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불청객 감기란 녀석도 매년 그 유형이 다르다.
전과는 달리 올해는 문득 어느 날 목이 간지럽고 건조하여 침을 삼키게 되고
헛기침을 하게 되어 음 아마도 앨러지가 또 시작인가 보다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부터 시작이었다.
갑자기 목소리가 잠기고 목이 아파서 침을 삼킬 수가 없게 되었다.
그 다음날 사흘째 되는 날부터는 미열이 나고 골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본격적으로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밤새도록 끙끙 앓고 죽도록 아파
침대에서 일어날 기운 조차도 없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죽어도 항생제를 복용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일어나 대추와 생강을 주전자에 넣고 팔팔 끓여서 마시기
시작하고 이미 달아난 입맛은 소태같이 써서 도무지 맛을 알 수도 없었지만 이런
때는 왜 그렇게 먹지도 못하는 매운 음식이 먹고 싶은지 모르겠다.
빈속에 약을 복용할 수 없으니 맵지 않은 우리 미국 라면에 깍두기 국물을 넣고
팔팔 끓여서 억지로라도 먹고 약을 복용하고 비타민 C부터 감기를 위한 것은
다 복용하고 계속 뜨거운 물을 마시고 그 좋아하는 커피 단 한잔 아직 까지도
마시지 않고 있다. 그래 보아야 커피의 정량이 하루에 딱 한잔이지만 말이다.
주변을 돌아보니 모두들 감기에 몸살을 앓고 있었고 현재도 앓고들 있다.
한국이나 우리 미국이나 다 같이 올해는 감기의 유형이 목 감기란 사실이다.
모두들 목 감기로 음성이 다 가라 앉아서 완전히 바리톤이 되어 버렸다.
콩나물 국에 고추가루 풀고 밥 한술 먹고 땀 흘리고 약 복용하고 따듯한 물로
샤워하고 따듯하게 이불 덥고 자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이다, 우리 벗님도
목 감기로 지금 고생하시고 계시고 한국으로 안부전화를 드리니 우리 어른도
목 감기로 음성이 완전히 가라 앉으시고 모두들 환절기에 너무나도 고생을
하고 있다. 건강이 최고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평소 적당한 운동을 하고 균형 있는 식단을 갖추어 식사를 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사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계산기처럼 그것이 된다면야 얼마나 좋으련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피할 수 없이 걸리는 감기에는 별 재주가 없다. 아플 만큼 아파야 낳고
또한 열심히 잘 먹어야 하고 투병을 하여야 하는 수밖에는 없다. 사람이
아프면 만사가 다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다. 위로 한답시고 툭 던지는
말 한 마디가 안 한 것만도 못한 경우 또한 얼마든지 있다. 아플 때 국
한 그릇이라도 앞에 놓아주는 것이 위로라면 따듯한 말 한 마디가 보약이다.
누구나 막론하고 아플 때만큼 괴롭고 힘들고 슬프고 외로운 때는 없다.
처음으로 오늘 외출을 하니 다들 난리가 났다.
다들 얼굴이 왜 그렇게 반쪽이 되었느냐고 한 마디씩 다 한다.
그동안 죽도록 아파서 그렇다고 하니 여기 저기서 나도 감기로 아프단다.
올해는 감기도 유행이 목 감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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