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늦더위

붓꽃 에스프리 2012. 10. 2. 20:46

 

늦더위가 지독하다.

한 여름을 방불케 한다.

 

일기예보는 이번주 내내 그럴 것이라고 한다.

내일이 아마도 가장 더운 날이 되는 가 보다.

섭씨로 거의 38도 정도에 이르는 우리 지방 그리고 섭씨 40도가 넘는 내륙지방도 있다.

 

이 더위가 가면 이제 가을이 될 것이다.

서늘한 가을 날씨가 그립다.

 

너무 더워 실내에서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바깥은 시원하지만 워낙 날씨가 덥다 보니 바깥 공기도 덥다.

 

조용히 온종일 책과 씨름을 하면서 헨델의 <메시아>만 끌어 안고 살았다.

더우니 부엌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도 귀찮아 피자와 커피와 냉수 한병으로 살았다

밤늦게 너무 더워 바람도 쏘일겸 산책을 하고 국순당 막걸리 한병을 사들고 돌아와

그리움에 음성을 듣고 싶어하시는 분에게 국제전화로 안부를 전하고 마셨다.

 

그리고 만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많은 세상 사람들이 젊은 날 한번쯤은

미치도록 좋아하는 곡이다. 아 그런데 블라디미르 애쉬키나지가 연주한 곡의 3악장이

우리 미국에서는 저작권 문제로 이용이 불가능하단다. 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여 마음에도 없는 연주자가 연주한 전곡을 대신 뒷자락에 달았다.

 

오늘은 지성미 철철 넘치는 마음씨 따듯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브렌델과 마음이 넉넉한

작은 거인 이지적인 애쉬키나지의 연주가 듣고 싶은 날이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글을

만나고 싶다. 잠시라도 세상사 다 잊고 싶다. 누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내 인생과는 무관한 일이라면 잊고 싶다. 쓰잘데 없는 일에 귀하고 귀한 인생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남은 날들이 지나오고 살아온 날 보다는 짧게 남은 차가운 현실 앞에서 자신을 직시하고

싶다. 귀한 영혼의 양식이 되는 양서를 읽고 사색하고 자아성찰을 하며 살아가기에도

시간은 짧다. 무엇 때문에 영혼의 순화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잡다한 것들을

내 영혼안으로 끌어드려야 하나 싶다. 그럴 필요가 없다. 때론 냉철하고 차가운 이성의

시퍼런 날이 필요하다.

 

의미없는 만남이나 조우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 또한 없다.

10대도 아니고 꿈만은 청춘도 지나간지 저만치 이제는 모든 것을 하나 하나 간결하게

정리하고 남은 날들을 살아가야 마땅하다. 부질없는 인연이라면 결국은 참된 인연이

될 수 없다. 기억에서 잊어야 한다면 연연치 말고 단호히 잊어야 마땅하다. 오늘이

있다면 내일 또한 살아 존재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내일이란 절망도 될 수 있지만

먼저 희망을 생각하는 삶이어야 마땅하다. 긍정이 부정 보다 인생에 유익하다.

 

참된 인간의 인연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덕이 되어먀 마땅하며 위로와 사랑이 되어야

또한 그 존재의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 서로는 서로를 한결 같은 마음과 처신과

배려와 생각으로 관심을 갖고 진심어리게 정신적으로 소통이 가능할 때만이 참된

관계와 인연의 설정이 가능하다.

 

마음을 비우면 모든 것이 평안하다.

욕심도 욕망도 다 부질없기 때문이다.

한줌의 재와 흙이 되어 대자연과 우주 그 영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진실이다.

서툴지만 미치도록 사랑하라는 한 시인의 사색이 담긴 글귀가 생각난다.

그렇다 서툴지만 미치도록 사랑할 가치가 있는 것이 의미 있고 참된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