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se of Flowers and Window, 1881 - Paul Gauguin
11월이 시작되는 듯싶더니 어느 사이에 중순의 경계선을 넘어서고 말았다.
가는 세월이 물 흐르듯 거침없이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하여서 질주를 한다.
또 한 해가 그렇게 덧없이 가고 있다는 암호라도 해독 하듯이 일교차도
아침조석으로 제법 심하여 등골이 서늘해 두꺼운 옷을 걸치게 되었다.
환절기에 앨러지와 감기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도 주변에 심심치 않게 많다.
날씨가 차가운 날에는 따듯한 국이나 숩이 제일이 아닐까 싶다.
구수한 토속적인 배추된장국이나 시원한 콩나물국을 끓여 가볍게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향기 나는 한 잔의 신선한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우리가 평상시 먹는 음식과 식생활 습관대로 우리 몸의
건강도 전문가들의 소견을 빌리자면 좌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음식을 요리할 때는 각종 인공조미료는 퇴출시키고 오로지 있는 그대로
자연산으로만 그동안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터득한 생활의 지혜가 담긴
자신의 손끝 맛과 부모님과 주변의 지혜로운 분들로부터 전수받은
그 손끝의 맛을 더하여 만드는 순수하고 정갈한 식탁이 가공음식과
각종 오염으로 물든 음식재료들이 판을 치는 오늘날 같은 시대에는
더욱이 소중한 식생활 습관과 문화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온통 맵고 짜고 달고 기름진 가공 음식과 일반음식으로 넘치는 풍요의
시대에 한편에서는 그 결과 넘치는 청소년과 성인들의 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연결되어 가난하고 헐벗던 시절에 경험하지 못하는 또
다른 건강문제로 현대문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선진국들과 도약하고
있는 중진국이나 산업국가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가운데 우리
한국인들의 식생활 문화나 습관 짜고 맵고 더하여 이제는 달고 기름진
식탁을 빼놓을 수 없다.
세월 따라 식생활 습관도 바뀌는 것일 까. 세월 따라 오랫동안 서양에서
살아가는 분들 또한 세월만큼의 크기로 식생활 습관도 변하여서 많은
경우 한국 분들도 매운 음식을 잘 견디지를 못한다. 속이 아프다고
호소를 한다. 매운 음식이 혀끝에만 닿아도 정수리에 강물처럼 땀이
나며 흐르는 현상을 경험하는 주변사람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물론 본인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이 조차도 전문가들 소견으로는
음식 앨러지 라고 한다. 어느 날 문득 나타난 현상이다. 말하기
좋은 앨러지 라니 그런 줄 알고 살아가야 하고 원인이 되는 음식을
피할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때론 살다 보면 칼칼한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날도 있지만 그러려면 댓가로 고통을 감내하여야 한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식생활 습관이 곧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즐거움이 있다면
그 가운데 하나가 먹는 재미라고 하지 않던 가. 또한 폭식 보다는
소식이 이상적이고 초겨울의 문턱에 서있는 모국 그리고 쌀쌀한
늦가을이 아직도 서성이는 우리 지방 모두 이제는 몸을 따듯하게
보호하여 감기와 독감에 걸리지 않게 유념하여야 하는 환절기가
되었다. 이팔청춘도 아닌데 객기를 부릴 시절도 지나갔고 아직도
청춘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더 더욱이 없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그 아이가 드디어 고난을 딛고 일어서서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LPGA 승자가 되었다. 이제는 그래도 성숙하여져 자신을 뒤돌아
보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다. 중학교를 다니면서 자기 지방의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 기염을 토하던 때가 엇그제 같은 데
벌써 자라서 대학생이 되어 명문 학부에서 수학 중이고 운동을
병행하여야 함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이제는 차분하여져서
성숙함과 더불어 온갖 주변의 차갑고 따가운 시선을 딛고 서서
좌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선에 서 있는 모습이 기특하다.
스포츠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지만 문득 신문을 읽다 보니 그 아이
소식이 올라와 있지 않은 가 그것도 2위에 있단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늘 바뿐 일상에서 소식을 전하기도 그리 쉽지 안 컷만
수화기를 들어 먼 지구반대편으로 그리운 이에게 안부를 전하며
안부를 전한지 이틀 후 그것도 우승이란 이름으로 그 아이가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어찌나 기쁘던지 근무하다 말고 기쁨에 득달 같이 수화기를 들어
바다 건너로 우승 소식을 전하니 마치 티비를 통하여서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그리운 어른이 늘 그러시듯이 과묵하시게
말씀 하신다. 늘 과묵하며 올곧은 삶을 정도로 살아가시는 분의
자손이니 어련하랴 자손도 그 핏줄을 이어받았으니 힘찬 미래를
향하여 가는 동안 때로는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그 절망과 좌절에서
인생을 배우며 사회에 기여하는 인물이 되지 않을 까. 모두가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이니까.
왜들 그렇게 국적과 이름을 갖고 말들이 많은 지 안타깝다.
다만 승자에게 진심 어린 축복을 빌어주는 성숙된 자세가 우리
모두 필요하지 않을 까. 한국인의 자손임은 명백한 사실이요
설령 한국인으로서의 법적 지위가 없다 한들 <한국계>라는 이
한 단어는 영원히 뗄 내야 뗄 수가 없는 일이 아니지 않은 가.
분명한 사실은 배달민족의 자손이란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아이의
승리는 간접적으로 한국인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동기부여도
된다는 사실이다. 명석한 한국인들의 자손 이 얼마나 벅찬 감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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