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부서져 내리듯이 아파온다.
골이 깨지고 몸살이 나는 것인지 조짐이 별로 좋지 않다.
목도 너무 아파오고 하여 일찍 자리에 눕고 말았다.
멀고도 먼 일본 북부 작은 도시 아오모리에서 그리운 전화가 걸려와
장시간 같이 그리움의 회포를 내려놓고 마실이나 간것처럼 온것처럼
그렇게 담소를 하였다.
그리고 다음 2개월을 위한 준비차 총각무우 20개를 다듬어 절이고
배추 5포기를 절이고 너무나도 아파서 눕고 말았다. 눕자 마자
아 이대로 영원으로 고요히 떠날 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온몸이 아파왔다. 어린시절 철모르던 시절이 그리웠다.
아퍼 죽겠으면서도 일을 벌려 놓았으니 어쩔 도리없이 밤새도록 절여진 것을 아침내내
손질을 하여 속백이 김치 큰병 3 병, 총각김치 중간병 2병 나머지 막김치로 담아 놓았다.
온몸에서 김치냄새가 나서 샤워를 하고 이제 좀 쉬었다가 길을 나서야 하겠다.
한주를 시작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막김치가 익으면 할머니 친구도 좀 드리고
착한 아저씨 젊은 날 바람둥이 그런 바람둥이가 없었던 분좀 드리고 나머지는 두고 두고
아마도 4주 내지는 8주 정도 냉장고에서 고대로 숙성을 시켜야 나만의 아삭 아삭하고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않은 담백하고 시원한 김치가 되리라..........
짠음식 성인병 가운데 고혈압의 주범이요.
단음식 성인병 체중이 늘고 때론 당료로 고생하고
지니치게 자극적인 매운 음식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모두가 건강의 적신호의 친구들 이다.
하여 기름지고, 짜고, 맵고 단음식은 사절이다.
한집은 총각김치 두단에 1불인데
다른 집은 총각김치 다섯단에 1불이다.
하여 다섯단을 사는 것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절약정신을 위하여 당연지사다.
열단을 2불에 샀다. 그것이 두병이 나온 것이다.
이제 모두 내곁을 떠나간 사랑하는 혈육들 그리워도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영원으로 떠나간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슴골을 스쳐갔다.
오늘 전화를 하지 않고 다음주로 미루면 얼마나 또 걱정을 하실 일인지
알기에 수화기를 들었다. 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왜 이렇게도
우리는 서로가 깊은 그리움을 영혼 깊이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하는지
내어른도 나도 못다한 그리움에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단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로 끝을 맺고 수화기를
내려놓고 말았다. 그대로 아파서 자리에 눕고 말았다. 골이 깨지고
온몸 삭신이 아파온다. 약손이 그립다. 먼동이 터온다. 이제 다시
자리에 누워야 겠다. 그리고 일어나면 다시 한 주를 이를 악물고
아파도 시작하여야 하는 날 아 바람처럼 고통없이 이대로 영원으로
떠나갈 수만 있다면 싶은 순간 앞에서 그리운 이름들을 되뇌어본다.
일생동안 나에게 사랑을 부어주시고 인생의 지혜와 이지와 지성을
가르쳐주신 이방인 이신 우리 아버지 파파,
내 어린시절 나를 가르치셨던 담임 선생님이시자 지금은 나의 아버지가
되신 서울에 계신 아버지 그리고 내 형아가 그립다. 내 모든 인생의
희로애락을 내려 놓을 수 있고 언덕바지처럼 기대일 수 있는 사랑이요
인생의 존재적 의미를 부여해주는 모든 그리운 이들 우리 파파와
아버지 그리고 형아가 무척이나 그립다.
그리고 영국에 계신 내 어른이 가슴시리도록 그리운 날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인연들이....
영국에 계신 내 어른의 말씀처럼 사랑하고 절실한 그리움으로 아끼는
사람은 언제나 멀리 멀리 두고 보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의 이치가
때론 애석할뿐이다. 너무나도 온몸이 아파와 사는 것이 무엇인가 싶다.
그리움이 차오르는 것을 보니 이제 나도 늙어가는 것일까...
내 모든 사랑하는 영혼들이 행복하였으면 좋겠다.
몸이 너무 아파와 쉬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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