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이버에서 글을 읽으면 왜 이리도 모르는 단어나 문구와 사자성어가
모국어에 많은지 조금은 고통스럽고 읽어도 뜻을 모르니 그냥 읽을 따름이다.
그만큼 많은 세월이 흐른 흔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스스로 답답하다. 그저
현실에 안주하고 마는 눈뜬 바보 같은 느낌에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 보게 된다.
식물들 이름도 기억나지 않아 몇 일을 생각하여 겨우 기억해내고 언어란
사용하지 않으면 서서히 기억상층부에서 퇴색되어 가는 가 보다.
언어도 자주 사용하여야 매끄럽고 윤기가 나 그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사이버에서 뵙는 칠순의 건장하신 영원한 산악인이신 어른께서
10월초 <나 홀로 배낭여행>을 히말라야와 동남아시아로 떠나신 후 처음으로
캄보디아로부터 간단하게 첫 소식을 주셨다. 소식을 접하고는 다시 한번
생각하기를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란 생각이었다.
보통 젊은 세대들도 감히 엄두를 쉽게 내기 힘든 여정을 백발이 성성하신
분이 아르바이트를 하신 다며 맞추시고 곧 바로 떠난 길 홀로 배낭을 메시고
방랑 삼천리 김삿갓 처럼 히말라야 그 높은 고지대 산길을 훠이 훠이 돌아
내려오셔서는 네팔 수도 카투만두에서 사흘을 휴식하시고 태국 방콕으로
건너가셔서 여기 저기를 다니시고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하시면서 몇 일을
걸려 캄보디아에 도착하셔서 하노이로 올라가노라고 소식을 주셨다.
좋은 호텔에서 여독을 풀면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 역으로 세상
고생을 다 경험하면서 지구촌 이웃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는 어떤 것인지 뒷골목 곳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인생경험으로 여정에
오르는 강인하면서도 모험심이 강한 분들도 드물지만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일이라면 바로 이 어른이 그런 분이시다.
박력과 넘치는 패기로 여정에 앞서 사전에 많은 정보수집과 공부를 하시고
호신용으로 등산 지팡이를 하나 손에 드시고 배낭 메시고 최소의 경비로
절약하여 가시면서 생애의 마지막 배낭여행이라고 생각하시고 지난달
먼 길을 떠나셔서 깊어가는 가을에 반가운 소식을 단비처럼 주신 것이다.
성격이 올곧으시고 화통 하셔서 불의를 보시고는 못 참으시는 어른으로
바로 잡던지 꼭 필요한 때에 한 마디를 과묵하게 하시는 논리적인 분의
미지로의 여정이다. 아마도 2개월간의 여정을 홀로 맞추시고 돌아오시는
때는 추위가 성큼 우리 앞에 다가서는 겨울의 초입이 될 것이다.
열심히 한 생애를 살아오고 그 모든 짐을 내려놓고 나를 찾아서 홀로
떠나는 먼 길 위에 한 인간의 깊은 사색과 인생에 대한 관조와 정리하는
마음이 함께 하리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손에든 법정 스님의 수필집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스님은 스스로를 비우고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찾고 소유의 억매 임으로부터 스스로를 풀어주고 정신적인 궁핍으로부터
벗어나고 용서와 이해와 관용과 자연과의 가까워지는 삶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질문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길이요
타인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여주고 쓰다듬어주며 삶의 본질을
회복하여 인성이 순수와 순진함을 찾아가는 길이요 의존적인 타성에서
벗어나 개체로서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확립하여 나가는 것이요 언제고
한 생애를 마감할 수 있는 내면적인 채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독자에게
설파하고 있다. 모든 욕심과 물질의 구속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
지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삶의 진보에 대한 일말의
욕심을 저자가 강조하여 헐벗고 궁핍한 가난한 인생을 살아가라는
의미는 물론 아님은 자명하다.
젊으셨을 때에 독서를 많이도 하셨던 분의 여정을 바라보며 깊어가는
가을에 스스로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 보게 된다면 앞으로 또한 남은
인생의 여정을 어떻게 살아가며 꾸며가는 것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이며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의 알파와 오메가 일까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한 잔의 향기 나는 차 잔 앞에서 맛과 향기를 음미하는
삶의 여백이 바로 우리가 인생에 하나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담아내는
일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먼 곳에서 날아온 결 고운 영혼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가을편지
영혼에 잔잔히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
그의 영혼의 음성 신선한 가을 아침공기와 같다. 가을편지를 받고
먼 이역 그 어드메인지 조차도 모르는 노상으로 소식을 전한다.
“그리운 선생님,
나 홀로 배낭을 메시고 베이스 캠프를 돌아오셨다니 감회가 깊으시겠습니다.
아침 해가 뜨는 그 장관을 칼라 파트라에서 보시면서 순간 선생님은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셨을 까 하고 생각하여봅니다.
홀로 베이스 캠프를 돌아오셨다는 이야기가 가장 심금을 울립니다.
그 깊고 깊은 선생님 영혼의 샘을 생각하게 합니다.
강건하신 체력을 오랫동안 산행으로 다져오신 것이 얼마나 많이
이번 같은 여정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알고도 남을 듯 합니다.
일단 무고하시고 건강하시게 여정에 계시다는 안부를 접하니
가슴이 벅차고 감회가 깊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같은 후진국에도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한없이 신기하게 생각됩니다.
남은 여정도 잘 맞추시고 많은 추억과 충만함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기원하는 마음 여기에 내려놓습니다. 부디 강령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패기와 꿈을 심어주시는 선생님의
여정이지요..돌아오시는 날까지 강건하세요...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묵묵히 산처럼...........”
모든 인연들이 그립다...오늘은.....문득 John Field의 낙턴을 이렇게
추억으로 남겨주시고 한 생애를 암투병 하시다가 영원으로 떠난
B 선생님이 가슴저리게 그리운 날..... 아 그리운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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