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인연(因緣)

붓꽃 에스프리 2012. 5. 31. 16:06


오늘은 아침부터 좀 우울한 날 이었다.

온종일 내 영혼을 어지럽히는 날

집중을 할 수가 없는 날 이었다.


우울을 안겨주는 소식이 있었다.

문득 가슴 한 가운데가 휑하니 뻥뚤린 느낌으로 채워져

순간 절해 고도에 다다르고 말았다.


매꼬자 밀짚 모자를 쓰고 일꾼들과 새참을 먹고 있는

칭구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드려다 보고 있었다.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옆 모습

뒷 모습만 보아도 이제는 칭구인지 알 수가 있다.

아니 눈이라고 달렸다고 제 칭구는 알아 보네 하고

자신에게 속으로 독백을 하며 그런 사실에 빙그레 속으로 웃었다.


조용히 모든 것을 끄고 고요와 침묵속에 침잠했다.

영혼의 스승 법정 스님의 향기를 찾아 나섰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 담긴 <봄 여름 가을 겨울>이란 저서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뜻밖에도 알게 되었다. 스님의 저서를 거의 다 읽은 사람이 이 한권의

저서 이름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이 책을 읽고 싶었다.

그런데 있어야 읽지 곁에 없으니 엄마 찾아 삼만리처럼 이제 이 한 권의

저서를 지구 끝이라도 찾아 나설 것이다. 내일은 한국어 서점 매니저에게

한국으로 수소문 하여서 헌책이라도 좋으니 구해 달라고 부탁을 할 예정이다.


이 한권을 손에 쥐는 날 나는 자판기로 한자 한자 두드릴 것이다.

그리고 전권의 내용을 내님들에게 전할 것이다. 온전히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내 인연들과 함께 고뇌하고 함께 사색하며

남은 인생 알토랑으로 소박하나 질서정연하고 더 작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길을 묵묵히 함께 걸어 갈 것이다.


영혼의 스승 법정 스님을 찾아 가는 길목에서 만난 시 하나

저 마지막 연이 깊이 있게 가슴에 다가온다. 이 우주 지구촌

수십억 가운데서 누군가 옷깃 한번 스치기가 그리 쉬운가?

기가막힌 구절이요 말이 아닐 수가 없다.

맞다.


인연

바로 그거다 인연 말이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진실로

아끼고 사랑하며 이해하며 감싸줄 수 있는 따듯한 가슴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 까지 독백을 하며 내려오니 마음에 평안으로 가득하다.


법정 스님!

내영혼의 영원한 스승 그 님이 이밤은 사무치게 그립다.

칭구, 우리 선생님 그리고......나의 벗님들.................



인생의 지기요 영혼의 칭구가 올봄에 가꾸어 놓은 귀한 장미



인연 因緣 - 이수향


한겨울
대학로를 지나다가
새똥이 왼쪽 어깨 위에 떨어지기
어디 그리 쉬운가


늦여름
저녁 산책 가다가
송충이가 왼쪽 가슴 위에 떨어지기
어디 그리 쉬운가


지구 나라에서
옷깃 한번 스치기
어디 그리 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