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는 직장생활과 병행하여야 하는 두 학기과정의 공부로 다가오는
중간고사 준비로 퇴근 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시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겨우 2시간을 자고 피곤한 몸으로 출석하여 간신히 시험을 보고
나니 그 다음에 이어지는 몇 시간의 강의내용은 귓전에도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강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화창한 날씨에 오랜만에 강렬한 햇살이
피부에 와 닿아 비로소 여름이 다가옴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얼마나 피곤하던지 아이구야 소리가 절로 입안에서는 물론 뇌리에서
뱅뱅 맴돌고 있었다. 앞뒤 차 유리창에 그동안 바쁜 일상에 얼마나 먼지가
쌓였던지 운전하는데 신경이 쓰여 이제 더는 참지 말고 세차를 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에 운전대를 오른쪽에서 세차장이 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세차장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가난한
스페인어 권의 중남미 사람들이 운영하는 손으로 세차를 하는 곳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세차를 하는 직원들의 몸동작 하나 하나가 시선에 들어와
애잔한 삶에 대한 수많은 상념으로 스쳐가고 있었다.
문득 세 차비를 지불하였다 하여도 그냥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서있는 말쑥한 차림의 중년의 사내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좋은 차를
몰고 온 그와 잠시 그의 차에 대한 잡담을 하는 동안 우리 두 사람은 동시에
손에 팁을 들고 기다리고 있게 되었고 세차가 끝난 후 7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귀가 길에 올랐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서 그대로 앞뒤를 따질
것도 없이 침대에 침몰하고 말았다. 얼마를 자고 있었나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큰 녀석이 엉클을 찾고 있지 않은 가 잠시 올라가 잠시 만나야
할 가족들을 만나고 돌아서서 그대로 다시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너무나도 피곤하여서 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개운하지 않음은 자신을
괴롭혔다. 그래 모든 것을 잠시 손에서 내려놓기로 하고 카우치에 두러
누워 잠시 잠을 다시 청하는 동안 생전보지도 않는 티비를 켜니 한국어
방송 MBC 프로그램이 마침 방영되고 있었다. 다름아닌 한국 국내에
수입되는 식료품과 육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소비 패런과 검역
과정에 대한 보고형식의 프로그램으로 프랑스 현지 돈사를 방문하여
취재한 수입되는 돼지 사육과정과 가공 그리고 부산항만청에서의 검역
과정과 국립식품위생안전 관리국의 검사과정을 자세하게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유익한 프로그램 이었다.
겨우 정신이 맑아져 오고 피곤에 쌓인 몸이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에 한 잔의 신선한 커휘를 내려 한 모금 음미하면서 살아 있씀을
감사할 때쯤 또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헬로우 하고 전화를 받으니
멀리 수 천리 바깥 중부지방에서 걸려오는 안부전화였다.
운동을 하다 말고 보고 싶어서 전화를 한다며 보고 싶다는 말에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은 마음이야 마찬가지란 생각을
하며 문득 함께 커휘를 마시던 몇 년 전 가을날이 그리웠다. 시작한
교육과정이나 내년에 끝나야 발길을 옮겨볼까 아직은 전화상으로
그리울 때면 주고 받는 마음 그 이상 그 이하도 할 수 없는 서로의
현실이다.
그래도 그리울 때면 운동을 하는 도중에 어느 학교 운동장에서 전화를
거는 그리운 사람 있으니 이만하면 그래도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삶이
아닌가 라고 말을 건네니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
할 수 있씀도 축복이요 감사의 조건이라고 재차 말을 하고 한결 같은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한다고 하며 나 어제 그저께 새로운 음악 몇 곡을
만났는데 아주 좋은 곡인데 녹음하여서 오랜만에 내일 아침 우체국에
가서 보낼 께 하니 아 그러렴 하면서 마찬가지 마음이라면서 굿나잇을
하고 수화기에서 멀어져 갔다.
한결 같은 마음 시공간을 초월한 서로에 대한 따듯한 마음과 생각
그리고 배려만으로도 살아가면서 큰 위로요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는
원동력이며 존재를 위한 하나의 소중한 의미가 아닐까 하였다.
때가 되면 우리는 모든 인연 조차도 내려놓고 영원한 이별 떠날 준비를
하여야 함도 삶의 진실이다.
한 영혼이 다른 한 영혼을 한결 같은 마음, 우정, 사랑과 신뢰와 깊은
배려로 더불어 함께 한 생애를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있을 까? 이 험한 세상 날로 포악해지는 인간의 상실된 인간성과
도덕과 사회윤리와 무너지는 가정윤리와 가족이란 개념 자체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참 기가 찰 노릇은 천안함 사건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은 한 전사자의
생모란 인간 말종이 죽은 자식과 남편을 버리고 야밤 도주를 한지
20년이 넘어서 죽은 아들의 전사금을 차지하겠다고 나타나 1억도 넘는
돈을 차지한 어이없는 법치제도와 악의 얼굴을 하고 있는 인면수심의
어머니나 엄마가 아닌 에미란 인간 말종의 처사에 경악은 물론 공분을
사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돈 앞에는 인간 모두가 개 돼지가 되는 것일까?
이미 야밤 도주하여 다른 가정을 갖고 살아가는 에미란 작자의
무너진 인간성 앞에 신의 저주는 없는 것일까 이것 조차도 묻고 싶었다.
돈이나 물질의 부는 없는 것 보다는 나은 것이거나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건이 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존재가치나 삶의 절대가치가
될 수는 없다. 삶은 결국에는 없을 無로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답게 주어진 한 생애를 살아가는 올바르고 아름다운 순수한 영혼이
아름답다. 인간은 인간다울 때만이 비로소 인간이다. 즉 옳고 그름을
분명히 알고 악이면 행하지 않고 보편적인 상식이나 사회규범과 윤리와
도덕에 반하는 삶을 살아가지 않음이 우리 모두가 근본적으로 추구하여야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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