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루체른 축제와 함께 흐르는 그리움의 강물

붓꽃 에스프리 2011. 7. 5. 16:02

 

반백이 된 사내가 다른 사내를 마켓에 시장을 보러 와서 조우하게 되었는지 그들 곁을 스쳐가는

동안에 들려오는 대화 내용 ' 아 늘그막에 이 골프를 배우지 않았으면 뭔 재미로 사나 싶어...,

아 그렇지 골프가 아니면 뭘 하고 지낼 것이 있겠냐고....아침 이면 일어나 그린으로 가는 재미를

뭘로 다 표현을 하겠어..'

 

그저께 만난 또 한 60대의 사내 동안의 미소년처럼 이발을 하고 호리 호리하고 그 모습이 정감이

넘친다. ' 아 오랜만이요...네 선생님, 누구는 골프를 배우지 않았으면 뭔 재미로 사느냐고 하던데요.

뭘 하고 지내느냐고 하면서요. 할 것이 얼마나 많은 데 뭔 소리요...........난 은퇴하면 스쿠버

다이빙 하러 다닐거요. 그리고 나 스키도 무척 잘 타서 프로 급은 되지....아 그러세요......"

 

사람은 각자 삶의 여정과 취미도 모두 다르고 성장배경도 다르고 살아온 경험이 다른 만큼

취미도 천차만별이란 생각이다. 누구는 산으로만 올라가고 누구는 바다로만 달려가고 누구는

푸른 초원 골프장으로 달려가고 누구는 산이란 산은 온 지구촌을 다 찾아 다니고 누구는 지구촌을

돌고 돌아 다니고 그렇게 각자 다른 모습으로 인생을 즐기며 기쁨과 행복을 추구하고 향유한다.

 

역으로 누구는 가난과 시련과 병고와 사투를 벌리며 하루 삼시 세끼 입에 밥풀 칠하고 살아가기도

벅차 발버둥을 치고 질곡을 헤매며 살아간다. 인생은 예측불허다.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입에

은수저를 물고 나와 일평생을 온갖 못된 행실과 방탕으로 살아가며 사생아를 몇 이나 낳고도

수 천만 불짜리 결혼식을 하는 바람둥이 모나코 작은 도시국가의 왕가의 망나니 앨버트 공이란

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으며 세상에 전혀 덕이 되지 못하는 무위도식하는 구시대 유물의 인간

쓰레기도 있는 것이 때로는 너무나도 불평등한 세상의 모습이다.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긴 내전과 문맹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없어 선진국의

안 보이는 손들과 손을 잡고 해적 질을 하여 수없는 상선들을 납포하고 심한 경우 살인도 서슴치

않는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는 세상의 얼룩진 모습들 오늘은 유달리 보통 때와는 달리 더워

창문을 몽땅 열어놓고 독립기념일을 보내고 있다. 초저녁의 경계다 싶으니 세상이 다 폭죽으로

두 세시간 시끄럽고 야단법석도 아니다.

 

이 더위에 그렇다고 에어컨을 켜고 사는 사람이 아니니 더위를 식힐 방법이란 2010년도

스위스 루체른 음악축제와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 은발의 지휘자를 찾아가는 길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밤이 깊어지고 폭죽놀이도 몀춘 거리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이 고요가

주는 평안과 안식을 무엇에 비교하랴. 교향곡 하면 쉽게는 베토벤 브람스나 모찰트와

차이콥스키를 가장 많이 손을 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멘델손과 슈베르트의 그 유명한 미완성

교향곡 그 다음 고개로 시벨리우스, 슈트라우스 그리고 브루크너, 말러와 쇼스타코비치

그 이외에도 수없는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은 수도 없다.

 

말러 교향곡이라면 5번과 9번이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알려진 곡이 아닐까 싶다.

말러는 브람스와 더불어 사계절 가운데서 가장 가을에 어울리는 작곡가의 한 인물일지 모른다.

그의 곡들이 주는 감흥이란 것이 그 어느 계절 보다 도 가을적이고 겨울적인 요소가

가득하다고나 할까 그런 개인적인 느낌과 시각이다. 뭐 봄에도 듣다 보면 남다른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아닐까 싶다. 여름 하면 그래도

로시니가 아닐까 그 박진감 넘치고 열정적인 요소가 가득한 멜로디로 그의 퉁퉁한

모습만큼이나 여유가 넘친다.

 

문득 뜨거운 그리움이 가슴을 관통한다.

내 하얀 캔버스 위에 담았던 영혼 그리고 앞으로도 담고 싶은 한 영혼이 그립단 생각에

일년에 세 번 있는 루체른의 축제 - 부활절, 여름과 가을 가운데서 어느 가을날 비행기 트랩에

함께 올라 스위스 루체른 호숫가에 위치한 연주회장을 향하여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머물렀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모든 인간관계란 상대적이며 아름다운 관계 설정을 위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건설적이고 이상적이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노력하고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잘하여야 가능한 것이지 어느 한쪽만의 노력과 관심과 배려와 사랑만으로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란 아주 단순하고 자명한 생각을 조카 아들 며느리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함께 하고 있었다. 진실된 인간관계, 우정과 사랑도 예외가 아니다.

 

블로그 안에서 만나는 모든 인연들이 진정한 의미의 인연이 될 수는 없다.

서로의 관심사가 다른 만큼의 차이로 인생경험도 다르고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관도

천층만층 구만층이요 취미 또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유유상종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던가. 화가는 화가들 끼리 만나서 술잔을 기울인다면 산꾼은 산꾼들 끼리 모여서

잔을 기울일 것이요 문인은 문인들 끼리 만나서 의기투합하여 술잔을 기울일 것이다.

물론 꼭 그렇다는 방정식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럴 것이다. 피카소가 브라크와 만나

어울리고 작품 활동을 하였듯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 만나서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그런 것 말이다.

 

블로그 안에서의 만남이 만남으로 이어지고 만남에서 끝난다면 그 이상의 성숙된

심연의 진정한 인간과 인간이 만나서 만들어가는 우화의 강물은 흐르지 않을 것이다.

블로그 안에서 블로거란 어휘가 한 단계를 뛰어 넘어 친구란 의미로 성숙될 때만이

진정한 소통이 있을 것이고 서로의 만남에 있어서 존재적 가치를 발견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향유하게 될 것이다. 그 절절한 감성과 절실하고 애절한 그리움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 가는 그런 특별한 존재적 가치로 남은 인생을 충만하게 승화시켜

살아가는 위로와 행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