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 오는 요즘 문득 스쳐가는 생각이 하나 있다.
다름이 아닌 무엇이든지 꾸준한 것이나 꾸준한 사람이 아름답다라는
간단명료한 생각이다. 감정의 기복에 따라서 일상과 삶을 오르고 내리고
마치 널뛰기 하는 모습이 아닌 늘 변함없는 한결 같은 마음과 생각과
시각과 가치관으로 초지일관 진실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지나온 일년을 뒤돌아 보며 직장이나 사회 안에서 타인과의 관계나
사이버 안에서 블로그 이웃들과의 모습에서도 깊이 느끼며 절감하는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관계에 있어서 들쑥날쑥 하지 않고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그리움도 우정도 사랑도 삶 조차도 껌뻑 죽고 못살아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이
하며 온갖 미사여구로 찰나적인 불나방 같은 진실성이라고는 한치도 찾아
볼 수 없는 가볍고 가치 없는 모습 보다는 늘 꾸준히 이어져가는 모습이
세월의 성상이 깊어 갈수록 그 맛을 더하며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사회생활은 물론 사이버 블로그 생활도 그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다.
늘 변함없이 같은 모습으로 바빠도 여유가 없어도 있어도 설령 일상의
변화가 있어도 서로 마음 한 자락 가식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진솔하게
주고 받는 한결 같은 모습이 세월이 지나고 보면 깊이에 있어서 가장
진실하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넷이 되는 그 깊이
화려하거나 현란하지 않지만 진실성에 있어서 만큼은 아름답다
블로그를 찾아오는 발길도 늘 글이 새로 올라오거나 안 올라오거나
관계없이 늘 한결 같은 페이스로 들려 발길을 남기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이 한쪽이 무슨 일이 있거나 바빠서 블로그에 매달릴 수 없을 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길을 천길 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듯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내려놓던 발길을 뚝 끊는 서로 비교되는 모습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많다. 여기서도 한결 같은 마음이나 페이스는 강조된다.
오늘도 스튜디오에서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동지들과 이해의 마지막
허락된 작업시간 앞에서 진지하게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나눈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꾸준한 사람 꾸준하고 한결 같은 모습이
그래도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우며 진실성이 가장 높고 깊다라는
결론이었다.
한 예술가가 다른 동료 예술가의 모델이 되어 앞으로 그 작품은
미국 남서부 뉴 멕시코 주 법원 건물벽화로 설치될 예정이라는
낭보가 전해져 왔다. 설치예술가인 그녀의 모습이 정부건물 벽화로
태동하는 벅찬 일이 생겼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하여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영혼 하나 그녀…가장 한국적인
작품이 세계 화단에서는 적어도 가장 세계적이다. 서양인들의
토양에서 태동된 복사판의 꼭두각시 같은 예술이 아닌 한국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정서 그 혼과 맥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한국의
토양에서 배출되는 진정한 가장 한국적인 한국인 예술가를
만나고 싶다.
보편적으로 이성 보다는 감정의 흐름에 치우쳐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가장 기복이 심하여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습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백인 지인들과의 관계를 비교하면서 한국인들에게서 많이 느끼는
차이점이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결론은 아니며 평균적으로 많이 그런
성향이 강하다는 이야기의 주제였다. 좀더 간단하게 정리하면
단순하게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바보가 되는 것이 늙어 가면서
가장 지혜로운 삶의 모습으로 누군가로부터 따듯한 말 한마디 더
따듯한 손길 한번 더 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 갈 수 있는
모습이라는 화두였다.
잘난 척 있는 척 무엇이나 되는 척 척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사람이
늙어가면서 때로는 주변환경이나 인물들로부터 소외 당하는 원인
제공이 될 수 있는 소지가 그 무엇보다 강하다. 그럼으로 겸손은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미덕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절대 겸손해
뺨을 맞는 일은 세상천지 어느 곳에도 없다.
인간은 실존 자체가 고독이다.
어머니 배속에서 나올 때도 홀로요 죽음으로 한 생애를 마감할
때도 홀로이다. 설령 내 한 몸으로 낳은 자식은 물론 두 영혼이
한 몸이 되어 살아가는 배우자 조차도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같이 동행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의 진실이다.
꾸준하고 한결 같은 마음과 영혼의 향기와 처세와 행동이 아름답다.
과연 당신에게도 당신의 인생을 걸만한 인생의 지기가 있는가?
당신의 모든 인생의 희로애락과 이지와 지성과 가장 보편적인
소박한 삶을 허물없이 함께 논하고 당신의 고뇌와 생의 기쁨과
고독과 영혼의 외로움과 부족한 모습 조차도 함께 웃고 함께
슬픔과 기쁨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진정한 인생의 지기가 있는가 단 한 사람이라도 그렇다면 당신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다라고 읊조릴 수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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