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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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독백

붓꽃독백 - 파파가 들려주었던 추억의 편린

붓꽃 에스프리 2010. 4. 9. 01:36

 

추억은 때론 아름답고도 애잔하다.

 

파파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 B 단조 작품번호 23번을

손수 녹음하시고 타자를 처서 내용까지 담아 학부 때 더불어 참 많은

클래식 곡들을 먼 외지에 있는 아들에게 외롭지 말라고 보내주셨었다.

 

얼마나 듣고 수도 없이 들었던지 나중에는 카셋 테입이 늘어져

더 이상은 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세월이 흘러간 지금도 살아가는 동안

숭고한 파파의 사랑의 손길을 생각하고 추억하며

가보처럼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다 늘어난

카셋 테입의 멜로디는 내 영혼 깊은 곳에서 흐르고 있다.

 

언젠가 이 지상의 여정을 다 하고 나 또한 떠나는 날

파파의 사랑의 손길이 담긴 늘어나 더 이상은 들을 수 없는

카셋 테입은 버려지겠지만 허나 결코 내 영혼 안에서

영원히 버려질 수 없는 불멸의 사랑의 편린들....

 

이제 시대는 변하여 CD mp3 화일로 듣는 세월이 되었다.

문득 파파의 날개 밑에서 살아온 날들을 회상하며 다가오는

생신 앞에 이 아침 아낌없이 온전히 부어주신 아가페적인

모든 사랑과 그 은혜를 생각하며 다시 각 악장마다의 멜로디를

가슴에 파파의 손길로 새겨본다.

 

영원한 인생의 멘토어요 불멸의 온전한 절대사랑과 존경이신

내 인생의 영웅 나의 파파!

 

날씨도 치매가 걸린 것인가 비가 오고 춥더니 다시 초여름처럼

8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삼십사분이란 긴 여정에 올라보시기를

바라면서 모두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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