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코 앞에 와 있다.
서늘하다 싶은 요 몇일 그런데 난데 없이 갑자기 도루 주식 시장이 상한가를 치듯이
날씨가 주말과 주초에 한 여름을 방불케 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왔는지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한마디씩을 하니 기가 차지도 않았다. 음 아직도 여름이 가기 싫은 가
보구나 싶었다. 하기야 10월 중순이나 되어야 가을이 시작될까 싶은 우리 지방의
지중해성 기후다.
퇴근길 문득 가신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복박쳐 목줄기를
타고 올라오다 못해 솟구치는 뜨거운 눈물을 간신히 억제하고 흐느끼고 말았다.
이 지상 어느 곳에서 그리운 맘을 만날 수 있겠는가. 아직도 어딘가 에서 기다리고
계실 것 같은 내 모든 존재의 의미였었고 절대 사랑이셨던 어머님을 가슴에 묻고
집에 도착하였다. 하루의 일과에 피곤해 샤워를 하고 그대로 침대에 눕고 말았다.
눈을 뜨니 새벽 6시 먼동이 터오고 있었다.
문득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제 어머님은 천상에 계시고 내 곁에 계시지 않아 저녁
5시가 되어도 이제는 갈 곳이 없다. 그 시간에 이제는 다른 것을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체통을 열어보니 이번주 주간 타임지가 도착하였다. 문화면에 팝 차트에
싸이 기사가 실렸다. 참 대단한 싸이 열풍이다 싶다. 타임지에 등장할 정도의
센세이션인 싸이라니 더 말을 할 나위가 없다. 국위선양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그런 그가 자랑스럽다.
모국에는 추석이 다가오나 보다.
그런 명절을 우리 서양에서야 느낄수도 없는 일이지만 온라인을 보니 추석이란 어휘가
연일 봇물을 이룬다. 긴 긴 서양생활에서 모국의 명절은 언제나 먼 기억속에 서성이는
괴거형일뿐이다. 핼로윈이 지나가고 추수감사절이나 다가와야 우리네 명절이구나 싶다.
봇물처럼 쏫아지는 각종 세일에 연말을 알리는 각종 행사와 더불어 연말이 되는 것이다.
어머님이 가시고 나니 가슴 한 가운데가 그저 뻥 뚤린 느낌이다.
어머님이 베고 주무시던 베개를 깨끗이 세탁하여 베고 그리운 어머님을 생각하니
어느 하나 그리움이 아닌 것이 없었다. 이 모든 그리움을 어찌 필설로 다 할 수 있을까
싶은 심정이다. 가신 어머님의 사진을 한번 바라보는 것으로 그리움을 달래본다.
세상 사람들 모두 다 어느 시점에서는 아버지 어머니를 보내드려야 함이 인생의 필연이다.
그럼에도 그리움이란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그런 대상이 아님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각하고 또 반복하여 자각하는 하나의 사실이요 진실이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만큼 그리움을 잘 표현하여주는 곡이 있을 까 싶다.
이 아침 잠시 손에 들은 책은 인도 캘커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의 저서 <Loving Jesus>
한국어 번역판 <아름다운 영혼 행복한 미소>다. 마음이 더없이 차분해진다.
온전히 자신을 인류에게 바치고 떠난 이 시대 인류의 등불이었던 성인 마더 테레사
얼마나 갈망하였었던 그녀의 삶의 발자취요 사랑의 선교회 였던가. 온몸과 영혼을 바쳐
버려진 영혼들을 돌보고 사랑하는 사람들 고귀한 인류의 빛과 소금 같은 사람들의
지고한 위대한 정신이 이 새벽녘 어머님을 잃은 비통함과 슬픔에서 내 영혼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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