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방을 들어 가니 문득 흘러간 올디의 멜로디가 흐르는 것이 순간적으로
DJ가 신청곡을 들려주는 다방을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잠시 한 곡이
래디오에서 끝나자마자 다음 곡이 이어지는 순간 시작부분이 너무나도
귀에 익은 것이 아닌가. 가만이 들어보니 폴 앵카가 불러주는 <파파>가
흐르고 있었다. 가사 내용을 듣고 있노라니 지금 보다는 젊음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던 지난 날들이 영화 영상처럼 스쳐가는 것이었다.
이런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할지 울컥하는 것이 목울대에 치밀어 올라와 밖으로
걸어 나와 눈 가장자리가 젖어오는 것을 참으며 천장을 처다 보고 심호홉을
한번 하고 차분히 다시 걸어 들어갔다. 흐르던 멜로디가 끝나자 한 마디를
툭 던지고 말았다.
“나뿐 사람, 왜 사람을 울리고 있어…”
그가 쳐다보고 있었다.
자리를 떠나왔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돌아와 다시 한번 너무나도 간절히 듣고 싶어
유튜브를 들어가 찾으니 라이브 공연으로 된 클립이 있었다.
아 하나님, 이런 때는 정말 어떻게 합니까…………
영혼 저 깊은 곳에 깊이 깊이 잠재워 놓았던 그리움이 화산 폭발로
용암을 분출하듯이 폭발 하여 밀려오는 그리움에 바보처럼 눈을 감고
천장을 처다 보며 두 다리 뻗고 하루의 일과에 피곤이 몰려와 두러 누워
목놓아 흐느껴 울고 말았다. 아버지는 파파는 그런 그리움 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헌신과 희생 위에
보답할 길은 살아 생전에 절대로 없다고 생각한다. 늙어 힘 빠진 아버지의
어깨나 손을 한번 잡아 볼 때 전해져 오는 그 느낌들 그리고 쪼글 거리는
늙은 어머니의 세월의 풍상이 가득한 얼굴과 손등을 만져보면 알게 된다.
인생이란 것이 때론 얼마나 허무하고도 덧없는 세월의 흐름인지 또한
연민의 대상이 되는 것인지를 말이다.
늙어서는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모든 주변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남은 생애를 살다가는 지름길의 하나 이다. 그곳에는 한 인간의
과거와 현재 배움의 높이나 지위와 사회적 명성과 부와는 별개의 문제인
가장 기본적인 인간적인 조건이 필요 할 뿐이다. 맹수가 무섭다고 하여도
세상에서 인간만큼 잔인하고 사악하고 무서운 동물이 없다고 생각한다.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잔악 무도한 인간들의 만행의 살인사건들
내지는 테러범들의 테러와 발생하는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과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은 모습으로 삶의 한 편린을
나눈 사람들 내지는 손길들이 돌변하여 비수를 꽂는 일등 인간의
심성은 날로 황폐하여져 가고 있는 매조키스트적인 잔인함을 목격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착한 삶이란 학위나 학벌이나 지위나 권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닌듯하다.
근본적인 인간의 심성의 맑음을 의미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함이
아닌가 싶다. 때론 인간의 의지로 되지 않는 것이 주변에는 너무나도
많다. 병들고 싶어 병드는 사람도 없다면 치매를 걸리고 싶어 걸리는
사람도 없고 노망을 떨고 싶어서 떠는 사람도 없다.
그 누구도 자신의 미래를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는 없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 나밖에 모르는 공주병이나 왕자병에
걸리지 않는 극단의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주의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
삶, 타인의 고통을 같이 아파할 수 있는 마음의 배려, 불쌍한 사람을
불쌍하게 생각할 수 있는 따듯한 시선과 가슴을 갖은 사람 피와 땀으로
테이블 위에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올려놓는 것과는 달리
자신이 배려한 것은 없으면서 타인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것 내지는
공짜 인생을 바라며 자신의 성격을 제어할 줄 모르고 있는 대로 남에게
다 독설을 퍼붓고 무례한 행동과 언어의 린치를 가하여야 속이 풀리는
매조키스트적인 마음내지는 폭군 같은 모습 근거 없이 타인의 사생활
범주를 부끄럼 없이 침해하는 무례함을 범하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뻔뻔스러움 내지는 생각의 막힘 자신은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거나
생각하는 마음 자신만을 위하여 주고 관심을 부여해 달라는 모습
이 모두가 우리가 지향하여야 하는 삶의 부정적인 요소들로 늙어가면서
내 집에서나 밖에서나 특정한 환경에 처하여서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요소들 이다.
분명한 사실은 늙은 삶이 되었을 때에 인자하고 자애로운 영혼을
보편적인 세상의 가치와 시각은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자기가 행한 언행과 처신만큼만 늙어 가면서 늙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어서도 누군가로부터 또는 특정한 환경에서 대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삶의 진실이라면 때론 어떤 결과론에 있어서
또한 자업자득이란 것을 우리는 기억하면서 삶 가운데서 인간답게
언행이나 처신을 할 필요가 있다. 진실된 삶은 거짓을 하지 않는다.
가식과 허세로 착한 위선적인 착함이 아닌 진정한 착한 사람이
세상에서 대우받는다.
'붓꽃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붓꽃독백 - 겨울비 내린 후 (0) | 2010.01.24 |
---|---|
붓꽃독백 - 겨울비 (0) | 2010.01.19 |
붓꽃독백 - 병상에서(2) - 감사 (0) | 2009.12.28 |
붓꽃독백 - 병상에서 (0) | 2009.12.27 |
붓꽃독백 - 크리스마스 아침 병상에서 (0) | 2009.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