싶었다. 잠시 폭염 속에 세워진 자동차 문을 내리고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FM 91.5 클래식 방송에 사이클을 맞추어본다.
휴무이니 그래 오늘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운전을 하며
가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운전을 하고 스쳐가는 가난한 이웃들의
정경들 세상의 이론은 평등을 앵무새처럼 노래하지만 자본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불평등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정경들이
한 폭의 일그러진 수채화처럼 스쳐간다. 그러나 가난한 우리들의
이웃들도 감정과 느낌을 표현할 줄 아는 다 같은 인간들이란
사실을 생각하며 그 안에도 행복과 증오와 미움과 사랑과 슬픔과
고독과 외로움 그 모든 것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다른 어느 사회
공동체와 다를 바가 없다.
행복이란 언어에도 자본주의의 병폐인 계층간의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이 오롯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가난한 이웃,
외롭고 고독한 영혼,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 각자
자기 몫으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그 행복이란 파랑새의 꿈을
찾는 몫은 각자의 몫이며 각자의 인생의 가치에 대한 정의와
해석과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에 대한 판단과 기준에 달려있다
하겠다.
가만이 손을 놓고 있는 안이하고 게으른 돼지 같은 일상과 삶의
형태 앞에 행복은 스스로 찾아오거나 다가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성한 노동과 경건한 삶에 대한 일상의 모습이 부재한 자리에
행복이란 애틋한 정겨운 삶과 인생의 향기가 찾아 올 이는 없다.
부지런하고 정의로우며 올바른 인생의 가치관과 시각과 가치판단의
객관적인 기준과 자기중심적인 극단의 이기적인 모습이 아닌
인간적인 겸손과 따듯한 가슴을 갖고 있는 한 잔의 향기로운
헤이즐넛 향기 가득한 모닝 커피 같은 모습 위에 행복은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따듯한 가슴과 손길과 마음씀씀이가 情(정)이란 것이 아닐지 더 나아가
사랑이란 언어로 해석이 가능하며 연결 되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닐지
물질의 풍요가 편리함을 제공은 할 수 있을 지라도 본질적인
인간내면의 정신적인 충만과 풍요를 결코 능가할 수는 없다.
미국의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도 인생말년 죽음에 이르러서는
처절한 고독과 외로움과 더불어 라스베가스의 어느 호텔방에서
어둡게 내려진 커튼 뒤에서 귀신같이 자란 장발과 더불어
정신착란증세와 싸우다 쓸쓸한 생애를 마감하고 말았다. 그 많은
재산도 뒤로하고 한 인간으로서 세상에 없는 부호인 그도 어쩔
수 없이 쓸쓸하게 인생에 마침표를 찍고 떠났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수치는 물질의 풍요로 가늠하고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그런
간단한 것이 아니며 속된 것은 더 더욱이 아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좋아져 너도 나도 세계로 세계로 나아가는 요즘 세상이
아니던 가. 아시아로 서유럽 동유럽 북미 남미 중동 아프리카로
온 지구촌을 내 안방처럼 넘나드는 세상 과연 그 많은 여정들이
여행이란 이름으로 인생의 여로에 아롱지게 새겨진다고 진정
행복하였노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새로운 미지에 대한 동경심과 호기심 그리고 경험들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진정으로 영혼 깊은
곳에 충만과 정신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가 하는 점에는
한번쯤 머뭇거리게 하고도 남는 다 하겠다. 진정한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닌 자기완성을 위한 내면의 성숙과 일상에서의 끝없는
자기 비움과 성찰이 아닐까. 진정한 영혼의 충만과 행복은
꾸준하며 끝없는 자기완성을 위한 맑고 고운 영혼의 향기일
것이다.
눈빛만 바라보아도 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서로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을 서로에게 주는 영혼의 지기 마음과 마음이 흐르는
강물처럼 통하고 그리우면 그립다고 부담없이 말을 건넬 수 있으며
말을 하지 않아도 잠시 반가움과 인사로 잡은 손의 촉감만으로도
정의 깊이를 서로 감지할 수 있으며 건네는 말 한 마디에도
깊고 수려한 정감이 흐르는 그런 인생의 지기 하나쯤으로도
인생은 더불어 살아 볼만하며 충만한 내적인 행복은 가능하며
더불어 이지와 지성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지……
벌써 올 한해도 반은 지나갔고 7월도 중순 세월의 무상함과 덧없씀이
싸하게 영혼 깊은 곳을 스쳐간다. 오늘은 그리운 영혼에게 수화기를
들어 안부를 전하고 한 장의 클래식 CD를 들고서 작업장으로 발길을
옮겨 묵묵히 작업을 하여야 하겠다. 언제나 손가락이 회복될지..
절실한 감성으로 그리운 영혼들이 아직은 가슴 깊은 곳에 있으니
살아 있씀을 확인할 수 있고 존재의 이유가 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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