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다고 누가 말을 하였던가?
작은 아이가 두 살 때 아빠는 아이를 맡기고 한참 인생을 꽃피우고 살아갈 나이에
청천벽력 같은 암으로 40대 초반에 요절하고 말았다. 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한지도
3개월 훤칠한 키에 딱 벌어진 어깨에 인물 또한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아이를
데리고 전세계적인 불경기의 여파로 곤두박질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구조조정에
또 구조조정을 하는 이 절박한 시기에 이름값이나 하는 부자들도 절약에 절약을
한다는 기사가 흘러나온 날에 데리고 가서 전문학교에 입학을 시키고 돌아오는 길
만감이 교차한다.
아침나절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창밖에 들려 미니 블라인드를 열어보니 이런 땅이
비에 젖어 있다, 비가 온 것이다. 음……오늘은 그래도 시원하겠구나 하고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휴무에 다시 침대에 침몰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창 밖을
보니 이런 오우 하나님 이를 어쩐다요… 햇살이 쨍쨍 한 여름을 조롱이라도 하듯이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 그 자체만으로도 숨이 멈출 지경이었다. 잊자 잊는 거야
여름이니 당연지사 더운 것이지 아니면 과일농사는 무엇이 되고 여름 장사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돌아오는 길에 우리가 꼭 들려야
할 곳을 들려 오는 길 저녁 햇살 조차도 이글거리고 있었다.
초복이 내일 모레 글피라고 한국어 디지털신문기사에 활자화 되었다. 각 마켓
마다 보양식 판매를 촉진하느라고 바쁘다는 기사다. 그 보양식이 무엇인지
조차도 모르고 살아온 날들 민들레 홀씨가 인생의 바람결에 흩날려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토양이 다르니 문화와 언어도 모두가 다르고 식생활 문화도
다른 것은 당연하다. 바람도 쏘일 겸 산책하면서 들린 마켓에 곰취나물이란
처음 보는 이상한 식물이 열두어 장에 1불이란 가격이 붙어 있었다.
계절이 계절이라서 일까 배추 생김새란 어찌 그리도 부실한지 푸르딩딩 한 것이
이건 아니다 싶었다. 요즘은 왜 그렇게도 많은 각종 막걸리들이 마켓 진열장
선반을 각종 소주 이상으로 많이 진열되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술만 마시나
싶었다. 더위가 장난이 아니게 덥다. 서서히 더운 것도 아니고 갑자기 더워지니
정신을 못 차리겠다. 아직 화씨 100도를 넘나 드는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곧 그러리란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만 하다.
일터에서 돌아오니 한 통의 이메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어른께서 부산에서 교직에 봉직하신 후 은퇴하시기 직전 은퇴 후
소일거리로 배우신다는 컴퓨러 하여 어느 날 좋은 인생에 대화의 벗을 만나고
싶다고 어느 글방에 글이 올라와 인연이 되어 백내장 수술을 하시기 전까지
수도 없는 이메일이 지구 끝에서 지구 끝으로 오고 가고 서로 주고 받은 모든
이메일을 하나의 책으로 정리하여 지금도 서로 소중히 간직하며 친 혈육처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비바람이 몰아치나 눈보라가 몰아치나 인생에 폭풍이
스쳐가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고 배려하고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지내온 수 많은 세월이다.
모국을 방문하여 서울 아버지 집에서 버스를 타고 거제도 건너 칠천도
남해 바다가 단 100m 거리도 안 되는 집 앞에 있는 외딴섬 바닷가 집
사시는 곳까지 찾아가 뵙고 늦가을 바다에 나가 갈치를 잡아 어둠이
내린 포구에 닻을 내리고 함께 돌아오던 길 위에 각인 되어 있는 지고
지순한 인간의 길 그립다고 아래와 같이 글을 주셨다.
“우리 집 액자에 걸려있는 시 "그대 모습 앞에서"는
항상 내 눈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항상 P를 각인하고 있는 셈이지.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가 궁금하이. 여전히 문예활동은 계속하겠지?
어느 날의 일상적인 하루 일과를 구체적으로 말해주게. 참 보고 싶다.
답장 기다릴께 안녕”
다음 날 퇴근 후 그저께 득달같이 곧 바로 수화기를 들어 전화를 드리니
여전히 귀에 익은 구수하고 정감 어린 부산사투리로 언제 한국에 나오냐고
물으시면서 보고 싶고 그립다 하신다. 앞에 놓인 일이 많아 생각은 있어도
직장에서 시작한 1년간의 교육과정도 맞추어야 하고 그러면 아마도 내년
후반기나 후년 정도에 방문을 생각하여 보겠노라고 말씀을 드리니 네 목소리
들으니 반갑다 하시며 이메일로 소식을 보내라고 하시면서 우리 서로는
그립고 간절한 마음으로 그리움의 닻을 내렸다. 그리움은 서로에 대한
간절한 갈망이며 사랑과 배려로 채색되는 인생의 영양소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생길에서 만나거나 스쳐가거나 조우하는 수 많은 인연들 그러나 과연
한 인간으로서 지고 지순한 순수의 이름으로 보편적인 일상과 질박한
질그릇 같은 마음과 백자 같은 순수한 영혼의 빛과 향기로 나란 주어가 아닌
누군가를 진심 어리고 불변의 신의와 성실과 헌신과 배려와 더불어 이지와
지성을 함께 하며 주어진 인생 길을 몇 명이나 우리는 할 수 있을까?
순수의 지평 그 영원한 삶의 알파와 오메가는 인간사회를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의 근원이다.
사람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출생하고 다른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고 살아가는 만큼의 다양성만큼이나 서로가
갖고 있는 삶의 철학이나 가치관과 취미도 다양하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우리에게 유구한 역사의 지평에서 교훈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이 있다면 類類相從(유유상종)이란 사자성어다. 삶의 가치나
혹은 취미나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우러져 살아가는 형태를
의미한다.
왜 문득 법정스님이 그 누구보다 사무치게 그리운 것일까?
그분이 남기시고 간 귀한 유고 집들을 읽어본다. 너저분한 가치도
없는 수많은 말의 잔치로 끝나는 가볍고 깊이도 없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내는 지극히 이기적이거나 계산된 천박한 만남이나
인간관계 보다는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단 하나의 진실을
만나고 싶다. 그 영원한 순수의 지평과 진솔한 삶 그 단아하고
소박하나 깊이 있고 이지와 지성에 빛나는 하나의 순결한 영혼의
지기 단 하나의 참사랑과 참된 우정과 참된 인연 하나로 인생은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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