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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독백

붓꽃 독백 - 그리운 아버지

붓꽃 에스프리 2011. 4. 28. 18:11

 

 

 

주변에 의지 할데도 없는 사람이 하나 있어 한국으로 오랜만에 형제들을 만나러 간다는데

공항을 데려다 줄 사람도 없는 것이었다. 일주일전 선물로 데려다 주마 하고 약속을 하였다.

오후에 중간고사가 있다는 사실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기에 기꺼이 아침에 일어나 지방도로를 따라서 그녀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오니 정오가 되었다. 피곤이 밀려와 잠이 쏟아지려고 한다. 이를 어쩌나 시험이 있어서

공부를 하여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었다. 여하튼 시간이 흐르고 일찍 학교를 가니 야단법석이 났다.

시험 감독관이 자그마치 세명이나 들어오고 무슨 난리가 난줄 알았다. 참 살벌하다 싶었다.

 

시험이 끝나고 토론 수업이 진행되고 시험 결과 보고를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스트레스에서

잠시지만 해방되어 돌아온 시간...............갑자기 시원한 맥주가 오늘 따라 마시고 싶었다.

그로서리 마켓에 들려 벨기에 산 맥주와 적포도주 캐버넷을 사들고 돌아와 창문을 다 열어 제쳤다.

오늘 따라 날씨도 더워 영상 섭씨로 28도 우리네 화씨로 80도가 넘는 더위였다.

 

책가방 다 내려놓고 시원하게 샤워후 잠시 책을 들춰보고 맥주를 마시는 동안 달려간 뫼닮 선생님 방

호랑이 굴 산행기를 읽고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다만 경이로울뿐 이었다. 그 사이에 피로가

밀려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자고 있는 동안 난데 없이 한밤에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번호를 절대로 함부로 건네주지 않는 관계로 갖고 있는 사람도 열명도 안 되는 데

그런데 이밤에 전화를 할 사람은 단 한사람인데 누구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잠시 난데없이

누굴까 이 깊은 밤에 하는 생각과 더불어 순간 겁이 덜커덩 났다.

 

뭔일이 있는 것일까 하고.수화기를 들면서 "헬로우" 하니

 

"나다...아빠다..."

"아 네 아버지 끊으세요 제가 걸께요"

"알았다"

"여보세요 바리톤으로...."

"아버지 저예요...."

"그래 어떻게 지냈니 힘들었지 미안하다 전화도 자주 못하고....."

"아버지, 아들은 우리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 요즘 어떤 모습 이실까?

'부활절로 금식기도 하니 2kg이 줄었더라"

 

"예야 엄마하고 아빠가 국립현충원에 얼마전에 다녀왔다.

야 말이야 그곳에 벚꽃이 만발하여서 사람들이 많이 봄이면 구경을 온단다.

그리고 너의 그분 묘지에도 다녀왔다................잘 계시더라...."

 

순간 눈물이 고인다............

"아버지................................"

더는 말을 이어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단 한점 혈육도 없는 모국에 홀로 누워계신 내님..............

아 그 세월이 얼마던가..

 

그 묘지를 현충일이면 우리를 생각하시고 찾아가시던 어른들도 다 돌아가시고

이제는 타인 유년시절의 은사님 그러나 수많은 세월을 나의 아버지가 되어주신

선생님 이시기 전에 우리 아버지가 찾아 가시는 현충원의 그 곳 아버지 마져

언젠가 돌아 가시고 우리도 가고 나면 영원히 모국의 하늘 아래 홀로 계시겠지....

 

자손들과 형제들은 모두 벌써 2세가 3세가 되어 미국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역사의 아이러니 앞에서 그리운 아버지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이제 목소리라도 서로 들었으니 되지 않았니....."

"너 공부 끝나면 내가 한번 들어가마............."

"네 아버지 잘 주무세요."

"그래 너도 잘있거라 아빠가 가끔 전화 할테니 전화 거는 것 까지 산경쓰지말고

너 하는 일이나 잘 해라 그리고 잘먹고 잘 쉬고 잠이 보약이니 충분히 자고  그럼 잘 있거라"

"네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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