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9월 이라니 그저 가슴이 텅빈 느낌에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그렇게도 세월은 속절없이 잘도 가는지 지난해 여름이다 싶더니
어느덧 한해가 지난 가을 초입에 서있다.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길을 이제 걸어가고 있다.
문득 치열하게 가슴 조이고 밤잠을 설치고 하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올 9월은 아마도 내 인생의 최대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달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느냐 아니면 죽느냐 하는 마지막 관문을 앞에 놓고 불철주야 책과 씨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입안도 다 헤지고 그 어떤 것도 생각을 할 여백이 없다.
조용히 침묵하며 내 마음의 평정을 잃어서는 아니 된다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기체면을 걸지 않을 수 없는 날들이 연속이다. 긴 침묵이 위로요 답이다.
모든 그리움도 잠시 가슴에 깊이 묻어야 하는 시간 앞에 서있다.
가을 머지않아 천고마비의 계절이 열리리라..
하여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그런 계절이다.
모두들 산과 들과 바다 그리고 먼 이역으로 떠나는 발길들이 줄을 이어서는
그런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그 조차도 모두가 내게는 사치에 불과하다.
그립다고 그립다는 말도 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서있다.
오로지 긴 침묵과 묵묵히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자신을 부여잡고 추스리고
나아가야 하는 시간의 이정표 앞에 서있다.
인생의 최대 전환점 갈림길 앞에 서서 오솔길을 따라가느냐 아니면 천길 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비명횡사를 하느냐 하는 절대 절명의 순간 앞에 서있다.
쉬임없이 흐르는 시간은 유종의 미를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 순간 조용히 그리운 이름들을 가슴으로 새겨본다.
모든 참된 인연은 서로 사이에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 진정성이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어떤 인연이란 관계설정도 무의미 하다.
진정성이란 영혼과 영혼의 교감이 없이는 절대로 참된 관계 설정이 성립
될 수가 없는 표피적인 일에 불과하다. 물질로서 그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건강에 백해무익한 술 몇 잔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더 더욱이 아니란 생각이다. 국순당 막걸리 맛이 기가 막혔지만....
적어도 모찰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주하는 앨후렛 브렌델 같은 그 무엇인가
영혼 깊은 곳에 각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하고 아끼고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너무나도 짧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9월의 첫날에 모두의 평안과 건강 그리고 행복을 기원하고자 한다.
사랑하는 영혼들이여 모두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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