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갑 - 광안리 해변 원경, 1980
현재 부산시립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작품
새벽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에 일어나 전화를 받으니 체온이 섭씨 38.6도라
급히 전화로 담당의사한테 연락하였다고 연락이 왔다. 그 시간 꼬박 밤을
새운 시간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옷을 주섬주섬 껴입고 그대로 자동차
시동을 걸고 달려 갔다. 온몸이 그야말로 불덩이 같았다. 사람도 몰라보고
허공을 젓는 손짓 잡히는 대로 잡고는 있는 힘을 다하여 꼬잡기를 한다.
꼬잡기에 살이 글켜 피가 보인다.
이부자리고 옷이고 다 제쳐 버리고 겨우 억지로 막 시작하는 항생제와 일단
해열제를 복용시키고 찬물수건을 만들어 전신을 냉각시키고 법석을 피우는
동안 이미 아침 식사들이 배달되고 커피 브레익에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잠을 한숨도 자지 않은 밤 그리고 허기진 배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다.
순간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싶은 생각이 스치면서 눈물이 가슴 골
깊은 곳에서 솟구침을 꾸욱 꾸욱 억누르고 어느 정도 열이 내렸다 싶어
시간을 보니 어느덧 아침 11시반 다시 해열제를 투약하고 돌아와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눈을 감을 수밖에는 없었다.
얼마나 피곤하던지 눈을 뜨니 오후3시 다시 얼람을 조정하고 눈을 감고
모자라는 잠을 자고 일어나니 저녁 5시 이제 다시 달려가야 할 시간이었다.
펄펄 끓는 몸으로 과연 무엇이라도 먹는 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여하튼 평소의 반만 준비하여 달려가니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되어 있었다.
마침 K 선생님이 오셔서 보시고는 발길을 돌리시는 동안 호전된 상태는
준비된 평소의 반밖에 되지 않는 양이라도 섭취가 가능하였다. 해열제와
기타 약을 투약하고 돌아서 오니 먼지바람 강풍이 몰아쳐 오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순간 앞이 막막하고 그저 모든 것이 아득하여 사는 것이 무엇인가 싶었다.
순간 불이 모두 나가 암흑이 되어 버렸다. 몇 초 후 다시 들어오더니 다시
정전이 되었다. 몇 분 후 정전이 되어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를 않는다.
별도리가 없어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의 일상을 뒤로하고 두러 누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전기가 들어오는 소리가 난다. 그대로 자고 말았다.
강풍이 몰아쳐 유리창이 흔들린다. 얼마를 지났을 까 눈을 떠보니 자정이
이미 넘은 시간이었다,
커피를 내리고 다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어둠이 내리고 겨우 한 두 대 정도
자동차만 오고 가는 텅빈 거리를 달려가니 이미 1시가 넘었다. 잠시 직원들을
만나고 처리할 일을 처리하고 투약을 다시 하고 발길을 돌리니 새벽 2시반
여전히 강풍이 몰아쳐 온다. 그리고 이렇게 앉아 있다. 모찰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잠시 아주 작은 발륨으로 켜놓고 그 사이 강풍은 가라앉아
세상이 고요하다.
밤을 새우는 사람들 커피와 도너츠를 들고 가라고 난리들 이다.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이 인정으로 더 넘치는 것이 세상의 진실이다.
있는 자들이란 갖고도 더 갖을 욕심으로 가득하고 기어코 누군가를
이용하고 짓밟고 디디고 올라서야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자세와
교만으로 가득한 경우가 절대 다반사인것이 세상의 부정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아침 일찍 다시 일어나 달려와 투약을 곁에서 함께
도와주어야 하니 좀 그래도 눈을 부쳐야 하니 이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차량 행렬이란 텅빈 거리에 겨우 한
두 대뿐 고요와 정적 뿐이었다.
잠시 한국어 디지털 신문을 들춰보니 국회의원 공천을 못 받았다고 민주 무슨
당인지 하는 당원이 음독자살을 기도해 의식불명이란다. 참 기가 차지도
않았다. 별 별 인간들이 다 있다 싶고 별놈들이 다 있다 싶은 세상사란
생각이다. 염병할 놈들 생과 사의 경계선에 허구 헌날 서서 살아간다면
인생을 이해할까 싶은 저주스런 인간의 더럽고 더러운 욕심과 욕망과
파렴치한 처사가 아닐 수가 없다 싶었다.
자살기도를 할 만큼 그렇게 국회의원 자리가 중요한 인생의 절대 절명의
사건일까 싶었다. 지 에미나 지 애비와 처자식과 불쌍한 궁민들을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사랑하고 올바른 정치를 하였다면 왜 자살기도를 할 정도의
극한 상황에 처해야 할까 싶다. 어찌 그런 인간들이 국민의 세금을
먹고 국록을 먹을 생각을 할까 싶었다. 이 더러운 놈아 아직도 너 같은
인간들은 인생이 무엇이고 참된 삶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파렴치함 뿐이다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눈 딱 감고 숨 끊어지면 그만인 인간의 삶 그 허무를 저런 놈들이
이해할까 싶었다. 검시소 그 차가운 스테인레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시신을 보면 정신을 차릴까 싶은 더러운 인간이란 탈을 쓴 욕망의 악
그 끝이 안 보이는 일이다. 정치가 도대체 뭐길래 제 욕심대로 안 된다고
자살기도를 한단 말인가 싶다. 이놈아 니 에미 애비한테 죽을 힘으로
효도해라 하고 욕을 퍼부어 주고 싶은 놈들로 가득한 더러운 세상이다.
새벽 4시가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먼지바람 강풍은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인다. 공해는 강풍에 다 날아갔으리란 생각이며 내일 낮에는 다시
햇살 가득하리란 생각이다. 어깨도 아프고 골도 지끈거리고 산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결코 녹녹치 않은 냉정한 현실이다.
칭구야 칭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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