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한 권의 시집을 손에 들고서

붓꽃 에스프리 2012. 6. 9. 16:33

 

 

 

커피를 내려서 마실 때 크림이나 설탕 대신 나는 늘 학창시절 영국에 살 때 버릇으로

마시는 우유를 부어 마신다. 반 갤런(1.89리터)짜리 두 카튼이 한국 식료품 슈퍼에서

랙토스 뺀 것은 4불 65전 정도가 되는 것이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다른 일반 식료품

슈퍼에서는 3불 89전이고 소금 737g 26 아운스 짜리가 1불 12전에 파는 것을 68전에

시갖고 돌아 오는 길에 매달 들리는 한국어 서점을 들렸다.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인이 경영하는 슈퍼는 한국 식료품을 빼고는 다른 품목은

훨씬 비싸다. 우유 두 카튼 소금 두개에 2불이 넘는 차이가 난다.

 

책방을 들어서니 매니저 부부가 같이 근무하고 있었다.

바쁘게 주문 받은 것을 정리하고 있었다.

 

문득 매니저가 하는 말이 류시화 시인이 이번에 15년의 침묵을 깨고 새로운 시집을

출간하였다고 하면서 한번 보란다. 손에 쥐어 주기에 잡고 보니 순간 어서 많이 본

느낌이 표지에서 확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흠...........

 

법정 스님의 책 표지들의 냄새가 확 나는 것이었다.

평소 법정 스님 생존시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함께 법정 스님의 책도 엮어

내고 하였으니 그 영향이 무척이나 깊다는 생각이 순간 느껴졌다.

어서 많이 본 그 느낌...........

 

류시화 시인의 신간 시집의 제목은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이었다.

잠시 책을 펼쳐 목차를 보고 내용을 읽어보니 문학지에 올라 오는 그런 유형의

새로운 사조의 난해하다 못해 난공불락의 난이도를 갖고 있는 그런 시가 아니어서

우선은 느낌이 괜찮았다. 또 한편 허만하 시인의 시집에서 느끼는 그런 뭔가

삶의 철학과 향기가 풍겨나와서 읽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손에 들고 지불하고 나서면서 매니저에게 이 한권으로 오늘은 행복할 수 있다 라고

하니 그런 소리를 들으니 나도 괜시리 즐겁고 헹복해진다고 말을 한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길을 돌아 왔다.

 

얼른 얼른 자판기를 두드려 같이 읽고 싶어졌다.

첫 편을 <그는 좋은 사람이다>로 올렸다.

내용을 가만히 음미해보니 아무래도 시인은 영혼의 스승이신 법정 스님을

시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그 사이 나는 말러 교향곡 5번 로린 마젤의 지휘로 듣고 있었다.

 

오늘은 2개월동안 냉장고에서 고히 고히 숙성된 아삭거리는 김치를 반포기

담아다가 60대 중반에 계신 이북 황해도에서 출생하신 분에게 작은 배려로 

갖다 드렸다. 붓꽃표 김치 짜지 않고 맵지 않으며 싱거운듯 하면서도

색깔 고운 늘 아삭거리는 김치를 받아 들면서 음 냄새가 너무 좋다 하신다.

 

주변만 정리가 되면 그 보다 더 맛나는 뭔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정리되지 않은 일상과 주변으로 아직도 마음의 여백은 빠듯하다.

겨우 블로그는 칭구의 권유에 의해 움직이면서 지탱하고 있는 실정이다.

칭구가 아니었으면 아직도 안 열어 놓았을 것이다.

 

들려오는 소식은 어느 하나 반가운 소식은 없고 모두 슬픈 사연들 뿐이다.

살만하여 은퇴하니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인사불성으로 죽음을

앞에 놓고 있다는 절망어린 소식과 한 인연은 문득 영원으로 애달프게

떠나고 사는 모습들이 가만히 드려다 보면 다 그렇고 그렇다.

 

건강 이 보다 더 소중한 것이 우리에게 또 있으랴?

 

배경 음악은 차이콥스키의 <소중했던 시절의 추억>

<Souvenir D'un Lieu Cher, Op.42> 전곡으로 3악장 짜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