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님의 사진첩
퇴근 후 피곤해 샤워하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어 곤히 잠을 자다 보니
겨울비가 돌풍과 함께 추적이며 내리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말았다.
창문이 흔들리고 바람소리 윙윙거리며 삭막하기 그지없는 겨울 비
내리는 날의 오후 정경이다. 요 몇 일 수잔 보일의 맑고 청아한 음성이
담긴 ‘How Great Thou Art”를 출퇴근 길에 오랜만에 즐겨 듣는 클래식
대신 접하노라니 그 느낌이 새롭다 못해 마음이 차분하여지고 은혜로움을
영혼 한 가운데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그녀의 CD안에 담긴 열 두 곡은
하나 하나가 그녀의 자전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되지 않는 것이
없다라는 생각이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직장후배인 M이 그동안 신참내기인 자신에게 업무를
가르쳐주고 하여서 고마워 마음을 표시하려고 수잔 보일의 CD를 주문을
하려니 2주가 걸려야 온다고 하여서 그만두었다며 아쉬워하였던 기억이
새롭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전곡을 만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CD를 하나 만들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참 열심히 근무하며
재치와 더불어 늘 명랑하고 책임감 강하고 가르쳐주는 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 처리를 잘하는 그녀는 다시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귀여운 딸을 둔 공부하는 엄마이자 직장인이다.
그녀만 나타나면 직장이 훤해진다. 잘생긴 미모와 용모와 더불어
성실함으로 주변사람들을 기쁨으로 늘 충만 시켜준다. 세상에는 행복
바이러스로 누군가를 늘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름답고
살아갈만한 가치와 보람을 느끼게 된다. 역으로 자기 성격을 자신도
견디다 못해 꼭 남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를 다 풀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하는 성질 고약한 사람도 있다. 바로 칠순을 넘긴 S 여인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성질이 남달리 유별나고 고약하니 주변에 이야기 상대가 없씀은
당연한 일이 되고 만 경우다. 그녀는 늘 외로워 이야기 상대를
늘 찾는다. 문제는 자기당착과 착각에 빠져서 늘 자신을 추켜
세우고 내세워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지방문학 동인지에 글을
올리던 그녀를 어찌 중앙문단에 사람들이 알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늘 자기는 대단한 지식과 지성을 갖춘 사람으로 착각 속에
다른 사람들은 안목에도 없다. 늘 누군가의 관심을 얻고 싶어하고
히스테리적인 그녀의 성격이니 자연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멀어져
갈 도리밖에는 없지 않나 싶다. 그러니 그녀는 늘 외로운 것이다.
겸손의 미덕과 자기성격을 제어하는 감정의 절제는 이래서도
필요하다. 감정을 절제 못하는 성격내지는 인물은 늘 주변으로
부터 소외의 대상이 되고 만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 성질 있는 대로 다 부리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싶다. 때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직장상사로
부터 꾸중을 듣는 날도 있다면 가정에서는 부모님으로부터
또는 절친한 친구로부터 또는 배우자로부터 꾸중을 듣는 날도
있지 않은 가. 이럴 때마다 감정제어를 제대로 못한다면 늘
불만과 충돌과 시끄러움으로 주변과 생활은 채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성질을 나 아닌 어느 타인이 받아주리라 생각함은
무리요 착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성과 이성적인 감정의 절제는 살아가면서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참을 忍(인)자가 인생과 생활에는 꼭 필요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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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놀랬던지 말이 입에서 나오지를 않았다. 그저 헛기침만
하고 말았다. 중풍이 재발하여 혼수상태에 빠져 유명을 달리하고
만 것이다. 몇 일전에 본 사람을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잔인한 진실과 현실 앞에서 깊은 허무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람은 목숨이 떨어지면 그 순간 모든 것은 없을 無(무)가 되고
만다. 장의사 운구 차가 시신을 싣고 고속도로 카플 레인에서
조차 유기체가 무기체로 되어서 운전을 하고 못 지나간다고
오래 전에 장의사 직원이 한말을 기억한다. 영혼이 떠난 시신은
다시 흙으로 또는 한줌의 재로 돌아가는 것이 우주의 진리이다.
겨울 비가 잠시 멈춘 창 밖을 내다본다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
미니 블라인드를 닫은 채로 테이블 램프를 켠 채로 수잔 보일이
불러주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듣노라니 내면이 차분하여진다.
내적 변화는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생활의 질서에서 얻어진다
함으로 한 살이라도 더 세월의 연륜인 나이를 더해 갈수록
주변을 정리하고 더 작게 더 간단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필요 이상의 것을 욕심 내고 소유함은 결과적으로 나중에는
그 물건더미에 발이 걸려 오고 가고 다닐 공간도 없게 되는
이중고를 치루어야 한다. 그리고 죽고 나면 그 모든 물건들은
쓰레기가 되거나 구세군에게 가거나 잘해야 몇 점 후손들에게
추억 어린 사랑의 유품으로 자리를 하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세상에는 굶주리고 배고프고 병고와 죽음에 이르는 고독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수 없는 영혼들이 너무나도 많다.
지금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수많은 부패한 시신들의 악취로
구조작업 조차 힘든 서인도제도의 헤이리를 생각하여도 그렇다.
우리 현대인은 넘치고 처져 성인병에 시달리는 문명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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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은 늘 우리 곁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필요이상의 욕심과 욕망으로 소유에 집착하고 그 집착에
속박되어 진정한 내면적인 영혼의 자유를 잃고 만다, 필요
이상의 큰 기대와 바램이 있기에 주변에 널려있는 무수한
많은 행복의 조건과 고마운 것들을 우리는 간과하고 살아간다.
비 오는 날 한잔의 따듯한 향기 나는 배넬라 향 가득한 커피와
한 곡의 은혜 가득한 노래에서도 우리는 충만한 행복을
체험할 수 있다. 따듯하게 잡아보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의
촉감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여 질 수 있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목표는 궁극적으로 영혼의 충만과 자유에 있다.
그런 진정한 의미의 자유에 이르기 위하여서는 우리 스스로
맑고 고운 심성과 사랑과 영혼의 향기와 혜안을 가치의 척도로
가슴에 새겨야 가능하다. 물질이 정신적인 행복의 가치를
뛰어 넘을 수는 없다. 겨울비가 내린다. 깊어가는 겨울이 있기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의 설레임과 더불어 오늘도 우리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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