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마음 한 구석 깊은 아픔과 슬픔을 느낀다.
세월이 많이 흘러와서 그런 것일까?
왜 다들 생각지도 못한 병마 앞에 서서
내 사랑하는 인연들 하나 둘씩
아파 병고와 씨름을 하여야 하는지
생각만으로도 아득함에 할말을 잃고 만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 세상을 삐뚤어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악한 이웃들 때문에 상처를 받고 고통을 당해야 하는 부당함
삶과 세상은 이다지도 모진 것인가?
많이 아프고 슬프다.
저녁이면 풀벌레들이 노래하고
수정 이슬이 세상을 적시고
밤이면 영롱한 별들이 반짝이는
영혼의 하늘을 함께 바라보며
삶을 따듯한 가슴으로 읊조리며
순수의 날개 밑에서 서로를 감싸 안고
살아가는 동안 고운 인연 하나
영혼 깊은 곳에 담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별빛처럼 빛나는 순수의 이름으로
함께 고운 우정과 사랑을 노래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은
너무나도 야무진 꿈일까?
여기 영혼의 의자에 앉으세요
그리고 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우리 함께 산책하지요
가다가 지치면 강가에 함께 앉아 쉬었다 가고
우리 그렇게 흘러가지요...사랑하는 모든 인연들이여!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 이기철
저렇게 푸른 잎들이 날빛을 짜는 동안은
우리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저녁이면 수정 이슬이 세상을 적시고
밤이면 유리 별들이 하늘을 반짝이고 있는 동안은
내 아는 사람들 가까운 곳에서
펄럭이는 하루를 씻어 널어놓고
아직 내 만나지 못한 사람들
먼 곳에서 그날의 가장 아름다운 꿈을 엮고 있는 동안은
바람이 먼 곳에서 불어와 머리카락을 만지고
햇빛이 순금의 깁으로 들판을 어루만지는 동안은
우리들 삶의 근심이
결코 세상의 저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밤새 꾸던 꿈 하늘에 닿지 못하면 어떠랴
하루의 계단을 쌓으며
일생이라는 건축을 쌓아 올리는 사람들
우리 슬프다고만 말하지 말자
그 아름답고 견고한 마음들 눈 감아도 보이는 동안은
그들 숨소리 내일을 여는 빗장 소리로
귓가에 들리는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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