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운명 교향곡과 함께 하는 새벽녘

붓꽃 에스프리 2012. 11. 4. 22:32

 

사랑하는 칭구여,

 

그대 칭구의 일요일밤 11시 14분 이라오.
오늘 우리는 썸머 타임이 해제되어 뒤로 한 시간이 돌아갔다오.
쉽게 말을 해서 1시간을 더 자게 되었고 그대와 16시간 시간차가

17시간으로 변경이 되었단 사실이오.

스웨덴 출신 지휘자 허버트 블롬스테드가 지휘한 독일 드레스덴

교향악단의 연주로 된 엉토 당토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교향곡을

시간과 전혀 어울리지도 않게 새벽 6시반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시간에 퇴근후 밤을 새워 공부좀 하고서 듣고 있다오.

도무지 할말이 없구려 그리고 생각이 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있고 싶다오.

그런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영성과 인생의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칭구

그대를 생각하며 이쯤에서 모든 생각을 멈추려오. 살아가노라면 때론

극한에서도 감정 절제가 필요하단 생각이오.

 

어제는 멀리 잠시 학창시절을 보냈었던 영국에 계신 내 어른께서

소식을 간만에 주셨건만 동병상련이어서 도저히 자판기를 두들 릴 수 없어

그대로 침대에 침몰하고 말았다오. 출근전 마음을 가다듬고서야 오랜만에

소식을 궁금해 하실 어른을 생각하고 보내드릴 수 있었다오.

 

가을도 깊어가는 만큼 우리의 생각과 영성의 세계도 깊어지기를 바라오.

그저 우리가 늘 생각하는 삶 소박하고 간결하고 단아함이 있는 가난한

영혼의 삶이 우리가 갈길로 생각하오.

 

러시아 출신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맥심 벤게로프가

피아니스트 이자 지휘자인 대니얼 바렌보임의 지휘와 더불어 연주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내려 놓다 보니 그대가 아는 주변에

그 한 사람이 생각난다오. 뭔말인지 알거요...............

 

이 고운 선율을 그대 영혼 앞에 바치오.

가을이 익어가는 그대의 진경산원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같은

순수와 열정으로 러시아적인 예술감각에 북구의 고독과 아련한 인간적인

요소가 함께 하는 선율 위에 그대의 지고하고 순수한 영혼을 실어보기를 바라오.

 

세상사와 인간사를 생각하며 사람이란 누군가의 영혼의 세계의 문을 열고

들어 올 때와 나갈 때 뒷모습이 같은 사람이 아름답고 참된 사람으로 생각하오.

즉 한결 같은 모습 말이오. 신의를 헌신짝 처럼 자기편리대로 버리는 언행과

처신을 하는 사람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단 말이오.

 

참됨은 한결 같은 모습이어야 하오.

참됨이란 돈이 드는 일도 아닌 인간조건의 하나로 정의로운 생각과

시각을 바탕으로 하는 올바른 삶의 가치관이 아닐까 하오.

 

이지와 지성이 인생과 우리의 삶과 세상에 없다면 무슨 존재의 의미가

있을까 싶소. 평안한 밤이 되기를 바라오. 사랑하오.