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영전에 바치면서.......
잠이 깨어 일어나 메일을 여니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생각지도 못한 비보가 친구 G 로 부터
전해져왔다. 그런데 이게 왼일 메일을 읽고 나서 어떻게 된 사연인지 날아가 버렸다.
평소 친구 G 와 함께 그림을 그리던 시절에 늘 우리는 함께 아뜰리에서 클래식과 흘러간
올디를 감상하면서 이젤 위에 놓여진 캔버스를 채워가곤 하였었다. 그때 마다 우리가
늘 애칭으로 미소년으로 불러드리던 사진작가로 우리 지방에서는 명망이 높으신 선생님의
비보를 접하고 말았다.
꼭 듣던 곡을 CD에 담아 친구 G 를 통하여서 전해드리면 그렇게 붓꽃의 선곡을
유달리 좋아 하셨던 선생님을 생전에 뵙지 못하고 유달리 할말을 잃도록
잔인하고 가혹한 이 가을날 아침에 접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일찍이 사랑하는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어 버리시고 참으로 외롭고 힘드시게 진정한
작가정신으로 한 가난한 예술가의 삶을 사셨던 아름다운 당신 이셨다.
그런 선생님께서 예기치 못하시게 불의로 생을 비오는 날 그저께 마감하셨단 비보....
어제는 B 아버님의 작고하신 슬픈 소식을 접하였고 그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
이 아침은 그토록 순수하시고 영혼이 아름다우셨던 우리들의 영원한 미소년
그리웠던 선생님의 비보를 접하였다.
이 허망함이여................
너무나도 잔인하고 가혹한 이 가을과 계절이여....
이렇게 무참하게 가슴을 무너트리고 산산조각을 내야 하다니.......
아..........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이 영혼을 붙잡아 주소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이 가슴을 파고든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무너진 가슴 앞에서도 웃어야만 하고
슬픈 표정 조차도 지을 수 없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 깊은 침묵과
다시 고독하고 외로운 길과 사투를 벌려야 하는 이 가을날이여...........
사는 것이 무었인지 지척에 계신데도 그동안 뵙지를 못하고
이렇게 허망하게 이 잔인하고 가혹한 가을날 비오는 날에 보내드려야 하였다니..
친구 G에게 안부전화까지 하시고는.............
아.... 진정 사무치게 그리웠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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